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 키즈의 후회 없는 순간
후회 없이 지금이라는 순간을 만끽하고 싶다면, ‘스트레이 키즈’ 여덟 명의 소년처럼!
아이돌 계보를 굳이 정리한다면 ‘스트레이 키즈’는 4세대다. 1990년대 중반 데뷔한 H.O.T.와 젝스키스를 1세대라 한다면, 2000년대 중반의 2세대에는 동방신기, 2010년 중반의 3세대는 BTS 등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K-팝을 장르와 문화로 만들었으며 그 영역을 국내에서 아시아로, 세계로 확장했다. 다음 세대의 아이돌은 어떤 형태가 될까. 스트레이 키즈를 보면 그림이 그려진다. 이들은 K-팝 시스템 안에서 자생하는 아이돌이다.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은 물론 자신들의 길은 직접 정한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마라 맛의 ‘神메뉴’ 같은 그룹으로 등장했듯, 더 신선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누구도 아닌 자신을 노래하는 반면, 무대는 세계가 목표다. 그들이 첫 번째 정규 앨범 <GO生>에 이어 리패키지 앨범 <IN生>을 발표한다. 팀 내 프로듀싱 그룹 쓰리라차(3RACHA)가 타이틀곡 ‘Back Door’의 작사·작곡을 맡았고, 다른 곡도 스트레이 키즈 스스로 완성했다.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멈췄지만 이 세대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BANG CHAN
“스트레이 키즈는 세계적인 장르가 된 K-팝 시스템 안에서 자생하며 다음 세대 아이돌로 불린다”는 평가에 리더 방찬은 이렇게 답했다. “감사한 말씀이지만 처음부터 저희 페이스대로 갔을 뿐이에요. 미래나 특정 목표를 생각하고 방향을 정하기보다 지금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집중했어요. 미래는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뀌잖아요. 그렇기에 현재의 우리에게 충실하려고 해요.” 스트레이 키즈를 두고 JYP 그룹이 맞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그룹이다. “PD님의 사랑을 받는 그룹입니다(웃음). 물론 우리가 이래도 되는지 약간 두려움도 있죠. 하지만 멤버들끼리 의지하고 도와주기에 어떠한 장애물도 넘을 것 같아요.” 6월 첫 정규 앨범 <GO生>에 이어 리패키지 앨범 <IN生> 발매 일주일 전, 스트레이 키즈를 만났다. “<GO生>보다 더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팬들이 원하던 유닛곡도 싣고 새로운 곡도 추가했죠. 타이틀곡 ‘Back Door’는 스트레이 키즈만의 색이 있으면서 대중적이에요. ‘We Go’는 저와 창빈, 한이 함께하는 프로듀싱 팀 쓰리라차가 만든 곡이에요. 미국에서 작업했는데 한두 시간 만에 훅 나왔죠.” 방찬이 창작자로서 희열을 느낄 때는 즐기면서 만든 곡이 사랑을 받을 때다. <GO生>에 수록된 ‘Gone Days’ , 타이틀곡 ‘神메뉴’ 역시 별다른 수정 없이 즐기면서 짧은 시간에 완성했다. 방찬은 고교 1학년 때 맥북 프로그램을 활용해 처음 노래를 만들었다. 어려워서 접었다가 3학년 때 다시 시작했다. “이젠 평생 해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죠. 즐길 수 있는 일을 선택해라.” 방찬은 지금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중이다. 지금처럼 멤버들이 원하는 바에 맞춰 곡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창작자로서 자신만의 것을 찾고자 한다. 그를 위해 할 일은 꾸준한 연습이다. 음악 방송 대기 시간에도 맥북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시간의 빈틈마다 작업하려고 해요. 그래야 어제보다 달라져 있을 테니까요.”
