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GUNS IN ITS
1만 유로의 상금, 글로벌 기업의 후원, 최 정상 멘토들과의 네트워크. 당신이 신진 디자이너라면 이 조건을 마다할 수 있을까요?
매년 7월 이탈리아 북동부의 작은 항구도시 트리에스테(Trieste)엔 전 세계에서 패션 꿈나무들이 몰려듭니다. 이곳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패션 공모전인 ITS(International Talent Support)에 참가하기 위해서죠. 전 세계 약 80여 국, 1천 개의 대학교에서 1만 5천 명의 젊은 작가들이 지원하고, 최종 선발된 500명이 트리에스테 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올해 ITS의 테마인 ‘미래(FUTURE)’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해 출품한 지원자들은 수상을 기대하며 이틀간 트리에스테에 머무릅니다. 이곳에서 최정상의 패션 디자이너, 칼럼니스트들과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쌓고, 삼성전자와 OTB 그룹(디젤, 메종 마르지엘라, 마르니, 빅터 앤 롤프 등이 속해있죠!), YKK, 스와치, 스와로브스키 등 행사를 후원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부터의 후원과 인턴십 기회도 얻습니다.
패션 그룹이 대부분인 후원사 중 유일한 IT 기업, 삼성전자의 이름이 눈에 띕니다.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어워드’를 진행해 우승자에게 1만 유로의 상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패션, 액세서리, 주얼리, 아트워크 부문 결승에 오른 참가자들은 ‘갤럭시 S6, S6 엣지’ 스마트폰 케이스를 디자인해 출품했습니다. 작품을 심사한 삼성전자 제품 디자인 그룹의 이상수 수석에게 몇 가지 질문을 건넸습니다.
패션 어워드로 알려진 ITS 후원사 명단에서 발견한 삼성전자는 다소 의외였어요.
우리는 젊고 가능성 있는 인재를 후원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패션 어워드건, IT어워드 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주목한 건, 세계 무대에 자신을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인재가 모인 곳이라는 사실 뿐이죠.
‘갤럭시 S6와 S6 엣지’ 스마트폰 케이스를 공모 주제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ITS 2015의 주제가 ‘미래(FUTURE)’였습니다. 갤럭시를 소재로 한 미래적인 아이디어는 많았죠. 하지만 공모 주제를 모바일과 아주 밀접하고 실용적인 스마트폰 케이스로부터 시작한다면? 이 평범한 주제를 신예들이 어떻게, 어디까지 그려낼지 보고 싶었어요.
‘갤럭시 S6와 S6 엣지’ 디자인도 미래적이죠. 생각지도 못 했던 엣지 화면!
바로 그 부분부터 시작입니다. 엣지 스크린이 사용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듯이 디자인은 한 발 앞서 트렌드를 리드해야 하죠. 얼마나 갤럭시의 디자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고민했는지를 지켜봤어요. 10명의 참가자 모두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을 펼쳤지만, 제품을 보는 즉시 미래의 모습이 곧바로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그리고 패셔너블해야 하죠. 이곳은 산업 디자인 경진대회가 아니니까요.
미국과 파리, 이탈리아 <보그> 화보 속에서도 갤럭시를 봤었어요. 굉장히 패셔너블하던데요? 지난 3월, 파리에서 열렸던 ‘갤럭시 S6와 S6 엣지’ 론칭 행사장도 세계적인 패션 피플들로 가득해서 놀랐답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많이 연구합니다. ‘갤럭시 S6와 S6 엣지’ 출시 전 꽤 오랜 시간 패션 전문가들을 만나 피드백을 모았어요. 온종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사진을 찍고, 공유하고, 메시징을 하는 직업 군 중 패션계만큼 치열한 곳이 없잖아요? 당시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갤럭시 S6와 S6 엣지’ 를 위한 피드백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이죠.
그들은 어떤 피드백을 전해줬나요?
기술적인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일례로 패션쇼를 보면서, 혹은 굉장히 멋진 오브제를 보면서 곧바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잠금 화면을 켜고 카메라 앱을 누르거나 혹은 잠금 화면에 있는 카메라 앱을 클릭하는 순간 놓친다는 사실을 들었어요. 손에 든 모바일에서 곧바로 홈 화면을 두 번 클릭하면 카메라가 자동 실행되고 화면만 터치하면 곧바로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죠.
