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태양의 눈부신 청춘! 1
태양이 다시 떠올랐다. 두 번째 솔로 음반 <Rise>의 의미 그대로 그의 인생은 이제 막 찬란한 아침을
여는 중이다. 알록달록 캔디처럼 달콤한 아가씨들과 함께 뜨겁게 춤추는 태양의 눈부신 청춘!
월드컵 시즌이에요. 축구 좋아해요?
아뇨. 하지만 브라질은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아름다운 풍경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아름다운 아가씨들도 많고요.
흐흐. 그 얘기 많이 들었죠. 오늘 촬영도 남미 느낌이네요.
열정적인 춤도 췄죠. 이번 앨범의 스타일 코드는 뭐예요?
일단 메인 컬러가 금색이에요. 오늘 앨범이 나왔는데 커버는 물론 속지도 금색이거든요. 그래서 금 목걸이를 하나 장만했죠. ‘눈, 코, 입’ 뮤직비디오에서 사용한 체인 목걸이인데, 예전에 ‘링가 링가’ 활동할 때 만들었던 로고를 새겼어요. 그리고 금색 롤렉스 시계랑 화이트 골드 시계.
예물 시계 느낌인데요?
이번 앨범 작업이 끝나고 스스로에게 좀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었거든요. 4년 동안 준비하느라 고생했으니까, 위로 삼아서 시계 두 개를 샀어요.
원래 타이틀곡이 ‘눈, 코, 입’이 아니었죠?
‘눈, 코, 입’은 가장 최근에 만든 곡이에요. 3개월쯤 전에요. 사실 지난해 말에도 ‘새벽한시’라든지 다른 곡을 타이틀로 해서 내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앨범이 계속 밀리게 됐어요. 마음고생도 심했지만 어찌 됐든 앨범 발매 여부를 결정하는 건 사장님이니까요.
앨범 발표가 미뤄지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아무래도 음악적인 방향이 달라졌죠. 처음 2년 동안은 예전처럼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내 마음에 드는 앨범을 만들고 싶어 계속 혼자 작업했는데, 사장님은 그걸 방황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물론 저도 제가 다 맞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왜 마음을 바꿨어요?
도저히 그렇게 해서는 앨범이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걸 깨달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싶어진다는 걸요. 이런 성향이 더 짙어지기 전에 주변 이야기를 좀더 듣고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턴 저도 회사 측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수용했고요. 당시 그렇게 나온 곡이 ‘새벽한시’. 이번 수록곡 대부분이 그때부터 만든 음악이죠.
가장 태양다운 색깔을 드러낸 곡은 뭐예요?
인트로 ‘Rise’와 타블로 형이 참여한 마지막 곡 ‘Love You To Death’요. 둘 다 2년 전에 작업한 거예요. 인트로의 경우엔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이런 방향으로 가야겠다 싶어 제일 처음에 만든 건데, 뭐랄까? 당시로서는 한국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신선한 사운드라고 생각했어요.
아쉽겠어요. 음악이란 게 와인처럼 숙성시킨다고 맛이 더 깊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예전에는 빨리 곡을 만들어 반응을 들어보고 싶었죠. 제가 들었을 때 좋았으니까. 어찌 됐든 지금은 이렇게 앨범이 나와 사랑받고 있다는 데 감사하고 있어요.
반응이 꽤 좋아요.
네,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제가 여태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다른 노선을 탄 거니까. 솔직히 회사 입장도 이해는 가요. 왜냐면 지난 앨범의 경우, 저를 굉장히 좋아하는 분들에겐 좋은 반응을 얻었을지 몰라도 사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건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자고 마음먹고 만든 거예요. 이번 앨범의 득과 실이 있다면 그런 거죠. 원래 저의 음악적 색깔을 좋아했던 분들은 약간의 배신감을 느낄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낸 앨범이 대중에게도 미지근한 반응을 얻으면 어쩌나 그런 걱정이 있었어요. 이도 저도 아닌 게 될까봐.
이렇게 말하면 좀 낯간지럽지만, 개인적으로는 청춘 영화 한 편을 본 기분이었어요. 쭉 음악을 듣는 동안, ‘아, 20대엔 나도 이런 감정을 느꼈지’ 잊고 있던 순간과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앨범 전체가 반짝이던 시절을 담은 하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왔거든요.