LEE KNOW
리노에게 고양이 안부부터 물었다. 그는 동물 병원에서 죽어가던 고양이 순이, 지인에게 입양한 둥이, 유기묘 센터에서 데려온 도리, 이렇게 세 마리를 키운다. 아픈 사연의 다른 고양이도 가족으로 들이고 싶지만, 바쁠 때는 부모님이 돌봐주셔서 참고 있다. 리노는 아프리카 가나에 또 다른 가족이 있다. 중학생 때부터 유니세프 정기 후원을 하는 아나스다. 아기였던 아나스가 이제 입학하고 리노에게 감사 편지도 쓴다. “가끔 부모의 마음이 돼요(웃음). 저로 인해 한 명이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니 뿌듯합니다. 그 친구의 삶이 채워질수록 제 마음의 빈 부분이 메워지는 것 같아요. 언젠가 콘서트에 아나스를 초대하고 싶어요.” 리노에게 세상을 위한 또 다른 실천을 묻자 “시국이 이렇기에 밖이 아닌 집에서 복싱을 연습해요. 샌드백을 집에 달 수 없으니 멤버들이 돌아가며 스파링해주죠. 요즘엔 집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 세상을 위한 실천 아닐까요?”라고 답한다. 리노와 대화하면 엉뚱하지만 솔직한 답에 놀란다. 멤버들은 그를 “알 수 없는 사람”이라며 농담하지만 리노는 이렇게 응수했다. “우리는 지구에 살아가는 하나의 생물체이자 같은 생명이에요. 다만 개인마다 가진 색이 다를 뿐이죠.” 리노가 가장 의지하는 친구는 열네 살 때부터 함께한 춤, 그리고 스트레이 키즈와 팬클럽 스테이다. “아이돌이라 이렇게 답하는 게 아니라 진심이에요. 누군가에게 예쁨을 받는다는 것, 누군가를 좋아해주는 마음이 정말 소중해요.” 리노는 스트레이 키즈의 가장 큰 특징을 “우리 또래들, 팬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표현 방식의 새로움도 특징이죠. ‘神메뉴’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요리라는 소재로 표현했어요. 멤버들끼리 음악 이야기를 하다 보면 놀라워요. 아이디어가 넘치죠.”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날 리노가 하고 싶은 일은 당연히 공연, 그다음이 연극 관람이다. “생동감 있는 연극이 재미있어요. 저는 재미를 추구해요. 전에는 명성, 업적, 소명을 목표로 사시는 분이 많았잖아요. 이제는 소박한 즐거움, 행복을 바탕으로 하는 분이 많아진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렇죠. 즐기면서 열심히 살다 보면 명예는 따라오는 것 같아요. 이번 컴백도 최대한 즐기고 싶어요.”
HAN
한은 지난여름 슬럼프에서 어느 정도 빠져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음악 만들기가 좋았던 소년이 데뷔 후 대중에게 선보이는 곡을 작업하면서 의도치 않게 변해갔다. “어느 순간 계산적이 되었어요. 이렇게 하면 수록곡이 되고, 저렇게 하면 이상하게 취급받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만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마음에 차는 결과가 없었죠. 한 달 동안 아무 음악도 듣지 않았어요. 다른 멜로디를 차단한 채 나 자신에게 빠져들려고 했죠. 내가 원하는 곡을 만들자, 이런 결심을 하고 나니 슬럼프에서 조금씩 벗어났어요. 또 전보다 훨씬 좋은 곡이 나오고요.” 애니메이션 <신의 탑> OST에 수록된 ‘Slump’가 그중 하나다.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한이 마음의 응어리를 풀고 싶어 방찬이 만든 트랙에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낸 곡이다. 한은 자신과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를 앨범에 담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야 저와 팬들의 거리가 더 좁혀질 거 같아요.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거죠. 팬이나 저희나 동시대를 살잖아요. 같은 변화를 맞고 있죠.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 이런저런 이야기에 서로 공감하고 위로받을 거 같아요.” 한이 작사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열두 살 때부터 한은 랩을 외우고 필사하고, 지금은 스토리텔링을 공부하는 중이다. “영화 한 장면, 어딘가에서 들은 에피소드를 발전시켜 아름다운 가사를 완성하는 분이 많아요. 다행히 제가 감성과 상상력이 있는 편이에요. 부족한 어휘력은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지만.” 한은 요즘 만화, 영화 등의 매체에서 영감을 얻는다. 영화 <클로저>에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가 댄(주드 로)에게 건넨 인사 “Hello, Stranger”를 곡으로 확장한 ‘Close’도 그중 하나다. 만화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서정적인 서사를 좋아하며, 최근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에 감명받아 곡을 완성했다(언젠가 스트레이 키즈 앨범에서 만날 수 있을 거다). 한에게 삶의 가장 큰 부분은 스트레이 키즈다. “데뷔 전만 해도 그 자리는 음악이었지만, 이제 스트레이 키즈라는 존재가 아주 커졌어요. 무엇이 우선이다 할 수 없고, 영원히 함께 가고 싶어요.”