피드백을 디자인에 반영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기술이 담길 그릇, 디자인까지 고려해야 하니까요. 한 손에 잡힐 만큼 콤팩트하지만 스크린은 더 커졌고, 스와로브스키가 반짝이는 컬러가 곱지만 쉽게 깨지지 않는 강화유리를 사용했어요. 출시 직후, SNS에서도 패셔너블한 세팅 사진에 갤럭시가 자주 등장하더군요. 여성 사용자들의 호감이 높아진 것 같아요.
기술도 디자인에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군요?
모바일 디자인은 ‘손바닥 안’을 설계하는 거예요. 가볍고, 스크린은 좀 더 커지고 화질은 선명해지는 등 획기적인 기술이 담기니까요. ‘S6 엣지’의 왼쪽과 오른쪽 화면이 휘었다면 그 공간엔 기존에 차지하던 부품이 놓일 수 없죠. 부품이 놓일 자리가 없으니, 내부 회로도 전부 수정됩니다. 더 좋은 부품이 들어가야 하는데 나날이 더 얇아지고 가벼워져야 하는 현실이죠. 디자인을 하면서 고려해야 할 건 셀 수 없이 많아요.
실제로 많은 여성 사용자들이 갤럭시에 묻고 싶어한 질문이에요. 왜 베이비핑크 색 갤럭시는 출시되지 않는 걸까요(진한 핑크색만 출시됐죠)?
핫핑크! 이 얘긴 꼭 디자인팀에 공유할게요(웃음). 하지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제품이 출시될 때까지 디자인 전문가들은 생활,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통계자료를 조사하고 결과를 도출합니다. 아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지표죠. 단순히 ‘지금 유행하는’색을 찾지 않아요.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잘 어울리며, 앞으로 ‘유행하게 될’ 색과 선을 고르죠. 마땅한 이유가 존재한 요소들을 선택합니다. 디자이너로서 한 발 앞서 미래에 가 있어야 하죠. 트렌드를 이끌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 선택이 맞았다는 시장의 반응을 느낄 때 희열을 느낍니다.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인 수지 멘키스가 럭셔리에 대해서 얘기하던 중, ‘미국과 유럽에선 최신 삼성 휴대폰을 모피 코트보다 선호한다.’ 고 말했어요.
스마트 폰은 일상이죠. 하지만 1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제품입니다. 매일 사용하는 고가의 제품이 스마트 폰 말고 또 있을까요? 최고의 기술과 디자인이 담겼고, 사용자와 끊임없이 교류(체험) 할 수 있는 것. 그게 스마트 폰이에요. 아주 은밀하고 개인적인 럭셔리죠.
‘갤럭시 S6와 S6 엣지’ 가 최종 디자인으로 낙점되기 전, 수많은 디자인이 탈락했겠네요?
그렇죠. 다 제 자식 같아요. 지금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 세상에 보여주리라 늘 다짐하죠. 최종 디자인으로 선정된 ‘갤럭시 S6와 S6 엣지’도 시중에 나오기 전까지는 굉장히 거친 테스트를 거친답니다. 주머니에 넣은 채 깔고 앉는 것부터, 바닥에 마구 던져지고 달리는 자동차에 밟히기까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 같은 디자인들이 구르고 던져질 땐 가슴이 아프죠.
모바일 디자인을 위해선 어디로부터 영감을 얻나요?
전 세계 방방곡곡. 계속 얘기하는 것이지만 모바일은 사람과 가장 친숙한 전자 제품입니다. 일상과는 뗄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이 일상이라는 것이 60억 인구 모두 달라요. 최 첨단의 트렌드가 흐르는 대도시만이 일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렇게 트리에스테에 비행기를 타고 와 보니 작은 항구를 마주했듯, 인도, 아프리카… 생소한 곳과 생각지 못 했던 풍경이 가득하죠! 그때마다 새로움을 경험하고 영감을 얻죠. 디자이너에겐 굉장히 소중한 경험입니다. 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위한 출장을 자주 권해요. 아주 작은 시골부터 대도시까지, 새로 마주할 수 있는 색과 오브제가 있는 모든 곳으로!
‘갤럭시 S6와 S6 엣지’의 다음 세대가 궁금합니다.
8월 경 새 모델이 공개됩니다. (네모난 스마트 폰이 갑자기 동그란 원반이 될 순 없지만) 새로운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사용자의 일상과 밀접한 디자인이 완성됐죠.
젊은 작가들이 상상했던 미래형 ‘갤럭시 S6 와 S6 엣지’ 스마트폰 케이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밤낮으로 다른 아우라가 펼쳐지는 도시, 트리에스테를 배경으로 큼지막하게 들어선 작품을 감상해보시길!
- 에디터
- 홍국화
- 포토
- Courtesy of SAMSUNG
- 영상
- Coutesy of 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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