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명이 돌아왔다
천정명이 돌아왔다. 시간이 구겨놓은 흔적이 없는 얼굴과 눈빛, 모든 게 2년 전 그대로다. 거친 세상으로 다시 나온 그가 두 주먹을 움켜쥐고 파이팅을 외친다. 때로 쓰러지고 멍이 들지라도 게임은 지금부터다. 그는 여전히 멋지고, 청춘이라는 입 안의 껌은 아직도 달다.
2년 만이다. 나는 촬영장으로 들어오는 낯설고 익숙한 얼굴을 찬찬히 살펴봤다. 살짝 기른 구레나룻, 짧은 머리, 탄탄한 몸을 감싼 청바지와 가죽 재킷, 시간이 구겨놓은 흔적이 없는 얼굴과 눈빛. 모든 게 그대로다. 천정명은 자신의 블랙베리를 만지작거리며 스튜디오 한켠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전역 선물로 그에게 시집 한 권을 내밀었다. 그리고 책장을 넘겨 ‘삼십대’라고 적힌 부분을 펼쳐 보여줬다. “나다 자랐다. 삼십대, 청춘은 껌처럼 씹고 버렸다. 왜 사나, 사랑은 여전히 오는가, 여전히 아픈가, 여전히 신열에 몸 들뜨나…” 시는 이렇게 시작된다. 살짝 당황한다. “사회로의 귀환과 30대로의 입장을 모두 환영합니다!” 어색함과 긴장을 풀고 비로소 그가 웃는다.
2008년 1월 2일의 풍경을 기억한다. 그날, 천정명은 카메라를 향해 늠름하게 거수 경례를 올려 붙이고 경기도 의정부시 306보충대대로 입소했다. 특이하게도 그는 연예 사병이 아닌 일반병 보다 두 배 이상은 힘들다는 신병교육대의 조교를 지원했다. 간간히 방송과 육군 홍보물을 통해 그의 소식이 전해졌다. 모범적인 군생활로 2개월이나 빨리 일등병으로 진급했다는 뉴스, 빨간 팔각모를 쓰고 훈련병들을 지휘하는 자랑스러운 천상병의 사진. 연예계 최초로 ‘특급전사’로 선발되기도 했다. 82번 이상의 윗몸 일으키기와 90%가 넘는 명중률의 빼어난 사격술을 갖춘 상위 1%의 병사만이 될 수 있다는 전설의 특급전사 말이다. 그 세계에서 천정명은 악마 조교로 통했다. “엄한 훈련이 필수인 신병들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절 알아보고 무조건 뛰어오니 얼차려를 부여할 수 밖에요. 대신 수료하는 날엔 웃으면서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전역 하기 전날, 그는 팔이 아프도록 3백 장이 넘는 사인을 해주고 후임들을 위해 양말과 호루라기를 선물로 남겼다. 설레서 밤새 잠도 못 잤다. 그리고 레드 카펫을 밟는 기분으로 부대를 나와 지난 11월 27일, 카메라 앞에서 전역신고를 마쳤다. 스케이트 하나로 겁 없이 세상을 날던 소년 (영화 〈태풍태양〉), 흥청망청 살아왔던 반항적인 다이버(드라마 〈패션 70s〉), 강인하지만섬세한 내면을 지닌 탈옥수(영화 〈강적〉), 쿨하게 살고 싶은 뜨거운 청춘(드라마 〈굿바이솔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하남(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잔혹한 어른과 무구한 아이의 경계에 선 남자 (영화 〈헨젤과 그레텔〉), 그리고 천정명이 돌아온 것이다.