HYUNJIN
현진은 최근 수동 필름 카메라를 구입했다. “사진 찍히는 것도, 찍는 것도 좋아해요. 남는 것이 사진 아니면 동영상이잖아요. 시간의 일부를 남기는 작업이라 매력적이에요. 지인의 추천으로 ‘자동 필카’를 쓰다 ‘풀 수동 필카’에 도전했어요. 노출과 빛 등을 공부하는데 쉽지 않아요. 첫 인화는 노출이 너무 많아 실패했어요. 점점 나아지겠죠.” 현진의 피사체는 주로 인물이다. 특히 스트레이 키즈의 비공식 사진이 많다. 인화해서 상대에게 주거나, 스캔해서 대용량 USB에 보관한다. 언젠가는 다 모아 사진전을 열고 싶다. 또 다른 취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같은 슬픈 영화 보기와 글쓰기다. 이전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다양한 종류의 에세이를 읽었지만 요즘엔 독서보다 글쓰기 앱에 자신의 생각을 적으며 마음을 다스린다. “타인에게 어려움을 토로하기보다 혼자 치유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지 모르죠. 문득 떠오르는 글귀가 있으면 앱을 켜고 남겨요. 예전 글을 보면 유치하긴 해요(웃음). 요즘엔 음악을 들으면서도 가사에 집중하게 돼요. 독특한 표현을 마주할 때마다 감탄하죠. 저도 그렇게 쓰고 싶어요.” 현진은 데뷔 후에 겉으로 표현하기보다 속으로 더 삼키곤 한다. 자가 치유를 하다가 한계에 달하면 멤버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멤버들과 같이 있는 것 자체로 알아서 스트레스가 풀려요. 함께 영화를 보고 야식 파티를 열고 농담을 나누죠. 특히 한이의 유머를 듣다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져요. 사실 저는 갑자기 힘들어질 때가 있어요. 저조차 예상치 못했는데도 멤버들이 눈치채고 다가와요. 힘든 일 있느냐고 물어보기보다 웃겨주고 같이 삼겹살도 먹으러 가고. 서로를 어떻게 위해야 할지 아는 거죠. 멤버가 여덟 명이나 되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들 돈독한지, 신기해요.” 현진은 어느 순간 개인보다 스트레이 키즈의 목표 달성이 우선이 됐다. “세계 최강이 되는 거예요. 그 후에 저만의 버킷 리스트를 이룰 거예요.” 현진은 요즘이 가장 좋다. 만만치 않은 앨범 준비 과정을 마치고 컴백 직전의 설렘을 즐긴다. “뮤직비디오 공개 1시간 전, 무대에 오르기 직전이 최고죠! 결과가 어찌 될지 모르지만 팬들을 실망시킨 적 없다는 자신감으로 그 순간을 즐기려고 해요.”
CHANGBIN
창빈에게 스트레이 키즈의 특성은 새로움이다. 지난 활동도 이를 각인하는 데 주력했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神메뉴’라는 곡도 처음에는 난해할 수 있고,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어요. 기존 타이틀곡을 ‘神메뉴’로 교체하면서 멤버들끼리도 제목부터 무게감이 너무 떨어지지 않나, 맞게 가는 걸까 불안했거든요. 하지만 노래가 완성되고 무대에 오르면서 자신감을 얻었죠.” 창빈은 요즘이 가장 불안하다. 활동할 때는 즐길 수 있지만, 앨범을 선보이기 전의 기다림이 쉽지 않다. 프로듀싱 팀 쓰리라차의 멤버로서 곡 작업을 할 때도 그렇다. 이번 <IN生> 앨범에는 쓰리라차가 만든 사랑 노래가 담겼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쓰리라차 세 명 다 다르겠지만, 저는 특히 제 경험에서 영감을 가져와요. 이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공감할 장치를 덧대죠. 하지만 제 시야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사는지 알기 위해 유튜브도 보고 주변 사람과 대화도 많이 해요. 그래야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이 나올 테니까요.” 창빈이 창작자로서 유지하는 기조는 냉정과 열정의 균형이다. “자신에게 더 냉정해져야 해요. 내가 만족해도 사람들이 싫어할 수 있잖아요. 이를 방지하려면 자신의 기준을 더 높여야 해요. 저도 발전하고 대중의 눈도 맞출 수 있는 좋은 장치죠. 이때 중요한 것은 재미예요. 이런 과정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겨야죠.” 흔히 얘기하는 창작의 어려움을 물었다. “물론 수반되죠.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때 오래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어요. 결과에 대한 나쁜 평가에도 내가 만족했고 즐겼으니 괜찮다며 의연할 수 있고요. 물론 쉽지 않지만, 스트레이 키즈가 보여줄 신세계를 위해서도 이런 태도는 필요해요.”
