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riginal Man
예술가 존 발데사리가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거나 느끼고 싶어 하는 욕망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다.” 이 얄궂은 욕망 때문에 예술가도, 배우도 탄생했다. 고수는 연기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대단한 야심 대신 순정을 품고 이 역할을 충실히 이행 중이다. 더 성공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쇼비즈의 세계에서 설사 그가 자기 발끝만 보고 걷는다 해도, 고수는 고수다. 여전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지, 안부를 물으며 시작한 고수와의 매우 사적인 인터뷰.
고수는 질문을 부르는 배우다. 그와의 인터뷰에서는 시간을 3배속 정도 늦춰야 한다. 방금 내가 무슨 질문을 던졌는지 까먹을 때쯤 그는 답을 준다. 한참을 망설이고 배회하다가 어떤 문장을 툭 던지는데, 그 답은 또 다른 질문을 하게 한다. 그러면 그는 난감한 표정으로 “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라며 우는소리를 한다. 물론 답이 술술 나오는 인터뷰는 깔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질척거리는’ 인터뷰를 더 좋아한다. 모든 게 요철 없이 매끈한 시대, 두 인간이 만나 자기이야기를 어렵사리 꺼내고 하나라도 더 들으려 애쓰며 서로의 미숙함을 드러내는 시간이 꽤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시간 낭비라 치부하지 않는 배우를 만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에서 고수는 꽤 흥미로운 인터뷰이다. “우리가 2007년부터 2010년 정도 사이에 만났어야 했는데… (왜죠?) 제가 가장 이상하던 때거든요.(웃음) 생각이 많고 혼란한 시기였어요. 지금은 많은 것이 안정된 셈이죠. 한 인간으로서나, 연기자로서나.”
사실 이런 고수식의 정면 승부는 우리가 지난 2011년 여름 영화 <고지전>을 시작으로 2~3년에 한 번씩은 꼭 만나왔기에 가능했다. 그중 같은 해에 열린 미쟝센 단편영화제 개막식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명예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그가 무대에 섰다. 그리고는 지중해 해변에서 선글라스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눈부신 스포트라이트를 손바닥으로 가렸다. “조명 밖에서 이야기할게요. 절 따라오지 말아주세요.” 사람들은 웃었다. 그때 고수는 동그란 빛을 애인처럼 옆에 세워둔 채 발언했고,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을지언정 그가 꽤 편안해한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며칠 전 인터뷰에서 나눈 말 때문이었다. “자꾸 나더러 배우라고 하지 마세요. 나는 연기하는 사람에 불과해요. 다른 캐릭터의 삶을 대신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내가 생각하는 배우는 너무나 위대한 사람들이에요.” 6년이 지난 2017년의 어느 날, 나는 같은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내 이름을 치면 동의어가 많이 나와요. 배우 고수, 식물 고수, 북 치는 고수…(웃음) 너무 많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맨날 나에게 배우라고 하지 말라고 하고 다녔죠.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카메라 앞이나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사람일 뿐인데, 내가 생각한 배우는 너무 컸던 거예요. 배우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쉽게 타협하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어렵고 힘들기도 했지요.” 어릴 때부터 “너는 뭘 잘해서 이름이 고수니?”라는 질문을 100만 번은 더 받았을 고수는 처음 이 세계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온몸에 겸손함과 성실함을 장착한 것 같다. 수면 위로 존재를 드러낼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꽤 믿음직한 배우로 살아가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작품의 개봉을 기다리는 요즘, 무중력 같은 시공간에서 고수는 속을 끓이기도 한다.
