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Good
로꼬는 멋진 한 해를 보냈다. 무명의 래퍼에서 〈쇼미더머니〉의 첫 우승자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음원 강자로, 자기만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 모범적인 래퍼의 스웩은 열심히 살아온 스물여덟 살의 로꼬 자신이다.
“로꼬라는 이름으로 처음 무대에 오른 게 2012년 5월, 우리 학교 축제 때였어요. 무명이나 다름없다 보니 자리를 뜨는 관객도 많았고 아무도 노래에 집중하지 않았어요. 그때 <쇼미더머니>에 나갈 결심을 했죠.” 국내 힙합 음악의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이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시선은 당시만 해도 부정적이었다. 우려가 기대로 바뀐 건 로꼬가 등장한 후부터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 ‘Home’으로 파이널 무대에 오른 로꼬와 더블 케이는 <쇼미더머니>의 첫 번째 우승자가 되었고, 로꼬의 진심은 관객들을 울렸다. “방송 전까진 음악 하는 걸 반대하셨어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도 흑인음악을 좋아하시거든요. 특히 바비 킴 형의 팬이에요. 팬클럽에 가입하고 콘서트도 찾아다니고. 그래서 한때 제 목표가 바비 킴 형이 있는 기획사에 들어가는 거였어요.”
로꼬가 전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할 때 발생한 위약금을 재범이 대신 내준 일화는 유명하다. “정확히는 5,000만원을 빌려줬어요. 나머지 3,000만원은 어머니의 적금을 깨서 해결했고요. 고마웠죠. 당시 재범이 형 주변에선 반대가 심했던 걸로 알아요. 이제 막 시작하는 회사 입장에선 큰돈이잖아요. 그런데도 형은 괜찮다고 했어요. 대신 네가 열심히 하면 된다고.” 재범의 베팅은 대성공이었다. 투자금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전부 회수되었다. “1월 1일에 계약을 하고, 3월에 앨범이 나왔어요. 정산은 한두 달 걸리니까 아마 5개월 정도 걸렸을 거예요.” 그레이가 프로듀싱하고 크러쉬가 피처링에 참여한 ‘감아’였다.
로꼬는 요즘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다 해보는 중이다. 쉴 때마다 여행을 가고 좋아하는 옷도 실컷 산다. “일본에 좋아하는 브랜드가 많아서 두어달에 한 번은 가요.” 매일같이 운동도 하고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재범도 운동 마니아다. “그 형이랑 같이 운동하면 죽겠던데요. 따로 PT를 시작했어요. 몸이 변화하는 게 신기해서 열심히 하고 있죠.” 이번 연말 카운트다운 콘서트에선 웃통을 벗고 무대 위를 달리는 로꼬를 볼 수 있을까? “그건 제 이미지상 아직… 흐흐. 나중엔 또 모르죠.”
- 글
- 이미혜 (컨트리뷰팅 에디터)
- 포토그래퍼
- JANG DUK 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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