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그녀들의 빈티지 소장품

2022.08.04

by 공인아

    그녀들의 빈티지 소장품

    감각적인 그녀들은 어떤 가구와 조명을 소장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여행 중 구입한 의자부터 운명처럼 만난 오래된 데스크까지. 그녀들이 보내준 아름다운 빈티지 소장품과 에피소드를 들여다본다.

    키티버니포니 대표 김진진(@kbpjinjin)

    세스카 체어

    2년 전 제주에 짧은 여행을 갔다 들른 빈티지 숍에서 한눈에 반해 서울까지 배송해달라고 했던 의자. 오래된 제품이라 사용하기보다는 소장해달라고 하셨는데 사실 무척 자주 사용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깊은 색감이 마음에 든다.

    빈티지 조명

    빈티지 제품을 처음으로 구매한 게 이 조명이다. 인더스트리얼한 라이트 그레이 컬러에 셰이드 부분이 유독 큰 비대칭 디자인. 또 그에 반해 아주 작은 스위치가 마음에 들었다. 2010년 즈음 MK2에서 구매.

    LC2 빈티지 체어

    최근 구매한 빈티지 가구이자 아마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인이 운영하는 빈티지 숍에 마침 독특한 컬러에 좋은 퀄리티를 가진 의자가 나와 구매하게 되었다. 앞으로 평생 우리 가족과 함께할 체어. 성수동 디포에서 구매.

    빈티지 턴테이블

    음악을 유독 좋아하는 남편을 위한 테크닉스의 MK2 모델 턴테이블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용하는 것을 잡지에서 보고 같은 모델을 구입했다. 남편은 마시는 술도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걸로 마실 정도로 그의 팬.

    빈티지 턴테이블

    디터 람스의 시그니처 디자인 중 하나인 브라운 브랜드의 SK6 모델로 실제 사용하기보다는 소장용으로 구매했다. USM 모듈과 조합도 제법 좋은 걸 보면 좋은 디자인의 제품은 함께해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연희동 취미공간에서 구매.

    덴마크 사이드보드

    신혼 2년 차에 덴스크에서 구매한 사이드보드. 거실에 두고 쓸 거라 최대한 단순한 디자인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마음에 드는 무던한 제품을 발견하여 구매하게 되었다. 6년째 잘 사용하고 있다.

     

     

    작사가 고예림(@rim_ko)

    빈티지 서랍장

    미드 센추리 가구에 대한 큰 지식이 없던 시절 처음으로 마련한 아이템이다. 조형미나 히스토리보다는 실용성이나 빈티지 가구의 가치에 중점을 두어 구매한 기억이 있다. 지금은 서랍장을 주변으로 집 안의 독립적인 소공간이 하나 더 생긴 느낌.

    조 콜롬보 램프

    크림 톤의 집 안 색감을 아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심심함을 느끼곤 했다. 그때 발견한 조 콜롬보 디자인의 스파이더 291 램프. 이른바 ‘쨍한 노랑’이었던 이 램프는 공간에 인더스트리얼한 무드를 제공했고, 유쾌함마저 느끼게 한다.

    알루 체어

    조 콜롬보 램프와 같은 맥락에서 구매한 벨기에 디자이너 뮬러 반 세베렌의 알루(Alu) 체어 역시 집 안 분위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의자지만 다채로운 색으로 채운 액자 같기도 하고, 그 위에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두어 팝 음악을 틀어두는 아침 시간을 좋아한다.

    비트라 팔로우미 트롤리

    여행을 마치며 반드시 사오는 한 가지는 귀여운 패키지의 시리얼이다. 각 여행의 스토리가 담긴 시리얼 박스를 보관하는 비트라(Vitra)의 팔로우미(Follow Me) 트롤리는 원래 선반이 내재된 사무용 보관함이다. 날 따라오라는 네이밍처럼 집 안의 귀여움을 담당하는 중.

    빈티지 다이닝 테이블

    철제나 알루미늄처럼 차가운 스틸 소재에 관심이 커지며 구입하게 된 빔 리트펠트의 리센트(Recent) 다이닝 테이블은 의외로 우드 체어와도 그 어울림이 썩 좋다. 살짝 깎여 각진 모서리와 새겨진 상판의 미세한 패턴이 주는 심드렁한 무드가 매력적이라 아끼는 제품.

