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의 이름을 소개합니다
11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찾아오는 과일이 있습니다. 늦가을 사과나 배가 아니죠. 딸기입니다. 원래 딸기는 초여름에 나오던 과일이지만 요즘은 초여름 노지 재배 딸기가 거의 종적을 감췄고, 11월부터 겨울 동안에 나옵니다.
몇 년 전부터 딸기의 이름을 불러주자는 게 개인적인 주장인데요, 그 덕분인지 요즘은 딸기 파는 풍경이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바로 며칠 전인 11월 25일 자 PK 마켓의 딸기 파는 풍경을 보세요. 뭔가 다르지 않나요? 품종 이름이 모두 적혀 있습니다. 설향, 금실, 장희, 킹스베리가 나와 있군요. PK 마켓 같은 프리미엄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식품 매장뿐 아니라 일반적인 과일 전문 상점에 가도 요즘은 품종 이름을 적어 파는 추세입니다. 딸기가 다 같지 않냐고요? 품종마다 맛도 향도 모양도 참 다른걸요.
겨울 동안 붉은 딸기 물결 앞에서 동공 지진 나실 분들을 위해 대표적인 딸기 품종의 특성을 알려드릴게요.
설향
가장 많이 재배하는 딸기 품종입니다. 2005년부터 재배해, 지금은 재배 면적 중 70% 이상이 설향이에요. 맛있어서 많이 키웁니다. 싱그러운 복숭아 향에 수분감이 가득한 맛 좋은 딸기죠. 신맛과 단맛의 조화가 매우 이상적입니다.
죽향
꿀 향을 연상해보세요. 단지 달기만 한 게 아니라 마치 와인처럼 복합적인 향을 갖고 있죠. 죽향이 딱 그런 딸기입니다. 강하지 않은 신맛이 단맛을 잘 받쳐줘 인기가 많은 품종이죠.
금실
샤인머스캣 포도처럼 신선한 단맛을 가진 딸기입니다. 장미 꽃잎 같은 향을 갖고 있고 단맛이 충분한 대신 신맛이 덜해 개성이 있지요. 설향이나 죽향에 비해 다부져 보이는 몽돌 같은 모양도 특징이에요.
장희
딱 봐도 구분되는 길쭉한 모양이 특징입니다. 신맛이 거의 없어서 다른 딸기와 구분되는 맛입니다. 단단한 정도도 다른 딸기에 비해 무른 편이고 수분이 많은 촉촉한 질감이에요.
킹스베리
손바닥 가득 차는 커다란 딸기, 요 몇 년 사이 많이 보셨을 거예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딸기보다 두세 배 이상 큽니다. 맛도 단단한 복숭아같이 새콤달콤해서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고 있죠.
만년설
특이한 딸기로 사진으로 많이 보셨을 거예요. 장희 딸기를 키우던 농가에서 자연 돌연변이로 나온 창백한 딸기를 품종으로 고정시켰다고 해요. 다 익어서 단맛이 꽉 차도 여릿여릿한 베이비 핑크빛입니다. 시선을 강탈하죠. 맛은 장희에서 나왔으니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글
- 이해림(푸드 칼럼니스트)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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