“많이 떨리죠.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의도가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런 바람이 가장 커지는 시기죠. 영화를 함께 보면서 도슨트처럼 ‘저 때는 저랬어요’ 가이드 할 수는 없으니까요. 온전히 관객 스스로가 느껴야 하니, 제가 그 주파수를 잘 맞췄는지 늘 고심하게 돼요. 예전에요? 저는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하는 과정을 통해 늘 많이 배우려고, 알아가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면서 종종 시행착오도 겪는 훈련의 시간이었다 해야 할까? 하지만 많은 관객들과 공감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지고 보니, 그동안은 소통보다는 내가 빨리 알아가는 게 더 급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의 새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 그 주파수를 맞추는 것이었다. 영화는 하필 매우 센 원작을 골랐다. 서‘ 스펜스 소설의 마술사’라 칭송받는 작가 빌 S. 밸린저의 소설 <이와 손톱>. 무려 1955년에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련되고 독특한 구성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수작이다. 당시 <이와 손톱>이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을 때, 출판사는 결말 부분을 봉해두고는 그 부분을 뜯지 않고 가져오면 책값을 환불해주겠다는 약속까지 했을 정도다. 사실 이 정도의 서스펜스를 원작으로 삼는다는 건 반전 혹은 결말 노출에 대한 위험부담에 명성의 무게까지 견뎌야 하는 일종의 게임이다. 덕분에 <이와 손톱>을 읽은 관객도, 읽지 않은 관객도 연기로 설득시켜야 했던 고수는 지금 어쩌면 이들을 속여야 하는 대가까지 치르게 되었고 말이다.
어쨌든 지금 우리가 속 시원히 말할 수 있는 건 1950년대 미국의 어느 마을을 근대의 경성으로 옮겨왔다는 것, 20세기식 서스펜스를 맛볼 수 있다는 것 이외에는 별로 없다. 덕분에 우리는 스무고개식의 대화를 나누어야 했다. 고수가 제시한 첫 번째 단서. “살인사건이 났는데 사체가 없어요. 사체가 없는 살인사건. 피해자는 바로 저죠.” 경성이라는 공간으로 짐작할 수밖에 없는 어느 시대, 운전수 최승만을 살해한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이 체포되고, 미스터리한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이 펼쳐진다. 고수가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 역을 맡았고, 김주혁이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으로 분했으며, 여러 실력파 배우들이 이 경성발(發) 서스펜스에 가속도를 더한다. 최승만은 과연 무엇을 위해 죽은 걸까? 클래식 서스펜스에 대한 기대 덕분에 감독이 교체되는 등 이 영화의 곡절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가장 결정적인 힌트는 바로 고수라는 배우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고수는 매 작품마다 메소드 연기의 창시자인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의 후계자라도 된 것 같았다. 귀에 귀마개를 넣고 일부러 안 들리게 해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는 말론 브란도도 백기를 들 것이다. 그는 외진 전당포에서 일하는 규남이를 연기할 때 작은 방을 구해 3개월 동안 살았고(영화 <초능력자>), 이틀에 한 번 자면서 깜깜한 집에서 은둔했으며(영화 <백야행>), 화약 냄새, 땀 냄새를 씻어내지 않았다(영화 <고지전>). 극 중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메소드 연기’라는 단어는 흔하고 촌스러워졌다. 그러나 이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낸 적 없는 그는 인물과의 간극을 줄이는 것으로 연기를 시작했을 뿐이다. “<초능력자> 땐 외국인 친구들 다 불러 모아 함께 지냈어요. 그땐 저를 배우가 아니라 형처럼 편하게 생각하게 하는 것이 큰 숙제였거든요. <백야행> 땐 잠을 안 잔 덕분에 윗집 물 내려가는 소리까지 다 들을 만큼 온 신경이 예민해졌죠.” (창백한 얼굴이 인상적이었던 <백야행>의 요한은 대사나 동작이 아니라 존재로 연기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시도가 전혀 없었다. 필요 없었던 게 아니라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스릴러라는 장르는 배우로 하여금 제 본분에 충실하게끔 만든다.