    세컨드 뮤지오 대표 김지윤(@secondmuseo)

    델타 체어

    프리츠 한센에서 브루크하르트 포그테르(Burkhardt Vogtherr)와 협업한 첫 작품으로 1983년 전 세계 100점 한정으로 제작되었다. 늦은 오후 석양이 질 때 벽에 비친 체어의 그림자가 환상적이다.

    브로이어 체어와 책상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의 열렬한 팬인데, 그중 나와 평생을 친구로 지내게 된 B32 체어. 붉은빛이 감도는 독특한 마호가니 프레임도 유니크한데 마침 각인된 생산 연도가 나의 탄생년과도 동일했다.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할밖에. 함께 매치한 데스크는 1930년대 B91의 베리에이션으로 추정되는데, 처음 만날 당시 컨디션은 그 나잇값을 했지만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완벽하게 복원한 상태다. 이들과 함께라면 좀 멋지게 늙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휘트니 뮤지엄 빈티지 포스터

    1986년 휘트니 미술관에서 진행된 <셰이커 디자인>展의 포스터로 애초에 종이 포스터가 아닌 폼보드 형태로 구했다. 덕분에 구김이나 찢김 등의 변형 없이 보존될 수 있었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보존할 수 있을 터. 이 액자는 셰이커 박스를 두지 않아도 공간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카사리노 체어

    아이에게 처음으로 선물한 빈티지 키즈 체어. 40년이 넘은 연식이지만 여전히 튼튼하고 견고하다. 플라스틱 소재에 각이 없는 디자인은 거칠게 사용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제격이다. 노란색은 이제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색상이라 더욱 의미 있다. 나의 손주들에게까지 이 의자가 대물림되기를.

    비키니 램프

    이탈리아 조명에 빠지는 순간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다. 꽤 비슷한 형태의 이탈리아 조명이 많은데 바르비에리와 마리아넬리(Barbieri & Marianelli)의 이 모델을 따라갈 수 없다. 거의 비슷한 크기의 묵직한 헤드와 보디를 쥐고 있는 얇은 프레임. 이 아슬아슬한 균형감이 좋다. 미니멀한 디자인이 앞으로 수십 년 더 써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손명희(@likelikehome)

    빈티지 데이베드

    신혼집에 있던 덩치 큰 구스 소파를 걷어내고 좀더 넓은 거실을 쓰기 위해 구입한 데이베드 소파. 우드와 블랙이 많았던 공간에 코발트 블루가 우리 집의 포인트 컬러가 되었다.

    LC2 소파

    딱딱한 시팅감이 특징이라 집에 와서 소파에 앉았을 때 쉬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았던 데이베드에 갈증을 느낄 때쯤 르 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LC2에 앉아보고는 바로 이거다 싶었다.

    시즈 브락만 거실장

    티크 가구에 익숙해져 있을때 태닝이 잘된 오크 컬러 가구장을 보고 조금은 다운되어 있는 집 안의 분위기를 끌어주었던 제품. 특히 시즈 브락만의 다리 곡선과 내부 선반의 곡선은 이 제품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디테일 요소.

    사리넨 테이블 & 의자

    네 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모서리 없는 타원형 테이블을 찾기가 어려워 만족할 만한 가구가 다양하지 않았다. 상판의 타원형 곡선으로 인해 자연스레 생긴 시팅 동선이며 테이블과 의자 다리의 우아한 곡선, 특히 회전되는 의자는 사용하기가 아주 편했다.

    로버트 하우스만 조명

    아직은 사람들 사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리고 동시에 거실에 놓아 조도를 잡아줄 디자이너의 펜던트 조명을 찾기란 참으로 힘들었다. 이 조명은 저녁에 불을 켜면 조도가 충분했고 낮에는 조명이 공간의 완성도를 톡톡히 높였다. 주문하고 4개월을 어두운 조도로 지내며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LC2의 금속 프레임과 이 조명의 금속 베이스는 말이 필요 없는 조합.

      에디터
      박선영(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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