성수동의 한 공장을 개조한 스튜디오는 거대한 냉장고에 가까웠다. 두터운 외투를 껴입어도 뼛속까지 얼어붙을 만큼 한기가 돌았다. 밤이 깊어가면서 기온은 영하 15도로 떨어져 있었다. 이종 격투기 선수로 분한 천정명은 가죽 조끼 한 장만 걸친 상태였다. 차가운 조명 아래 탄탄한 두 팔이 드러났다. “UFC 자주 봐요. 운동은 무조건 다 좋아하니까. 요즘은 다시 몸을 만들기 위해 헬스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갓 제대했을 때보다 2~3kg 빠진 상태죠. 그런데 너무 오랜만에 안 쓰던 근육을 쓰니까 온몸에 알이 배겼어요.” 며칠전, 하체 운동을 하다 갑자기 허벅지 뒤쪽 근육에 쥐가 났다는 그는 그럼에도 발차기 동작을 위해 있는 힘껏 다리를 들어올렸다. 맨발로 선 콘크리트 바닥에선 냉기가 그대로 올라왔다. 얼굴엔 물이 뿌려졌다. 천성적인 낙천성과 체육과 출신의 끈기와 군인 정신으로 줄넘기를 하고 따뜻한 담요도 마다한 채 연신 잽과 훅을 날리던 그도 촬영이 6시간째에 접어들자 난로가로 다가와 언 몸을 녹였다. “동창 걸릴 것 같아요. 큭큭.” 동상도 아니고 동창이다. 저온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 피부가 빨갛게 변하면서 가려워지는 동창을 아는 건 국어학자나 시골 생활을 경험한 어르신이거나 군인과 예비역뿐이리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안 찾아 주면 어떡하나.’ 내무반에서 TV를 볼 때마다 내심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전역 직후엔 되게 조급했어요. 막 빨리 뭐라도 아무거나 하고 싶을 만큼.” 그가 군대라는, 과거도 현재도 아닌 21세기에 현존하는 냉전시대의 마지막 유적지로 걸어 들어간 이후, 이 세계에서는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굿바이 솔로〉에서 천정명의 친구로 출연했던 김남길만 해도 그랬다. 당시 주조연으로 막 이름을 알리던 그는 ‘비담’이라는 캐릭터 하나로 그 사이 확실한 스타가 되었다. “탐났던 작품과 배역이 몇 있었죠. ‘비담’도 그랬고, 〈아이리스〉의 이병헌 같은 역할도 ‘와, 내가 해도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싶었고’.〈꽃보다 남자〉가 한창 인기 있을 땐 구준표가 그랬고. 큭큭. 그 역할, 진짜 제의가 들어왔었거든요. 조인성, 강동원, 공유, 저, 이렇게 가상 캐스팅을 해가지고. 전 어차피 군대에 있는 상태였으니까. 그런데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해볼 수만 있었다면.” 천상병의 우려와 달리 천정명에겐 출연 제의가 쏟아져 들어왔다. 방송과 영화계는 아마 현재 기획 단계에 있는 어지간한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는 모두 그를 거쳐갔을 거라며 남자로 돌아온 천정명에 대한 기대로 수런거렸다.
차기작은 거의 정해진 상태다. 감독과 최종 미팅을 갖는 일만 남았다. 문근영과 서우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신데렐라 언니(가제)〉가 그것이다. 〈추노〉 후속으로 3월부터 방영 예정이다. “심사숙고 해서 결정한 작품이에요. 많은 분들이 제게 기대를 하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짠하고 나타나서 시청률도 잘 나오고 혹은 영화가 흥행해서 4~5백만 들게 되면 좋은 거잖아요. 거의 90% 이상 마음은 정했는데, 괜한 걱정이 앞서기도 해요. 남들이 보면 아주 사소할 수도 있는데, (잠시 망설이다가)왜 예를 들면 ‘과연 내가 대본을 보면 다시 잘 외울 수 있을까?’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큭큭큭. 웃긴데 진심이에요. 그리고 제가 일할 땐 좀 예민해지는 편이라 어떨지 두렵기도 하고.”
〈피아노〉 〈봄날〉을 집필한 김규완 작가와 〈포도밭 그 사나이〉의 공동 연출이었던 김영조 PD가 합심해 준비한 이 작품은 막걸리를 소재로 신데렐라 스토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얽히고설킨 세 남녀의 사랑과 갈등을 보여준다. 천정명은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은 상처가 있는 거칠고 여린 남자를 연기한다. “첫 작품인 만큼 그래도 제가 잘 할 수 있는역할을 하고 싶었거든요. 과연 어떤 캐릭터가 나하고 잘 맞을까, 고민했어요.” 이미 두 주연 여배우에 대한 조사도 끝냈다. “찾아보니까 서우 씨가 85년생이고, 문근영 씨가 87년생이더라고요. 두 분 다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점은 많을 것 같아요. 연기를 못하는 친구들이 아니잖아요. 감독님이나 작가님도 좋으시고.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새벽 1시를 넘기면서 우리는 냉동 창고를 벗어나 그가 안내하는 청담동의 작고 아담한 이자까야로 자리를 옮겼다. 추위가 허기를 더했다. 가게는 다행히 문을 닫기 전이었다.“여긴 다 맛있어요.” 그가 전복회와 성게알, 따끈한 우동을 골랐다. 사케도 하나 주문했다. “도대체 이런 곳은 또 언제 와 본 거예요?” “작년 12월 29일에 처음 와봤어요. 해병대에 있는 가수 이정이 잠깐 휴가 나와서. 저기 벽에 걸린 사인이 그때 한 거예요.”
