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흔들릴 때는 <버티고>
<버티고>라는 제목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버틴다’는 의미가 가장 먼저 떠오를 텐데요, 제목에 담긴 의미는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한국말 같지만, 사실은 ‘현기증’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Vertigo’를 그대로 옮긴 제목이거든요.
영화 <버티고>는 고단한 세상을 버티는 이들에게 건네는 영화입니다. 아슬아슬한 하루 속에서 애쓰는 청춘들을 위한 나지막한 위로이기도 해요.
초고층 사무실에서 계약직 디자이너로 일하는 ‘서영(천우희)’은 무기력함과 우울함에 빠져 있습니다. 시달리고, 소모되고, 지치는 일의 반복 속에 불안해하죠. 직장에서는 다음 재계약을 보장받지 못하고, 연인 ‘진수(유태오)’는 연락이 잘 안 됩니다. 재가한 엄마는 술에 취한 채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합니다. 가족도 모두 제각각이죠.
일도, 사랑도, 가족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는 건 없고, 세상 모두가 나에게 등을 돌린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되죠. 결국 서영은 우울함과 이명 현상에 시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영은 회사 건물 창밖으로 한 남자를 보게 됩니다. 로프 하나에 매달려 빌딩 외벽을 청소하는 ‘관우(정재광)’입니다.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높은 빌딩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남자는 서영에게 어떤 위로를 건넬까요?
서영이 겪는 불안과 고통은 어떻게 보면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도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빌딩 숲,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으니까요.
<버티고>는 지난 12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천우희의 세밀한 캐릭터 묘사는 놀라움을 안겼죠.
천우희는 지난해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으나 <버티고>와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많이 극복했다는군요.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버티고> 속 대사는 마치 나에게 한 이야기 같았다. 많이 지친 것을 조금이나마 알아주는 것 같아 힘이 됐다. 지쳐 있던 마음을 다시 치유하는 느낌이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버티고>는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과연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트리플픽쳐스
추천기사
-
Lifestyle
메종 페리에 주에가 선보이는 예술에 대한 찬사
2025.03.14by 이재은
-
패션 뉴스
과감한 시도와 도전이 그리웠던 2025 가을/겨울 파리 패션 위크 하이라이트
2025.03.14by 신은지, 한다혜
-
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지수의 이유 있는 선택, ‘뉴토피아’
2025.02.10by 이숙명
-
패션 뉴스
뎀나의 구찌행이 의미하는 것
2025.03.14by 안건호, Nicole Phelps
-
Beauty
궁극의안티-에이징 & 브라이트닝 리추얼 '디올 프레스티지 뤼미에르' 컬렉션
2025.03.06by 서명희
-
패션 뉴스
구찌-발리-질 샌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모네 벨로티의 행보
2025.03.14by 황혜원, Hilary Milnes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