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 5분으로 ‘모델 체간근’ 만들기
아름다움이 곧 건강함은 아니지만, 건강하면 반드시 아름답다. 이것이 뷰티 에디터가 몸의 정렬을 다루는 이유다.
2 하루 단 5분으로 ‘모델 체간근’ 만들기
지난해 5월 일본에서 출간해 1위로 전 서점을 ‘올킬하고’ 이달 국내에서도 출판한 책이 있다. 약 3만 명의 체형을 관리해온 보디 메이킹 트레이너 사쿠마 겐이치의 <체간 리셋 다이어트>가 그 주인공! “한 동작에 1분, 하루 5분씩 2주 만에 3.5kg을 감량할 수 있다”는 혹하는 슬로건, 이거 실화냐?
먼저 낯선 용어, ‘체간’부터 짚고 가자. 체간은 척추동물의 몸 가운데 중축을 이르는 말로 이 부위가 약해지면 골반이 앞이나 뒤로 기울고 틀어진다. 골반이 흐트러지면 자연히 근육이 영향을 받는다. 저절로 많이 쓰는 곳과 거의 쓰지 않는 곳으로 나뉘며 몸의 밸런스가 깨지는 거다. 사쿠마 겐이치는 재미있는 실험을 예로 든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근육을 분석한 결과 톱 모델과 일반인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전자는 항상 다리뼈가 지면에 수직으로 서기 때문에 허벅지 바깥 근육을 전혀 쓰지 않고 배, 등, 엉덩이 같은 체간 근육만 활발히 사용한다. 일반인은 정반대다. 체간을 효율적으로 쓸 줄 몰라 골반이 앞이나 뒤로 기울어 있고 다리 바깥 근육을 주로 많이 사용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화된다는 것. 체간과 다리 안쪽 근육을 사용해 걸으면 소비 열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저절로 몸매가 좋아지고 그것이 유지되지만 체간이 무너지면 몸이 허물어지며 앞 뒤, 옆으로 울퉁불퉁 퍼지고 구부정해진다. 빈익빈 부익부 몸매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는 거다.
‘체간 리셋 다이어트’는 그가 모델 에이전시에서 수많은 모델을 가르치면서 몸소 터득한 방법으로 체간의 근력을 키워 몸을 가장 바른 상태로 리셋하는 효과를 노린다. 체간의 다양한 근육을 강화하는 단 다섯 개 운동만으로 배, 등, 견갑골 주변의 근육과 목에서 갈비뼈에 이르는 근육, 엉덩이와 허벅지로 흐르는 근육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자극한다. 이렇게 하면 모델들이 그러하듯 무의식적으로 전신 근육을 고루 사용하게 돼 기초대사가 올라가고 에너지를 더 많이 쓰는 몸으로 변한다는 이론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에요.” 요가움 이유주 대표 역시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근육은 일단 한번 제대로 자극을 받으면 운동이 끝난 후에 하는 일상적인 동작 중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사쿠마 겐이치는 체간 운동을 하면 정렬이 좋아져 관절이 건강해지고 불필요한 지방이 사라지며 몸이 가벼워진다고 설명한다. 모든 순환에 막힘이 없고 그 결과 부기와 통증은 사라지고 변비가 완화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는 것’. 그리고 습관을 바로잡는 데 필요한 시간은 하루 단 5분이면 족하다.
엎드려서 다리를 쭉 펴 들기, 역시 엎드려서 무릎 구부려 하체 들기, 의자에 앉아 다리 들기, 맞잡은 팔 머리 뒤로 넘기기, 웅크려 앉았다 기지개 켜듯 일어나기. 글로 적고 보니 더 단출해 보이는 이런 동작을 각 1분씩, 하루 5분 수행하는 것만으로 살을 빼고 몸의 정렬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의구심에 인터뷰를 청했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과도한 유산소 운동이 필요없어요. 일주일에 9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면 단백질이 분해되어 근육량이 줄고 기초대사가 저하되니까요. 체간 리셋 운동은 하루 5분만 하는 것이 딱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매일 3세트 이상 하면 주당 90분을 넘기 때문에 하루 한도를 2세트까지로 설정해 10분을 넘지 않게 설계했어요.” 사쿠마 트레이너는 1세트만 해도 정말 괜찮다고 안심시킨다. “근육은 정확하게 자극하면 약 1분 동안 전체 에너지를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근육을 단련하고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서라면 3~6세트씩 운동을 하겠지만 체간 리셋 다이어트는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깨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하루 1세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3주 차부터 운동을 주 3회로 줄여나가는 이유도 명확했다. 근육은 같은 동작에 익숙해지면 잘 변화하지 않는 성질이 있기 때문. 2주 동안 매일 운동을 해 내성이 생긴 상태라면 신선한 자극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휴식기를 두는 게 좋다.
“어떤 운동이든 자신이 잘 쓰는 근육을 먼저 사용하여 동작하기 때문에 짧아진 근육은 더욱 타이트하게, 늘어진 근육은 더욱 신전되어버리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 체간 운동도 마찬가지 아니겠냐”는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한다. “그렇기 때문에 틀린 동작을 하기 어렵도록 세부적인 부분까지 고려해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의자에 앉아 다리를 드는 3번 운동은 다리를 움직일 때 자칫 어깨까지 위아래로 움직이기 쉽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손으로 의자 가장자리를 잡으라고 하는 거죠.” 물론 처음에는 버벅거릴 수도 있고 원하는 곳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근을 의식해서’라는 설명이 있어도 웬만큼 근육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올바르게 의식하며 운동하지 못한다. “하지만 책에서 설명하는 대로만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해당 근육을 사용할 수 있으니 안심하세요.”
<보그>와 함께 이 운동을 먼저 경험해본 퍼스널 트레이너 정은진은 “정교하게 잘 짜인 동작과 흐름”이라고 평했다. “일주일 정도 후부터 힘이 들어가는 부위와 자세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어요. 체간 운동 직후에 평소대로 구부려 앉으면 오히려 몸이 어색하더라고요.” 자연히 허리가 펴지고 골반이 후방으로 돌아가, 등을 말고 앉으면 몸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나쁜 자세를 취하면 몸이 불편하다니! 이것보다 반가운 소식이 어디 있겠나. 언제나 구부정한 자세로 모니터에 집중하는 편집 디자이너와 포토 리터처도 시간 대비 운동 효과가 크고 체력이 좋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후기를 전해왔다. “고난도 자세가 아니라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면 마음은 뿌듯하겠지만 육체의 피로감이나 부상 위험을 피하기 힘들죠. 다음 날 또 그 고난을 이겨낼 생각을 하면 운동 가기가 싫어지잖아요. 무리가 될 요소가 전혀 없고 실수가 일어나기 쉽지 않은 데다 단순해서 매일 하기 굉장히 좋은 운동이죠.” 이유주 대표의 첨언이다. 하루 5분은 핑계를 댈 수 없는 시간이다. 밑져야 본전일 정도의 자투리 시간이기도 하다.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있나?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안주영
- 모델
- 스완, 김이현
- 헤어
- 한지선
- 메이크업
-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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