생굴이며 명란을 무친 전복 내장, 전복과 참치회가 차례로 식탁을 장식하는 동안 이런저런 그간의 이야기가 오갔다. 한참 나이 어린 선임들에게 혼쭐나곤 좌절했던 경험, TV에 나오는 걸 그룹과 김연아에 대한 열광, 휴가 나와 〈10억〉 촬영 현장에 놀러 갔다가 처음 본 신민아가 어찌나 예뻤는지에 대한 수다, 그래도 여전히 손예진의 열렬한 팬이라는 고백, 본인의 부대가 각 세운 군복과 완장은 물론 금장 버클이 달린 탄띠까지 FM적으로 갖춰가며 얼마나 멋을 추구했는지에 대한 자랑, 가끔 뉴스나 드라마 재방송을 통해 TV에 나오는 천정명을 보며 ‘정말 저 사람이 여기 이 사람이 맞냐’며 신기해했던 부대 사람들, 결국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버린, 그러나 이등병이라면 다신 돌아가고 싶지 않은 지난 1년 11개월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릴 때부터 섬유회사를 운영했던 아버지의 손을 잡고 패션쇼를 보러 다니고 외국 잡지를 탐독한 그는, 군대에서도 유례 없이 〈보그〉를 비롯한 패션지를 정기 구독하는 열의를 보였다. “야한 건 안 되지만, 패션이나 영화, 운동 잡지는 볼 수있었거든요. 너 같은 놈은 처음 본다는 반응들이었어요.” 그의 큰누나와 작은누나는 각각 패션 디자이너와 주얼리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며칠 전엔 드디어 여권도 만들었다.이제 여행을 떠날 일만 남았다고 했다.
물론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엔 미드필더였다가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이 바뀌었는데, 전 공격수보다 미드필더가 더 재밌더라고요. 타 중대 선임 중에 축구 선수가 한 명 있었거든요. 허벅지가 이만하고 온몸에 근육이있는데, 와, 제가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계속 운동을 해서 축구부며 소프트볼, 태권도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운동 끝나고 샤워를 해봤지만, 그렇게 몸이 좋은 사람은 처음 본 거예요. 그래서 친해졌죠. 왜 남자로서 끌리는 애들 있잖아요. 아, 제가 그런 성향(게이)은 아니지만… 큭큭. 아무튼 먼저 다가가서 개인 레슨도 받고 제대로 된 축구를 배운거죠. 원래 농구팀을 만들 정도로 농구를 제일 좋아했는데, 지금은 그래서 축구예요.” 술잔을 부딪혔다. 마침내 전역하던 11월 27일엔 온 가족이 함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국밥을 먹으러 갔다. 어머니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막내아들을 위해 그날 밤 정성껏 매생이 떡국도 끓여줬다. “참, 제대 후에 가장 먼저 쇼핑한 품목이 뭐예요?” 그가 매니저에게 선물했다는 못을 꼬아 만든 듯한 독특한 반지를 보고 물었다. 그는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냉큼 풀어 보여줬다. 그러고는 호기심으로 충만한 어린 소년처럼 열심히 설명했다.“IWC 세븐데이즈예요. 신기한 게 여기 시계에 달이 보이면 하늘에도 진짜 보름달이 떠있어요. 잡지 보면서 너무 사고 싶어서 제대하자마자 어머니를 졸라 하나 장만했죠.” 역시 지금 아니면 받아볼 수 없는 특별 기념 선물이다.
두 번째 잔이 채워졌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태풍태양〉의 소요가 군대를 다녀오고 어른이 되면 지금 천정명 씨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호르륵 우동 가락을 집어 삼키던 천정명이 갈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했다. “안 그래도 며칠 전에 DVD로 다시 봤어요. 거기 출연했던 동생이랑 집에서 같이 자면서. 3개월 정도 연습하고 찍었는데, 그땐 정말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끼리 〈태풍태양 2〉를 한다면 진짜 재밌겠다 그랬죠. 다시 해봐도 참 좋을 것 같거든요.” 세월이 흐른 후, 그렇다면 소요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세계 대회 나가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끝났었거든요. 2편에서는 거기서 정말 우승을 해서 거만한 소요가 되어 있는 거예요. 돈도 좀 벌고 여자도 알고. 큭큭.”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들어와, 첫 CF 촬영을 했던 게 벌써 14년 전이다. 믿을 수 없겠지만 어느덧 천정명도 서른 하나다.
