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슨의 유연한 세계
세상이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마녀 ‘스칼렛 위치’가 돌아온다. 언니 올슨 자매의 유명세와 마블 유니버스 세상과 무관하게 창조된 엘리자베스 올슨의 영리하고 유연한 세계.
지난해10월에 있었던 마블 유니버스 10주년 기념 촬영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수많은 수퍼히어로들과 한자리에 있으면 대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마블 유니버스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존재하는지 그날 처음 깨달았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엄청난 배우들을 한자리에 만나는 건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오랫동안 함께 작업을 한 사람들이 모여서 특별한 한 컷을 촬영하는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나도 어느새 마블 유니버스 5년 차인데 이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건 정말 재미있다. 이 독특한 프랜차이즈 세계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라 할지라도 그 일부가 될 수 있어 행복하다.
<인피니티 워> 예고편을 보며 많은 예측이 오간다. 일단 스칼렛 위치는 무엇이 달라지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마지막 장면에서 암시했듯 스칼렛 위치는 캡틴 아메리카 팀으로 숨어 다녀야 하는 신세다. 그러다 보니 눈에 띄지 않기 위한 기능적 차원에서 메이크업과 헤어 컬러를 바꿔야만 했다. 네일 컬러마저도 튀지 않도록 꼼꼼하게 설정했다.
스칼렛 위치의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드는지 말해준다면?
그녀의 초능력이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좋다. 걱정하고, 분노하고, 고통을 느낄수록 스칼렛 위치의 힘은 강해진다. 그런 감정적인 면이 꽤 멋지지만 통제되지 않아 무서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인피니티 워>에서는 스칼렛이 그 힘을 어떻게 잘 통제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 아픔이 많은 캐릭터이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데 그러다가 ‘비전(폴 베타니)’과 가까워진다. 비전은 로봇이지만 스칼렛과 친해지면서 인간적으로 성장한다. 둘만의 따뜻한 이야기가 <인피티니 워>에도 계속된다.
지금까지 필모그래피를 보면 블록버스터와 독립영화 사이의 균형이 돋보인다. 혹시 ‘이번에는 큰 영화를 했으니 다음에는 예술적인 독립영화를 해봐야겠다’ 같은 규칙을 가지고 작품을 고르나?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어벤져스>처럼 어마어마한 물량을 투자해서 세계 전역에서 관객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은 특별하다. 그리고 이야기가 강렬해서 빠져드는 시나리오도 있다. 다양한 감독과 다양한 영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계속 큰 규모의 블록버스터만 하며 그 세계에 갇혀 있고 싶지 않고 스스로 여러 가지 기회를 만들어서 참여하려고 한다. 세계적인 블록버스터와 50만 명 정도 흥행을 해도 내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영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한다.
얼마 전 미국 독립영화 시상식에서 데뷔 작품상을 수상한 <언프리티 소셜 스타(Ingrid Goes West)>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당신이 연기한 캘리포니아 출신 인스타그램 스타는 정말 재미있는 캐릭터였다. 코미디 영화를 더 해볼 생각은 없나?
코미디를 굉장히 좋아해서 다음 주부터 블랙코미디인 <쏘리 포 (유어??) 로스(Sorry for (Your??) Loss)> 촬영에 들어간다. 남편을 잃은 젊은 미망인이 장례식 이후 겪는 일을 다루는 매우 재미있는 시트콤이다. 우리 매니지먼트 회사가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시나리오였는데 내가 프로듀서와 주인공을 맡게 되면서 함께 개발했다. 더 멋진 것은 페이스북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TV 시리즈라는 점이다. 페이스북 계정이 있다면 로그인을 해서 어디에서나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다!
<언프리티 소셜 스타>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더니 이번엔 페이스북으로 가나?