“이번 영화는 스토리의 힘이 더 중요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마음속에 갖고 있는 생각이 그대로 보인다고요. 내 속에 있는 걸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런 마음을 품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그게 보이고, 느껴진다고 믿어요. 이번 영화에서도 그랬지만, 저는 그걸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시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고수라는 배우가 가진 이중성도 좋은 단서가 된다. 그는 무표정하게 있을 땐 속을 알 수 없고, 활짝 웃을 땐 들에서 꽃을 꺾다 온 사람 같다. 드라마 <황금의 제국>에서 고수가 맡은 장태주는 정의와 복수 때문에 ‘제국’에 발을 들였으나 고장 난 기관차처럼 폭주하다 결국 파멸해버린 남자였다. 그때 박경수 작가는 고수를 염두에 두고 극본을 썼다고 했는데, 당시 나는 지독하게 자기 PR을 아끼는 고수를 회유해 이런 얘기를 들었다. “작가님이 저더러 가만히 있을 때에는 그다음에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이 나올지 잘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고지전>의 장훈 감독은 고수가 입은 김수혁이라는 인물의 결이 풍성해지는 과정을 목격하고는 그를 더 끝까지 밀어붙였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내가 최근 잃어버린 딸을 찾아 헤매는 (배 나온) 아버지 역할(영화 <루시드 드림>), 혹은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존재하지 않을 만큼 근사한 남자 윤태원 역(드라마 <옥중화>)을 맡은 고수를 보면서 자꾸만 그의 그림자를 찾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배우를 꾸준히 만난다는 것은 그 역사의 목격자를 자처하는 일이다. 여러 번의 인터뷰를 거치며, 나는 고수가 어떤 작품을 선택할 때 연기로 세상을 제패하겠다는 식의 대단한 야심이 있는 게 아니라 생경한 상황에 처한 자기 모습을 궁금해하고 발견하고자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성공은 무서운 집중력과 반복적 학습의 산물이다”라는 문구를 증명이라도 해내려는 듯 말이다. 이를테면 지난겨울에 종영한 51부작 드라마 <옥중화>는 그에게 주말 밤의 브라운관에서 시청자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인 셈이었다. 그 시간대의 고수는 좀 낯설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다. <덕혜옹주>에서 덕혜옹주의 동갑내기 조카 이우 왕자로 특별 출연한 그는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신의 한 수’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익숙함과 익숙하지 않음 사이에서 길을 찾는 시간은 어쩌면 지금 고수가 전성기인가 아닌가의 문제보다 중요할 수 있다. 등산을 즐겨할 때도 그는 늘 걷고 또 걸어 길을 만들었다.
그런 고수는 실패한 작품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보통은 성공과 실패로 나눈다. “한두 작품으로 배우가 결정되는 건 아니잖아요. 잘될 때도, 잘 안 될 때도 있고, 좋은 영화도, 조금 덜 좋은 영화도 있죠. 중요한 건 본인이 어떻게 했는지예요.” 결과물이 성에 차지 않을 땐 실망하지 않나? “하죠. 왜 그랬을까, 하는 고민을 일기에 다 적어둬요. 그때 맞다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아닐 수도 있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 모른다고 생각해야 할 때도 있고. 정답은 없지만 계획은 생기죠. 아, 다음엔 이렇게 해봐야겠다.” 지금은 딸기 케이크를 먹지만, 다음엔 초콜릿 케이크를 먹어봐야지, 그런 건가? “아직 해야 하는 작품은 많고, 저는 어리니까요.” 젊은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여전히 들어요.” 무려 스물여섯 작품에 출연했는데도? “작품 수를 안 세어요. 아직 안 해본 거, 시도하고 싶은 게 있으면 시작인 거죠.”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시작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부러워진다. “이 직업은 시작과 끝이 분명해요. 새로운 작품과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익숙해지고, 다시 헤어지고, 또 새로운 시작을 하죠. 할 때마다 긴장되고 설렐 수밖에요. 나이와는 상관없어요. 저만 그런가요?(웃음)”
인터뷰 중간, 고수가 지금 막바지 촬영 중인 또 한 편의 영화 <남한산성>의 한 장면을 휴대폰으로 보여주었다. 흰 한복을 입고는 봉두난발에 엉망이 된 얼굴로 눈 쌓인 산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모습을 누가 찍어 보낸 모양이다. 영화에서 그는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으로 숨어들어 고립무원의 상황에 있는 임금의 격문을 성 밖의 군대에 전하는 평민 역을 맡았다. 고수는 촬영이 없는 날에도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박희순 등 쟁쟁한 배우들이 있는 현장에서 동료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좋은 영화다, 잘 만든 영화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언제나처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처음의 마음으로 그렇게 했다.
