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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포 선셋> 속 노트르담 대성당

2019.04.18

영화 <비포 선셋> 속 노트르담 대성당

지난 15일 오후, 프랑스 파리 구도심 시테섬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습니다. 전 세계가 사랑한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붉은 화염에 휩싸인 첨탑이 마침내 무너져 내리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은 숨을 죽인 채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5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불은 모두 꺼졌고, 첨탑 주변은 처참하게 변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통한 걸까요? 다행히 화마가 덮친 가운데에도 노트르담 대성당의 가장 중요한 구조물인 두 종탑과 내부에 있는 오르간은 무사합니다. 또 소실된 첨탑 끝을 장식한 수탉 청동조상도 화재 폐기물 더미에서 극적으로 발견해 회수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가장 큰 아름다움 중 하나였던 10m 원형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도 살짝 그을렸을 뿐 무사합니다. 또 400여 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결과 예수 가시면류관, 루이 왕의 튜닉 등 소중한 유물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자리한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영화 <비포 선셋(Before Sunset)>에도 등장한 바 있습니다. <비포 선셋>은 전작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에 이어 많은 이들이 손꼽는 로맨스 영화 중 하나죠.

<비포 선라이즈>에서는 비엔나로 향하던 미국 남자 제시(에단 호크 분)와 파리로 향하던 프랑스 여자 셀린(줄리 델피 분)은 기차 안에서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비엔나 역에 내린 두 사람은 해가 뜨기 전까지, 끝없는 대화를 이어가며 사랑을 키워갑니다. 꿈같은 밤이 지나고 해가 뜰 무렵, 두 사람은 6개월 후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고 헤어지지만 결국 약속은 어긋나고 말죠.

그리고 9년이 지나, 두 사람은 파리에서 다시 만납니다. <비포 선셋>에서는 재회한 제시와 셀린의 이야기는 파리의 낭만적인 풍경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오랜 기억을 더듬으며 애틋하게 서로를 갈망하는 두 사람은 충동적으로 센강 유람선을 타는데요, 이때 제시가 노트르담 대성당을 발견하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파리에서 퇴각할 때 노트르담 대성당에 폭발물을 설치했다지. 현장에는 폭파 스위치를 누를 병사만 남았는데, 결국 폭파시키지 못했어. 노트르담의 아름다움에 압도됐기 때문이지.” 제시의 말을 들은 셀린은 “진짜야?”라고 묻고, 제시는 “몰라, 어쨌든 멋진 얘기지?”라고 답합니다.

사실 노트르담 대성당은 18세기 프랑스 혁명 당시 왕권에 대한 반발과 종교의 횡포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 때문에 파괴될 뻔했습니다. 혁명이 계속되는 동안 노트르담 대성당의 일부 장식은 부서졌고, 내부는 헛간으로 이용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1831년 빅토르 위고가 장편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를 발표하면서 뒤바뀝니다. 추한 외모를 가진 노트르담 대성당 종지기 콰지모도와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담은 작품인데요, 작품 속 아름다운 분위기를 통해 성당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노트르담 대성당은 보수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아름다운 파리 풍경과 함께 깊이 자리한 노트르담 대성당. 우아하고 견고한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을 하루빨리 되찾길 많은 이들이 기원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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