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름과 반려견 호아
스타 트레이너 정아름의 반려견으로 유명한 호아. 그녀만큼이나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호아는 어디든 그녀와 함께다.
정아름의 ‘호아’를 처음 본 건 그녀의 인터뷰 촬영 때였다. 월요일 이른 아침, 그녀는 거대한 스탠더드 푸들에게 거의 질질 끌리다시피 하며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곱슬곱슬한 털은 정아름의 건강한 피부만큼 짙고 탐스러웠으며, 근육이 드러난 매끈한 몸매 역시 주인의 탄탄한 몸을 닮았다. 정아름이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호아는 널찍한 스튜디오 안을 껑충거리며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에너제틱한 모습은 마치 온몸에 스프링이 장착된 게 아닐까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뒷발로 서면 정아름과 엇비슷할 정도로 몸집이 크지만, 이 활발한 친구는 이제 겨우 한 살 반짜리 청소년이다. 반려견 촬영을 위해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호아는 처음 봤을 때보다 털이 풍성하게 더 자라 있었다. “작년 1월 1일 입양했어요. 마치 새해 복이 굴러들어온 듯한 기분이었죠.” 그래서 이름도 쉽게 짓지 않았다. “제 사주에 금이 많고 불이 없대요. 그래서 대신 이 아이의 이름에 ‘불 화(火)’ 자를 넣었죠. 한자 ‘화’를 중국식으로 발음하면 ‘호아’라고 하더라고요. 개의 호적등본인 혈통서에는 ‘파이어’라고 올라가 있답니다.”
예사롭지 않은 외모에서 알 수 있듯이 호아는 ‘멋짐’의 피를 타고났다. 아빠가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챔피언견. 타고난 재능이 묻히지 않도록 정아름은 온 가족을 동원해 호아를 훈련시키고 있다. 평소 스케줄이 바쁜 정아름을 대신해 훈육은 어머니가 맡았다. “한 명이 전담해서 훈련시키면 100m 밖에서도 손짓 한 번만으로 달려올 정도로 영리한 종입니다. 엄하게 훈련시키고는 있지만, 아름이가 응석을 많이 받아주는 편이죠.” 정아름과 있을 땐 자기 마음대로 하려 하고, 뭐라고 하든 아랑곳하지 않지만 확실히 어머니가 ‘딸깍!’ 소리가 나는 클리커를 한 손에 들고 엄한 목소리로 지시하면 금세 고분고분해진다. 한동안 호아를 꾸짖고 어르고 달래느라 지쳐버린 정아름은 자포자기한 목소리로 말했다. “호아한테 제일 만만한 건 나라고요.”
정아름은 자신과 꼭 닮은 호아를 마치 자랑스러운 남동생처럼 데리고 다닌다. 집 근처 압구정, 가로수길, 청담동, 그리고 강아지들의 천국인 한강 잠원지구 등등. 호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서, 평범한 외모의 강아지들과 마주치면 입가 가득 흐뭇한 미소를 지을 정도다. 오늘도 청담동의 씨클드로에서 한가로운 오후 시간을 보내고 한강으로 향했다. 화창한 주말의 강변에는 가족뿐 아니라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젊은 커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호아의 5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개가 호아를 보고 맹렬하게 짖어댔다. 원래 스탠더드 푸들은 주변의 다른 개 따위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도도한 성격이지만 어린 호아는 아직 소심해서 다른 개들이 짖으면 어쩔 줄 몰라 하며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다. “활발하긴 하지만 워낙 겁이 많고 소심해요. 좀 크면 달라지겠죠?”
정아름이 원반을 던지자 호아의 탄력 있는 몸이 공중으로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다. 마치 트램펄린 위에 서 점프하는 것처럼 연속으로 가볍게 뛰어오르는 호아. 지나가던 커플이 멈춰 서서 셀카봉으로 이 모습을 촬영하고, 누군가는 만져봐도 되느냐며 조심스레 다가왔다. 그때 마침 호아처럼 검은 털의 푸들이 다가왔다. “우아, 너희 닮았어!” 새까만 털에 발목과 몸통에 볼륨을 살려서 예쁘게 깎은 모양새까지 꽤 닮았다. 그러나 이 강아지는 벌써 열세 살. 그러고 보니 검은 털 사이에 흰 털이 간혹 보이기도 했다. 짧은 인사와 탐색의 시간을 나눈 후 그 강아지가 떠나자 정아름은 자부심이 가득 담긴 한마디를 남겼다. “역시 우리 호아가 멋지군!”
- 에디터
- 송보라
- 포토그래퍼
- CHA HYE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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