인터뷰 당일의 출근길, 문득 자신감이란 어쩌면 젊음의 부산물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고수도 어떤 일에 자신감을 드러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에게 자신감이란 연기할 때 거추장스럽기만 한 근육 같은 거다. “자신감이 뭔가요?(웃음) 제가 출연한 작품을 빠짐없이 봤다는 분을 만났을 땐 뿌듯하고, 힘든 시기를 견디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했을 때 자부심을 느끼곤 했지만요. 자신감을 갖기보다는 자신을 믿어야죠. 내가 부끄럽지 않으면 될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고 주저할 때 어머니께서 늘 해주신 말씀이 있어요. ‘네 마음이 편한 대로 해라.’ 점점 보이는 자신감보다 양보하고 지는 게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그가 평소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은 ‘너, 잘 살고 있니?’. 반듯한 이목구비의 청년으로 등장해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라는 명대사를 남긴 박카스 CF로 데뷔한 지 20년이 되었지만, 너무나 큰 사랑을 받는 동안에도 끝내 버리지 않은 질문이다.
예술가 존 발데사리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거나 느끼고 싶어 하는 욕망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다.” 이 얄궂은 욕망 때문에 예술가도, 배우도 탄생했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재현하여 목격하도록 돕는 배우의 역할은 특히 이해 불가한 일들이 날마다 터지는 요즘 들어 더욱 중요해졌고, 고수는 이를 충실히 이행 중이다. 그가 얼마 전 어느 영상 인터뷰에서 “배우란 편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답한 것도 그런 이유다.
“내가 배우일까? 배우가 뭘까? 그런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어떨 땐 아닐 비(非) 자에 사람 인(人) 자를 써서 배우(俳優), 즉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요. 물론 현장에서 연기할 땐 가끔 내가 아닌 것처럼 핑 돌 때도 있지만 그래도 배우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다 연기하려면 내가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맨날 선한 역할만 할 순 없는 노릇이고, 그 반대편에 있는 역할도 해야겠지만 어떤 역할이 되었든 따뜻하게 바라보고 싶어요. 그렇게 내 또래 세대들이 나중에라도 추억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그나저나 고수는 웬만한 남자 배우들은 한 번쯤 다 거쳐간다는 건달 역할을 한 적이 없다. “<무간도> 같은 영화 좋죠. 하지만 아직은 어떻게 해도 우스워 보일 것 같고, 안 어울릴 것 같고… 주름이 좀더 생기고 흰머리가 좀더 많아지면 그때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과일차와 카페라테를 주문하며 시작한 인터뷰는 2시간 반을 훌쩍 넘겼다. 최근에 봤다는 연극 <청춘예찬>이 재미있었는지, 배우가 왜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라 생각하는지, 어쩌다 그렇게 사과를 잘 깎게 되었는지도 다 캐묻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나는 이 순정주의자와 작별의 악수를 나누면서 벌써 다시 만나 안부를 물을 그날이 기다려졌다. 그의 바람대로 “밝고 아름다운 영화”면 금상첨화겠지만, 아니어도 상관없다.
- 에디터
- 윤혜정
- 포토그래퍼
- KIM YEONG JUN
- 스타일리스트
- 박태일
- 헤어 스타일리스트
- 박미형(아우라)
- 메이크업 아티스트
- 문혜은(꼼나나뷰티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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