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피렌체맨 시모네의 이탈리안 조명

2018.11.02

피렌체맨 시모네의 이탈리안 조명

1963년, 피렌체 시내의 비아 로마나(Via Romana) 거리의 작은 공방에서 탄생한 조명 브랜드 일 브론제토(Il Bronzetto)에는 피렌체만의 예술적인 감각과 숙련된 장인의 손길이 고스란히 흐른다. 아버지가 시작한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시모네 대표는 브론즈, 브라스, 대리석이라는 최고의 소재를 미드센츄리 이탈리아 디자인의 향수와 모던한 감성으로 되살려 웜홀, 새틀라이트, 게아라는 새로운 컬렉션을 만들어 낸 장본인. 제품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피렌체 공방에서 장인이 손으로 제작한다는 일 브론제토의 흥미로운 브랜드 스토리를 성북동 모벨랩에서 만난 시모네 대표로부터 직접 들어보았다.

Workshop(3)

Q 1963년 시작된 ‘일 브론제토(Il Bronzetto)’의 역사 안에서 새롭게 웜홀, 새틀라이트, 게아 라인을 탄생시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내 평범한 일상에 뭔가 변화를 주고 싶어 웜홀(Wormhole), 새틀라이트(Satellite), 게아(Gea) 컬렉션을 만들었다. 언제부턴가 늘 나와 연관이 있는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주 오래된 과거는 아니지만 유년 시절의 향수 어린 것들, 늘 내 곁에 있어왔던 것, 할머니 집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아우르는 무언가를 말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내 디자인 활동의 큰 영감이자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다. 일 브론제토에서는 소재는 물론이고 영감의 요소에 있어서도 바로크적인 것 혹은 클래식한 것을 떠나 새로움을 창조해내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

Wormhole

Satelite

Gea

Wormhole Shades

Q 모벨랩에서 선보이는 이 세가지 라인에는 미드센츄리 이탈리아 디자인의 무드가 서려있는 듯한데, 당신이 기억하는 1960-70년대의 피렌체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1960-70년대는 창의력의 시대였다. 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상황이었기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만 했던 시절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1980-90년대까지도 이어졌고, 항상 그래왔듯 피렌체는 문화예술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다같이 무언가를 창조해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

Workshop Photo(1)

Q 대리석과 브라스, 브론즈라는 전통적이고 클래식한 재료들을 사용하지만, 쉐이드 컬러의 원색적인 바리에이션은 일면 펑키하면서 경쾌한 느낌을 풍기기도 한다. 이것은 일종의 의도이기도 했나?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토요일마다 나를 공방에 데리고 가셨다. 어려서부터 좋은 퀄리티의 소재와 부품들을 접한 탓에 지금도 최고의 대리석과 브라스 등을 사용해 제품을 만든다. 브라스는 아연과 동의 비율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고, 시간에 따라 색이 변화하는 아주 매력적인 소재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양한 컬러들을 강조했다. 개인적으로는 골드 컬러와 밝은 원색의 조합을 가장 좋아한다.

Q 일 브론제토의 미학을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나?

지금 시장에는 너무 많은 제품들로 넘쳐나지만, 일 브론제토 조명에는 다른 브랜드에선 담아낼 수 없는 역사와 느낌이 담겨 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퀄리티다. 물론 디자인도 좋아야 하지만, 디자인은 개개인의 취향과 연결되어 있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충족할 순 없다. 하지만 퀄리티는 늘 최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Q 조명은 미학적 아름다움과 기능의 밸런스를 잘 맞추어야 하며, 하나의 오브제로써 조각적 성격도 강하다. 일 브론제토 조명의 제작과정에 있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우리는 완벽함을 추구한다. 하지만 완벽함은 한 번에 이뤄내기 힘들기 때문에, 오랜 시간과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한다. 그리고 조명을 디자인하는 과정에 있어서 기능성(functionality), 아름다움(beauty), 그리고 소재(material)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Q 피렌체라는 찬란한 예술의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건 어떨지 궁금하다. 피렌체가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나?

피렌체는 항상 내게 영감을 주는 곳이다. 난 피렌체라는 도시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고, 지금도 영향을 받고 있다. 미술관, 박물관부터 역사적인 건축물까지 예술은 피렌체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린 시절 집에서 워크숍으로 걸어가는 길에 다양한 나라에서 놀러 온 관광객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보며 시야를 넓혀가게 되었고 더 오픈 마인드가 된 것 같다. 피렌체의 아름다움은 유명한 건축물, 예술작품 뿐 아니라 구석구석 모든 곳에 숨겨져 있다. 피렌체의 아름다움은 영원하다.

Q 모벨랩 방문은 처음이라고 들었다. 스칸디나비안 빈티지와 일 브론제토 조명의 조화를 직접 본 소감이 어떤가?

마법에 가까울 정도로 조화로운 거 같다. 비슷하게 따뜻한 톤을 가지고 있는 브라스와 우드도 너무나 잘 어울리고, 조명 쉐이드의 강렬한 컬러와 우드의 어울림도 아주 좋다. 모벨랩 쇼룸에 처음 들어왔을 때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Q 당신 집에는 일 브론제토의 어떤 조명들이 놓여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 집에는 웜홀과 새틀라이트가 하나씩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터키색의 웜홀이고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은 빨간색 새틀라이트이다.

RAL5018 turquoise

Q 일 브론제토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생산되고 사랑받는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이 일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물론 오랜 경험도 중요하겠지만, 회사가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이 일을 끊임없이 즐기고 사랑하기 때문일거다. 사랑하는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좋은 고객을 만나게 되고 또 다른 고객들과 자연스레 연결되게 마련이다. 우리의 클라이언트 중에는 페라가모 가문도 있는데, 좋은 인연이 되어 투스카니의 컨트리 하우스를 복원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3년 전에는 우피치 미술관의 보티첼리 그림 옆에 브라스 컬럼을 제작하는 일에도 참여했는데, 피렌체 시민으로서 매우 뿌듯한 시간이었다.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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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아, 유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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