사람들이 페이스북으로 ‘좋아요’를 가장 많이 누르는 때는 아이가 태어난다거나 결혼할 때다. 서로 잘 알지는 못해도 특별하면서 보편적인 경험을 남들과 공유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쏘리 포 (유어??) 로스>가 페이스북에 어울리는 프로젝트다.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점도 멋지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많은 걸 배우는 데다가 배우로서는 TV 시리즈 연기가 처음이라 매우 흥분된다.
그런데 페이스북 계정이 없지 않나? 못 찾았다.
그렇다. 만든 적 없다.(웃음)
캐릭터를 고르는 재주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캐릭터에 주로 끌리나?
<언프리티 소셜 스타>의 인스타그램 스타 테일러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인물이고 웃음이 터져 나오는 캐릭터여서 끌렸다. <윈드 리버>의 FBI 요원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연기해보고 싶었다. 주인공의 능력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그녀의 자신감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 알고 싶었다. 나는 그런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서 말이다.
그럴 리가! 당신은 언제나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절대 아니다. 그렇게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아니다. 늘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수줍음도 많은데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험난한 할리우드에서 그런 자신을 어떻게 지켜내고 있나?
어릴 때 사람들이 붐비는 공간에 있으면 불안해졌고 낯선 이와 대화라도 하게 되면 긴장이 됐다. 대학 시절에도 워크숍에서 발표하는 걸 힘들어했다. 몸이 막 떨리고 심장이 마구 뛰었다. 하지만 연기를 좀더 배워서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나는 내 일의 일부인 홍보를 잘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심각할 정도였던 불안감은 많이 줄어들었고 편안하게 지내려고 한다. 계속 나아지고 있다.
쌍둥이 올슨 자매는 연예계 대선배다. 언니들로부터 배운 것이 있나?
언니들은 내 인생의 본보기 같은 사람들이다. 어릴 때부터 언니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언니들은 놀라울 정도로 배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스펀지 같다. 이 세상의 크리에이티브한 것엔 모두 관심을 가지며 그에 대한 모든 정보를 기억한다. 내가 조금이라도 언니들을 따라 하면 아마 괴짜처럼 보일 것이다.(웃음) 언니들은 내 결정을 늘 지지해주고 내가 실수할 때마다 격려해준다. 그런 언니들이 있다니…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본인의 불안과 초조와는 별개로 건강하고 밝은 캘리포니아 걸을 대표하고 있다. 다른 도시에 갔다가 혹시 자신이 캘리포니아 사람이라고 깨달은 때가 있나?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것? 물론 아름다운 뉴욕과 런던도 좋아한다. 뉴욕에서 8년 동안 살았는데 많은 사람들과 공원과 거리를 사이좋게 공유하며 바깥세상을 즐기는 게 좋았다. 그러다가 집 밖을 나서면 항상 장소를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에 지치기 시작했고 내가 나무와 뒷마당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깨달았다.
얼마 전에 스물아홉 살이 되었다. 20대 마지막 해를 기념하기 위해 어떤 이벤트를 가졌나.
친한 친구들과 소박한 피크닉을 다녀왔다. 나는 나이 드는 것에 굉장히 긍정적이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30대가 얼마나 좋은지 말한다. 자신감이 생기고 더 편안해졌다고 해서 나이가 드는 것을 반기고 있다. 어릴 때부터 항상 원숙하고 현명한 여자들을 우상화하곤 했다. 나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까? 30대가 되는 내년과 향후 10년이 정말 기다려진다.
- 에디터
- 조소현
- 포토그래퍼
- MICHAEL SCHWARTZ
- 글쓴이
- 홍수경(영화 칼럼니스트)
- 스타일리스트
- 윤애리
- 스타일 어시스턴트
- Esther K im, Allison Cartagena
- 헤어
- Mark Townsend(@Starworks)
- 메이크업
- Jo Strettell(@Tracey M attingly)
- 프로듀서
- Steven Williams, Christian Meshesha(@X 2 P roduction)
- 프로덕션 어시스턴트
- Chantal McB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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