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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ING IT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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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밤, 리사의 밤, 에디 슬리먼의 밤. 파리에서는 모든 것이 이뤄진다!

에디 슬리먼의 거대한 셀린 하우스로 들어가기 직전 리사가 선택한 흰 터틀넥과 블랙 스커트.

에디 슬리먼의 거대한 셀린 하우스로 들어가기 직전 리사가 선택한 흰 터틀넥.

파리의 화려한 밤과 어울리는 호피 무늬 드레스와 싸이하이 부츠.

파리의 화려한 밤과 어울리는 호피 무늬 드레스와 싸이하이 부츠.

파리의 화려한 밤과 어울리는 호피 무늬 드레스와 싸이하이 부츠.

파리의 화려한 밤과 어울리는 호피 무늬 드레스와 싸이하이 부츠.

파리의 화려한 밤과 어울리는 호피 무늬 드레스와 싸이하이 부츠.

에디 슬리먼의 뮤즈, 리사.

루이 14세가 건축한 군 요양 병원이자,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Les Invlides) 주변은 프랑스 전 대통령인 자크 시라크를 추모하는 인파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황금빛 돔 지붕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반대쪽에 마련된 셀린 쇼장 앞은 또 다른 인파로 가득했다. 블랙핑크 “리사!”를 연호하는 소리가 파리 창공을 쩌렁쩌렁 울린 것. 2020 S/S 파리 패션 위크. 그 시각 리사는 에디 슬리먼의 세 번째 여성복 컬렉션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 방에서 의상을 체크하고 있었다. 화려한 호피 무늬의 케이프 형태 롱 드레스와 블랙 부츠 혹은 세련된 화이트 터틀넥 풀오버에 에나멜 소재 랩 스커트를 번갈아 입으며 상반된 이미지에 갈등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내면에 감춰진 섹시함과 화려함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에디의 셀린처럼!” 리사가 크고 예쁜 눈으로 상냥하게 웃으며, 비교적 단정해 보이는 70년대풍 의상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뒤 손으로 머리를 살짝 흐트러뜨리자 영화 <마농>의 여주인공 카트린 드뇌브가 떠올랐다. 도발적이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는 바로 그 파리지엔 말이다. 이윽고 쇼장 앞. 그야말로 블랙핑크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함성으로 가득했다. 그들에게 눈인사를 보내며 깜깜한 쇼장으로 진입했다. 한쪽 벽면을 모두 차지한 거대한 설치 조명을 보자 리사의 큰 눈이 더 커졌다. 은하계를 재현한 듯한 검정 스크린으로 강렬한 반짝임이 쏟아지는 가운데 적당히 헝클어뜨린 머리에 부츠컷 청바지, 무릎 길이의 미디스커트, 보잉 선글라스로 스타일링한 70년대 파리지엔들이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뮤즈에게 선사한 에디의 ‘뉴 셀린’은 어떻게 보였을까. “간결함 속에 숨겨진 절제된 화려함!”

    패션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김희준
    스타일리스트
    지은
    해어
    박세미
    메이크업
    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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