FELIX
필릭스는 아티스트로서 들려주는 음악만큼 비주얼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음악으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도 문제지만, 팬에게 보여주는 모습도 완성도가 있어야 해요. 멤버 모두 몸 관리를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화면에 비치는 제스처 역시 모니터링을 꼼꼼하게 해요. 무대에서 내려오면 제가 진짜 많이 물어보는 편이죠(웃음). 퍼포먼스와 무대 의상도 당연히 신경 쓰죠. 사실 평소 옷도 신경을 많이 써요. 아무도 보지 않는 공간이라도 스타일링에 시간을 들이는 만큼 패션을 좋아합니다.” 필릭스는 가을과 겨울을 기다리는 중이다. 여름보다 다양한 스타일링을 시도할 수 있어서다. 어릴 때는 나이키 신발을 수집했으나 지금은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라면 구입한다. 개인적으로 애장하는 아이템은 블레이저다. 최근 구입 후 만족스러운 아이템은 비니다. “형들과 회사 직원들이 비니를 쓰면 멋지다고 칭찬해주셨어요.” 필릭스의 꿈은 언젠가 패션 관련 협업이나 브랜드 론칭이다. 패션뿐 아니라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발산되는 멋진 이미지를 꿈꾼다. 호주에 살 때부터 영화를 자주 보며 배우들을 동경했다. 좋아하는 배우는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 뎁이다.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지녔어요. 강한 듯 선한 인상이죠. 이들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마음도 넓고 밝은 기운을 갖고 있더군요. 그런 내면이 멋진 비주얼을 만든 것 같아요.” 필릭스가 마음 관리에 신경 쓰는 이유다. “이 직업을 사랑하지만 가끔 힘들어요. 그럴 때면 음악을 들으며 차분해지려고 하죠. 차 안에서나 머리 손질, 메이크업을 받을 때,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여러 음악을 찾아 들어요. 얼마 전엔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September’를 발견해 기뻤고, 콜드플레이나 데이식스 선배님들의 앨범도 좋아해요. 제가 몰랐던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또래 친구들을 보면서 놀라기도 하고, 유튜브에 달린 댓글을 보며 대중이 어떻게 음악을 듣는지도 살펴요.” 필릭스는 스트레이 키즈의 앨범 역시 많은 이에게 찾아 듣는 음악이 되길 원한다. “데뷔 3년 차지만 엊그제 시작한 것 같아요. 들려드리고 싶은 음악,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많아 시간이 빨리 안 갔으면 좋겠어요. 될 수 있는 한 오래 만나고 싶어요. 80대에도 스트레이 키즈로 무대에 서면 멋질 것 같아요. 그래서 비타민과 유산균도 잘 챙겨 먹고 있죠(웃음).”
