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7 S/S 밀란 패션위크 – 런웨이와 스크린 속 프라다
미국 영화 감독 데이비드 러셀 (David O. Russell)과의 협업 쇼에는 대머리황새 깃털이 달린 여성스러운 옷을 만나볼 수 있었다.
어딜 봐야하지? 메탈릭한 런웨이가 펼쳐졌다. 모델들 입고 나타난 심플한 블랙 드레스 위 반짝거리는 벨트, 블랙 브라와 큼직한 바지 위 단정한 체크 셔츠, 한 쪽으로 벨트가 메어져 있는 레인코트와 손목에는 핑크색 깃털과 같은 옷들이 눈 앞을 지나갔다.
“현실과 매칭하기 가장 웃겼어요.” 미우치아 프라다는 깃털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늘 톡톡 튀는 성격과 어울리게 그녀가 대화 중 갑작스레 데이비드 러셀 영화감독을 향해 박수를 치고 나서였다.
러셀 감독은 쇼에서 런웨이 배경에 영화 “Past Forward”를 상영했다. 도시 거리 위 바쁘게 뛰어가거나, 에스컬레이터를 급하게 내려가는 모습, 바닥에 버려져 있는 프라다 여행 가방과 같은 화면들로 현대 여성들의 생활을 그린 대사 없는 프라다 영화다.
영화 배우들 잭 허스턴(Jack Huston), 신쿠아 웰스(Sinqua Walls)와 쿠오스 윌(Kuoth Wiel), 그리고 오랜 친구인 네덜란드 출신 건축가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아수라장과 같았던 백스테이지 서 있었다. 그 와중, 미우치아는 내게 난해하지 않고 담백한 컬렉션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시즌 컬렉션을 통해 기존에 비해 훨씬 심플하고 현대적이며, 여성의 우아함을 새로 해석해봤어요.”
“‘우아함’이란 단어는 조금 촌스러운 것 같지만, 의미가 깊은 단어에요. 실용적이고, 민감하면서도 현실적인 현재 패션을 최대한 현대적으로 풀어봤어요. 저에게 우아함이란 바로 이렇게 심플한 것들이에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번 2017 S/S 시즌은 전형적인 프라다 컬렉션이었다. 이 옷들은 실용적이면서도 모던하며, 꽉 조인 랩 가디건과 높은 슬릿이 들어간 스커트 또는 무릎 길이의 스커트에 매칭한 깅엄 체크 셔츠를 입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현대 여성을 위한 옷들이었다.
다양한 패턴을 멋지게 믹스한 이번 컬렉션은 오피스웨어에 상상력을 살짝 더한 룩들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납작한 클러치 백과 센스있는 샌들 위에 입은 브라, 또는 펄럭이는 깃털 장식이 있었다.
프라다는 이번 시즌으로 모든 여성들의 삶을 꾸몄다. 깔끔한 옷장 속, 꽃무늬 반바지에 체크무늬 재킷을 매칭할 지 고민하는 여성이 눈에 그려졌다.
이 컬렉션의 모든 피스를 다양하게 매칭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린트 무늬와 민무늬, 스커트 또는 쇼츠… 액세서리는 마치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며 주는 상처럼 체인이 달린 커다란 올림픽 메달 같이 생긴 명판이 포함되어 있었다.
쇼를 마치고 나서, 데이비드 러셀은 미우치아와 그녀의 남편 파트리지오 베르텔리(Patrizio Bertelli)가 밀란 외곽에 차린 폰다지오네 프라다에서 영화의 풀 버전을 상영했다. 런웨이에서 조금씩밖에 안 보여줬던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11월에 로스 앤젤레스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쉽지 않았을텐데 그가 용기를 내어서 쇼에 함께 해줬어요. 그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을거에요.” 미우치아는 영화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 둘은 처음부터 생각이 비슷했어요. 감정, 공포, 사랑과 같은 여성이 느끼는 것들을 주제로 다뤘죠.”
전 세계적으로 줄어든 매출로 인해 프라다는 보기에도 담백하고 입기 쉬운, 대중적인 옷을 선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우치아의 에너지와 창의성이 더해져 단순히 매출을 올리려는 컬렉션이 아닌, 그 이상의 쇼로 보여졌다.
- 글
- 수지 멘키스
- 포토
- COURTESY OF @SUZYMENKESVOGUE INSTAGRAM, IN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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