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있는 연말 연초 선물 10
연말 연초 선물로 뭐가 좋을까 내내 고민되는 계절이 왔어요. 바우하우스 달력부터 겨울을 따듯하게 감싸줄 울 블랭킷까지 받는 이에게 나의 센스 있는 감도를 전할 수 있는 아이템 10가지를 소개합니다.
찻주전자
바야흐로 주전자가 필요해지는 계절입니다. 불에 올려 물을 끓이고 차 한 잔을 기다리는 시간이 겨울을 따듯하게 만드는 행위가 아닐까요? 1960년대 핀란드에서 발표된 이 주전자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 타임리스 아이템이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주방의 오브제로도 제격이에요. 보고 또 보아도 군더더기 없이 아름다운 형태를 갖고 있네요.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주인공 사치에가 정성스럽게 드립 커피를 만들 때 사용하던 바로 그 주전자랍니다.
종이 인센스
눈이 내리는 어느 날, 이 어여쁜 빈티지 박스를 선물로 받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 무엇이 들었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말이죠. 1900년대의 박스를 복각하여 제작한 종이 상자 안에는 소책자 12개로 구성된 종이 인센스가 담겨 있답니다. 발삼나무와 바닐라, 장미 향 등 달콤하고 은은한 여러 향을 만끽하면서 살균 기능과 함께 마음의 안정까지 찾을 수 있어요. 1885년 종이로 만든 인센스는 프랑스 국민의 70%가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청정제인데요, 6개월간 향료에 담가 말리는 작업을 통해 제작합니다.
꽃병
꽃을 선물하는 것도 좋지만 꽃병을 선물하는 건 더욱 특별합니다. 꽃이 곧 시들어버리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아름다운 화병만으로도 공간의 무드가 예술적으로 달라질 수 있거든요. 헬싱키의 디자인 스튜디오 칵시코(Kaksikko)가 만든 무토의 리지(Ridge) 화병은 테라코타 특유의 자연 질감과 줄무늬 음각, 움푹 파인 조형성이 더해져 꽃을 꽂아두지 않아도 그 자체로 하나의 조각처럼 보입니다.
2020 수첩
성공을 부르는 습관 첫 번째가 다이어리를 쓰는 거라고 하죠. 아담한 A6 사이즈의 이 단아한 노트는 호보니치 테초 다이어리 수첩입니다. 도쿄의 유명 문구점 로프트(Loft)에서 10년간 인기도 1위를 고수하는 이 제품은 매일의 기록을 목표로 출시되고 있어요. 다이어리뿐 아니라 레시피 메모나 드로잉을 하기에도 편리한 구성을 갖고 있으며 특히 2020년 버전은 아트앤사이언스와 협업해 표지에도 유니크한 로고를 함께 각인해 소장 가치를 높입니다.
인센스 버너
향을 피우는 우아한 행위는 이 조용하고 느리게 흘러가는 겨울에 무척 잘 어울립니다. 영롱하고 투명한 유리로 만든 이 인센스 버너는 후각뿐 아니라 시각적으로 만족감을 주는 제품이 아닐 수 없어요. 책상이나 침실에 둔 향이 서서히 타오르며 주변 공기를 새롭게 만드는 순간은 자연스럽게 명상의 시간으로 이끌어줍니다. 더불어 선물해준 이의 따듯한 마음까지 절로 떠오르지 않을까요.
2020 캘린더
언젠가부터 캘린더가 연말의 필수품 목록에서 사라졌는데요. 필요한 물건이지만 예쁜 캘린더가 없었던 탓이 아닐까요. 디자인 면에서 2020이라는 숫자만으로도 특별해질 새해의 멋진 달력이 여기 있습니다. 바로 바우하우스 데사우에서 제작한 캘린더인데요. 바우하우스 데사우 학교 선물과 마이스터 하우스의 공간 디테일을 매월 그래픽적으로 추상화한 멋진 이미지 12개가 담겨 있어요. 책상 앞이나 거실 한쪽에 걸어두는 것만으로 감각적인 한 해가 되겠네요.
울 블랭킷
갖고 있으면 추운 겨울이 내내 포근하고 따듯한 아이템이 바로 담요죠. 바우하우스 직물 공방의 마이스터였던 디자이너 군타 슈톨츨의 패턴이 모티브가 된 군타 울 블랭킷입니다. 군타 패턴 특유의 심플하고 세련된 컬러 베리에이션이 적용된 이 담요는 볼드한 블랙 & 아이보리 스트라이프와 톤 다운된 청록색, 네이비 컬러가 배치되어 있어요. 무릎에 덮고 있거나 케이프처럼 슬쩍 어깨에 두르면 감각적인 패션이 완성될 것 같아요.
오크 도마
얼핏 보면 한 점의 추상화 같지만, 독특한 미감을 자아내는 이 물건은 오크목으로 만든 도마랍니다. 원목 위에 먹색을 올리고, 패턴을 조각해 제작한 도마는 러시아 북부의 공예 기법에서 탄생했다고 해요. 마치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표면은 올려놓은 음식마저도 예술적으로 만들어줄 것만 같아요. 오크목이 지닌 타닌 성분은 자연 살균 기능이 있어 시간이 지나도 안전하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도마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바겐펠트 글라스 화병
바우하우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빌헬름 바겐펠트의 1960년대 유리 화병입니다. 푸르스름한 색감은 차갑지만 모던한 느낌을 풍기며 담백하면서도 완벽한 라인은 바겐펠트 디자인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빈티지 제품이라 언제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라는 점도 특별한 선물의 의미에 포함되겠죠. 게다가 바우하우스 100주년이었던 만큼 올해를 마무리하는 소장품으로 가장 센스 있는 선물이 될 거예요.
캐시미어 머플러
겨울의 완성은 머플러가 아닐까요? 따듯하고 부드러운 새하얀 캐시미어 머플러라면 누구라도 화사해질 거예요. 포근한 담요 한 장과 같은 브랜드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OU(오유)의 시그니처 머플러는 내몽고 산양의 오리지널 캐시미어에 머스터드 옐로로 포인트를 주어 보온성과 부드러운 촉감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겨울의 매일을 책임질 아이템인 만큼 높은 품질과 일상의 어느 곳과도 어울리는 디자인은 필수겠죠.
- 에디터
- 박선영(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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