SEUNGMIN
“스트레이 키즈의 목표는 말로 표현이 안 돼요. 말로 규정하면 어딘가에 이미 있는 거잖아요. 뭘 하든 처음인 것처럼 새롭고 생동감 있는 그룹이고 싶어요.” 승민은 데뷔 후 학교 친구들에게 이런 피드백을 들었다.뭔가 다르다, 기존 아이돌의 음악이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노래인데 다음을 기약하게 만든다. “이런 결과를 또 만들려면 두려움부터 없애야 해요. 스스로 심취하고 미쳐서 모든 걸 표현해야 대중에게 전달되죠. 새로운 시도를 해도 될지 자신 없어 하면 통하지 않아요. ‘神메뉴’도 원래 타이틀곡이 아니었는데, 저희가 회사에 적극 제안했어요. 다른 곡으로 촬영까지 마친 상태였는데, 회사에서도 과감히 저희를 믿어주셨죠.” 승민은 유튜브에 커버곡을 올렸다. 코로나로 공연이 취소되면서 팬을 위한 프로젝트를 고심하던 중 나온 아이디어다. “제가 회사에 제안했어요. 기존 곡을 재해석하는 데 부담이 있지만 어떻게든 노력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보컬로서 더 연습하게 만들어줘서 잘한 선택 같아요. 카피가 굉장히 도움이 되거든요. 기존 곡의 끝 음 처리, 그 가수의 호흡법 등을 파헤쳐야 제 식대로 부를 있어요.” 승민은 하루라도 허투루 보내길 싫어하는 성격이다. 뭐라도 하나 연습하고 배워야 마음이 놓인다. “초심을 잊지 않을 거예요. 매일 노력하고, 영원히 노래를 아끼고 사랑하자고 다짐했죠.” 물론 야구나 공부에 매진했고 이런저런 꿈도 많았지만 결국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노래가 좋았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때 진로에 고민이 많았어요. 생각해보니 저는 결정적 순간마다 노래에 위로받았더군요. 힘들던 날, 행복하던 날 그 자리에 늘 노래가 있었어요. 노래는 인생의 한 시점을 떠오르게 해주는 마법 같아요.” 학창 시절 그가 즐겨 따라 부른 노래는 성시경의 ‘너의 모든 순간’과 ‘희재’, 김동률의 ‘오래된 노래’, 그리고 엑소와 B1A4 등 아이돌 선배들의 K-팝이다. 지금 즐겨 듣는 노래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곡 위주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모르는 곡을 찾는 게 재미있어요. 또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더라도 골고루 들어요. 그러다 보니 전엔 관심 없던 록이 조금씩 흡수되고 있어요. 노래 부를 때 록 감성이 표출되더군요(웃음). 여러 목소리를 쓸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기에 이런 과정도 도움이 돼요.” 승민이 생각하는 보컬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공감 능력이다. “폭발적 가창력, 독특한 발성 등 많은 매력이 있지만 전달력이 중요해요. 아무리 잘 불러도 노래 부르는 사람의 감정이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없어요. 저는 아직 부족하기에 더 많이 노력해야죠.”
I.N
음악계에 가장 반가운 변화를 아이엔에게 물었다. “해외에서 K-팝이 울려 퍼지는 요즘이 아티스트로서 진짜 설레죠. 사랑받는 K-팝 장르가 다양해지고 있어요. 2010년만 해도 EDM과 K-팝의 접목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 익숙하죠. 이제 또 어떤 변화를 맞을지 궁금해요.” 점점 세분화되는 K-팝 안에 아이엔의 어쿠스틱 감성이 한자리를 차지할지 모른다. 아이엔은 스트레이 키즈로서 활동뿐 아니라 보컬리스트의 면모가 강조된 앨범을 꿈꾼다. 아이엔이 <IN生> 앨범에서 가장 애착을 갖는 곡은 바로 그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던 ‘My Universe’. “이 세상을 너와 함께 헤쳐나가고 싶다는 사랑 노래예요. 팬들을 떠올리며 썼어요.” 이 곡의 작사에도 참여한 아이엔은 작사·작곡보다 보컬로서 완성되는 것이 먼저라고 여긴다. 아울러 아이엔만의 목소리라는 특이성과 언제 들어도 편안한 대중성을 함께 가져가길 원한다. 아이엔이 보컬 연습을 했던 아티스트는 엑소와 김연우다. 특히 김연우의 ‘축가’는 중학생 때부터 노래방 애창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결혼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관한 곡이에요. 부를 때마다 슬퍼져요.” 지금 아이엔을 슬프게 하는 것은 코로나19다. 스트레이 키즈 역시 다른 아티스트처럼 해외 투어를 취소하고 팬들과 대면하는 일정이 전무하다. “음악 방송 때 팬들이 없으니 너무 아쉬워요. ‘神메뉴’ 퍼포먼스도 눈앞에서 멋지게 보여드리고 싶은데. 저희는 팬들과 소통하며 힘을 얻거든요. 유튜브나 SNS, 브이앱 덕분에 그나마 에너지를 주고받아요.” 올해 초 결심한 꾸준한 운동도 거의 집에서 한다. 새벽에 일어나 등교 준비하던 것도 오래전이다. 넉 달이 채 안 남은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은 당연히 이 상황이 종식되어 팬들과 대면해 스트레이 키즈로 활동하는 것이다. 궁극의 목표는 오래도록 스트레이 키즈로 남는 것. “신화 선배님들이 20년 넘게 활동하시잖아요. 저희도 그렇게 오래 함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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