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게 잘랐는데 한 달도 채 안 되어 벌써 질리기 시작했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자르고 머리를 감는 것까지는 쉬운데, 관리하기가 은근히 어려운 게 단발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노력한 듯 안 한 듯 세련된 머리를 연출해주는 헤어 스타일리스트! 우리는 없으니까요.

부디 어깨까지만이라도 빨리 자랐음 좋겠다고요? 장기전인 만큼, 처음부터 두피와 모발의 건강을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르고 싶다는데 무슨 소리냐고요? 오랫동안 관리하지 않은 머리는 모발 끝이 갈라지기 쉽습니다. 그 상태에서 계속 머리카락을 방치하면 끝에서 시작된 갈라짐이 점차 모근 쪽으로 타고 올라오게 되죠. 그러므로 끝부분을 미리 다듬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잘라낸다고 그만큼 더 속도가 붙는 것은 아니죠. 열심히 기르는데 1cm 다듬는 것마저 아까울 수도 있고요. 하지만 무조건 기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 원하는 기장까지 힘들게 버텨놓고 나중에 더 많은 부분을 잘라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잦은 펌과 염색으로 손상된 머리라면 특히 더 신경 써주세요. 적절한 기간은 평균 10주에서 12주 사이.

매일 과도한 양의 샴푸로 두피와 머리카락을 씻어내면 오히려 더 많은 기름, 가려움증, 비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틀 혹은 사흘에 한 번 샴푸를 사용할 경우 두피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기름이 머리카락에 스며들어 더 건강한 모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머리를 길게 기를 예정이라면 이런 천연 기름은 꼭 필요하죠! 지푸라기처럼 뻣뻣하고 건조한 모발이 긴 기장만으로 예뻐 보일 순 없으니까요.

매일 적어도 하루에 여섯 시간에서 여덟 시간 정도 모발은 베개 위에 붙어 있게 됩니다. 바로 수면 시간이죠. 생각해보면 방에서 빠진 머리카락을 가장 많이 발견하는 곳도 침대 위 아닌가요? 뉴욕의 피부과 의사 제스엔 알루왈리아(Jesuen Ahluwalia)는 <굿 하우스키핑>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상이 적을수록 머리카락을 쉽게 기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베개 커버를 실크로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모발 손상을 줄여줄 수 있죠.” 실크 커버는 표면이 부드러워 마찰이 적고 머리가 엉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막 감고 난 머리의 물기를 손으로 쭉 짜낸 뒤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바싹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둘둘 싸매는 것이죠. 수건이 머리카락의 물기를 흡수하는 동안 아이 크림도 발라야 하고, 눈썹도 그려야 하고, 할 게 많기 때문입니다. 좀 불편하더라도 내일부터는 이 단계를 스킵해주세요. 혹은 일반적인 수건 대신 극세사 면이나 티셔츠를 활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젖고 약해진 머리카락이 수건 섬유와 만났을 경우 너무 많은 손상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숙여 거칠게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비비는 동안 모발은 엉키고, 빠지고, 갈라지는 수모를 겪는답니다.

빗질을 시작할 땐 어디서부터? 보통은 정수리죠. 하지만 틀렸습니다. 엉킨 머리, 특히 젖은 머리일수록 머리카락 끝에서부터 빗질을 시작해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군요. 이렇게 하면 머리가 훨씬 덜 빠지는 것은 물론 모발 표면의 손상도 막을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천연모를 이용한 브러시를 사용하면 두피에 무리가 가지 않고 모발을 더욱 부드럽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빗질하기 전 오일을 몇 방울 떨어트리는 것도 팁!

셀러브리티 헤어 스타일리스트 채즈 딘(Chaz Dean)은 머리를 기르려고 할 때 머리카락을 나무처럼 생각해보라고 말합니다. 만약 뿌리와 토양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나무가 건강하고 길게 자랄 수 없다는 사실을요. 두피도 마찬가지입니다. 머리카락의 성장은 두피 관리에서 시작되죠. 매일 쓰는 샴푸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확인해보셨나요? 건강하고 순한 성분으로 두피를 깨끗하게 관리해줄 때, 모발이 무리 없이 쭉쭉 자라날 수 있답니다. 혹시 두피 상태를 확인해본 적이 없다면 두피 관리 숍에서 1회 테스트라도 진행해보세요. 전반적인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답니다. 두피가 붉고 각질이 많이 올라온 상태라면 값비싼 모발용 트리트먼트가 다 무슨 소용일까요?

머리카락을 자라나게 하는 영양분은 어디서 공급될까요?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에 달려 있죠. 종종 좋은 피부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비타민, 단백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머리카락은 저절로 자라나기를 기다리기 쉽습니다. 두피도 피부의 한 부분인 것 아시죠? 인스턴트, 밀가루 대신 신선한 생선, 콩, 견과류 등을 충분히 섭취해주세요. 말 그대로 머리끝까지 영양분이 전달될 수 있도록 말이죠!

두피와 모발에 열을 가하는 헤어 스타일링 도구를 최소한의 횟수로 사용해야 합니다. 매일같이 모발을 상하게 하면 결국 1~2년이 지나 원하는 기장이 되었을 때 지저분한 끝부분을 모두 잘라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니까요. 물론 중요한 날에는 어쩔 수 없죠. 하지만 헤어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 대신 찬 바람으로 머리를 말려주거나, 선풍기를 이용해주세요. 웨이브를 넣을 땐 시중에 나와 있는 고데기 대신 플라스틱이나 고무 소재 웨이브 툴을 활용해주는 것도 방법! 꼭 열을 가하는 기구를 사용해야 하는 날에는 머리카락을 완벽하게 말린 뒤 열 보호 에센스를 사용합니다. 고데기의 온도는? 최대한 낮게 유지해주세요.

머리를 다 감고 난 후에 두피와 모발을 꼭 찬물로 헹궈주세요! 너무 춥다고요? 단 몇 초만이라도 꼭 시도해보시길. 매일매일 찬물로 마무리해주면 모발이 열을 빼앗기지 않고 수분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머리카락 표면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이죠. 하루에 몇 초만 투자해보시겠어요? 장기적으로 보면 큰 차이를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는 뿌리를 위해 매달 염색을 하고 있다면, 이제는 멈춰야 할 때입니다. 짧은 단발 혹은 어깨 기장의 머리가 원하는 만큼 길게 자라나려면 최소 1년에서 2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때까지 같은 헤어 컬러를 유지하려면 몇 번 더 염색을 해야 하는지 계산이 되시나요? 모발과 두피에 손상은 이미 예정된 순서죠. 특히 예민한 두피에 자주 화학물질을 발라주면 건강한 모근이 유지되지 못해 머리가 잘 자라지 않을 수 있다고 하네요. 머릿결도 마찬가지. 아름다운 긴 생머리는 고사하고 주변에서 트리트먼트 케어나 단발을 권할 만큼 상해 있을지 모릅니다. 이미 밝은색으로 염색한 상태라면 뿌리 염색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어두운 컬러를 마지막으로 덮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