“결혼을 하고 자식까지 생기면 모르겠지만, 아직 전 어른은 아닌것 같아요. 그래도 분명히 예전과 지금의 저는 다르죠. 일에 대한 욕심이 커진 건 분명하지만, 그보단 뭐랄까. 이 일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어요. 군대에 있으면서 깨우친 거라면,제가 할 수 있는 게 배우라는 이 일밖에 없다는 확신이에요. 사실 예전엔 시키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그저 좋은 작품을 기다렸을 뿐이었죠. 왜 좀더 많은 작품,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했는지 그제야 아쉽더군요.”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천정명은 여러 차례 그 점에 대해 강조했다. 그건 불온한 욕망이나 천박한 야심과는 거리가 먼 순수한 열정이었다. 어떤 불행의 흔적도 없이 온전한 사랑 속에서 뒤틀림 없이 성장한 사람에게서나 볼 수 있는 천진함이 그 속에 있었다. 그건 얼굴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스포츠맨 특유의 단순한 승부욕과 부지런한 근성은 그 순수한 열망을 현실로 가능하게 할 것이다. 한 치의 의심 없이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몸에 밴 작은 버릇 하나까지 완벽히 그 사람이 되어 온전히 배역에 몰두하는 것.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었던 〈헨젤과 그레텔〉은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어린 배우들과의 첫 작업이었는데, 연기적 호흡이나 여러 가지가 성인과는 달라 많이 힘들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저 역시 어른스럽지 못하고 어렸던 것 같아요.” 당시 촬영 현장을 찾았던한 영화 잡지의 기록을 더듬어 보자면, 여느 청춘 스타와 달리 스태프들의 일까지 거들고나섰던 그는 아이들을 직접 차로 집에 데려다 주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영화의 막내 아역 배우가 지금 〈지붕 뚫고 하이킥〉의 해리다. 그러나 배우의 노력과 작품성, 흥행 성적이 늘 비례하는 건 아니다.
“사실 지나간 모든 작품에 아쉬움이 남아요. 그림, 승마, 운동, 음악, 독서…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연기 이외에도 배워야 할 게 그래서 너무 많아요.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봉준호 감독님, 김지운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과 꼭 일해 보고 싶고,〈바스터즈〉처럼 독특한 이야기 구조의 블랙 코미디도 해보고 싶어요.” 물론, 마지막 술잔을 넘기는 순간까지 진심을 담은 장난스러운 농담도 잊지 않는다. “신민아 씨, 손예진 씨와의 멜로 연기도 늘 고대하고 있습니다. 큭큭.”
“여름 해는 길고 우린 한가하다. 우리는 지나간 일을 반성하지도 않았고, 내일을 걱정하지도 않았다.” 오래전, 〈태풍태양〉의 소요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다. 미래 따위 두렵지 않고, 현실은 관심 밖이며 언제나 하늘을 나는 기분인 나른한 몽상가의 계절. 그리고 시간은 흐른다. 태양은 여전히 천정명의 머리 위에 있다. 서쪽으로 조금 기울어 그늘의 여유를 만들었을 뿐이다. 30대를 논하던 시인이 묻고 천정명이 답한다. 사랑은 여전히 오느냐고? 그렇다. 여전히 아프냐고? 아마도. 왜 사느냐고? 한번 사는 인생,폼 나게 살다 죽어보자! 다만 좀더 열심히. 그에게 청춘이라는 입 안의 껌은 아직도 달다.가게 밖은 한겨울인데, 천정명의 인생엔 여전히 찬란히 태양이 빛난다.
- 에디터
- 이미혜
- 포토그래퍼
- 보리
- 스탭
- 헤어 / 이재석(이 희), 메이크업 / 김수민(이 희), Stylist| 정윤기(Y.K. Jung, 인트렌드), 신지혜(J.H. Shin, 인트렌드), 세트 스타일리스트/김영철(무무)
- 브랜드
- 돌체 앤 가바나, 발망, 루이비통, 프라다, 릭 오웬스, 랑방, 크리스 반 아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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