슈퍼주니어, 10년 만의 완전체
오랜만에 슈퍼주니어가 완전체로 돌아왔습니다. 멤버 수가 많은 보이 그룹이다 보니, 다들 국방의 의무를 다하느라 늘 한두 명씩 빠진 채 컴백하곤 했는데요, 10년의 ‘군백기’가 지나고 이제 모두 함께 무대에 오릅니다.
어느덧 데뷔한 지 15년 차가 된 중견 아이돌 슈퍼주니어. 2세대 아이돌 중 여전히 해외 팬덤의 규모가 큰 편입니다. 특히 중화권과 동남아 지역에서는 최고의 스타죠. 슈퍼주니어 투어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면, 중국에서는 도로 통제령을 내리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또 중화권에서 신인상과 대상을 함께 받기도 했죠.
슈퍼주니어는 혈기 왕성한 남자 멤버들만 있는 만큼 종종 다투기도 했다는데요. 그럴 때마다 그 자리에서 바로 풀며 사이가 더 돈독해졌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멤버들이 모두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서로를 향한 믿음과 의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죠.
물론 이들에게도 위기는 있었습니다. 강인의 입대를 시작으로 멤버들의 입대가 이어졌고, 그룹에서 탈퇴한 한경, 기범 등의 자리에는 공백이 생겼습니다. 결혼을 전후해 논란으로 사실상 성민도 활동을 멈추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지지하는 멤버 구성이 달라졌습니다. 이후 강인조차 자진 탈퇴하면서 슈퍼주니어는 지금의 멤버 아홉 명으로 굳어졌죠.
슈퍼주니어는 일반 아이돌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친근함. 다른 아이돌에게는 느낄 수 없는 친근한 옆집 오빠, 옆집 형 같은 이미지가 있죠.
무대 위에서는 프로답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친근한 ‘비글미’를 선보이면서 그들만의 자리를 확고히 했습니다. 슈퍼주니어 매니저들이 “이런 신화 같은 놈들!”이라며 화를 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이들보다 앞서 ‘비글미’를 선보인 게 신화이므로).
다사다난한 15년을 보낸 슈퍼주니어는 이제 여유로워 보입니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멤버들을 견제하지 않고, 그저 슈퍼주니어라는 이름으로 다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들이 만드는 무대 위에서만큼은 매 순간이 클라이맥스입니다.
최근 정규 9집 앨범 <Time_Slip>으로 돌아온 슈퍼주니어. 지난 13일 단독 콘서트 ‘슈퍼주니어 월드 투어-슈퍼쇼 8: 인피니트 타임’을 열고 전석을 매진시켰습니다. 공연장은 응원봉을 흔들며 “슈퍼주니어!”를 외치는 팬 ‘엘프’의 모습으로 장관을 이뤘죠.
어쩌면 슈퍼주니어는 팬들에게 아이돌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긴 시간 동안 ‘슈퍼주니어’라는 이름을 지키며 서 있는 것이야말로, 아이돌이 할 수 있는 가장 실현 가능한 판타지일 테니까요. 더 오랫동안 “우리는 슈퍼주니어!예요!”라는 인사를 들을 수 있길 바랍니다.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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