그거 되게 좋은 피드백인 거 같아요. 여태까지 들은 것 중에서 제일로요. 왜냐면, 지난 4년이 저로선 가장 많은 걸 느낀 시기였거든요. 스물세 살부터 스물일곱 살까지. 뭔가 터질 것 같은 열정이라든가 사랑이라든가, 뭔가 그런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을 어떻게든 담아내려고 했어요. 음악적 장르를 떠나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니, 오래 준비한 결과물이 비로소 빛을 보는 것 같아요.
컴백 무대가 SBS <인기가요>였죠? 스케일이 엄청나더군요. 초대형 스크린에서 태양계가 폭발하는 클라이맥스 부분은 압권이었어요.
저도 놀랐어요. 제가 방송사에 부탁한 건 ‘눈, 코, 입’ 뮤직비디오의 무드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거였는데,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방송에서는 그런 무대를 연출할 수 없으니까 굉장히 큰 LED 스크린에서 곡을 표현하는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준비를 잘해주셨어요.
조용필의 ‘Hello’ 뮤직비디오가 연상되기도 했어요. 전혀 색다른 분위기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앨범의 코드가 묘하게 그분의 음악과 연결되는 지점도 있더라고요.
정확해요. 이번 앨범을 작업하는 동안 본의 아니게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이 조용필 선배님이거든요. 지난해 나온 앨범도 훌륭했지만 예전 음악도 자주 들었어요. 음악뿐 아니라 가수로서 삶의 자세에 대해서도 많이 보고 배웠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음악에 묻어난 것 같아요. 특히 ‘버리고’는 조용필 선배님을 생각하며 부른 노래예요.
‘가왕’도 그 사실을 알고 있나요?
네, 찾아가서 노래를 들려드렸어요. 처음에 들으시곤 굉장히 좋은 곡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물론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아주 디테일하게 조언해주셨고요. 그 자리에서 같이 백번은 넘게 들은 것 같아요.
조용필의 음반 쇼케이스까지 참석한 건 알았지만, 뜻밖이에요.
제가 조용필 선배님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처음 뵀을 땐 존경하는 마음이 커서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불편한 건 전혀 없어요. 오히려 워낙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선배님이기 때문에 더 편해요.
가요계의 전설로 통하는 대선배와 지금 가장 핫한 음악을 하는 까마득한 후배가 만나 음악적인 감성을 공유한다니!
솔직히 어릴 땐 가요를 거의 안 들었어요. 제 음악적 뿌리는 오히려 외국 음악이죠. 그런데 가수가 되고 나서 찾아오는 고민들이 있었어요. ‘어떤 가수가 돼야 할까?’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테지만, 제 경우엔 꽤 진지했어요. 오히려 음악은 두 번째였죠. 그 무렵, 조용필 선배님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고, 그때 크게 감명을 받은거죠. 정말 가수다운 가수라면 저렇게 살아야겠다!
그게 언제였어요?
제 솔로 1집이 나온 후였어요. 그때부터 국내 음악을 찾아 들었어요. 조용필 선배님을 시작으로 빅뱅이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이문세 선배님, 그리고 들국화 선배님들… 특히 들국화 선배님들의 예전 노래를 들어보면, 그건 정말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가사라든지 스케일이라든지. 어떤 것이 음악이라고 말하긴 싫지만, 만약 음악을 정의한다면 그게 가장 음악다운 음악 같아요.
들국화의 지난 신보도 참 아름다웠죠. 태양의 음악은 어떤 것 같아요?
그분들과 비교할 수가 없죠. 다만 저만의 색깔과 느낌으로 대중을 설득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어요. 지금은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과도기지만, 끝까지 저다운 것을 찾아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갈망도 커요. 적어도 그런 노력을 멈추진 않을 거고요.
- 에디터
- 스타일에디터 / 이지아, 피처 에디터 / 이미혜
- 포토그래퍼
- HONG JANG HYUN
- 모델
- 태양, 최아라, 여혜원, 정호연, 황세온
- 스탭
- 스타일리스트 / 지은, 헤어 / 김태현(이가자 헤어비스), 메이크업/ 임해경, 세트 스타일링 / 다락(Da;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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