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 <호흡> 촬영 현장 비판
한 여배우가 자신의 출연작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작품을 두고 쏟아낸 신랄한 의견. 단순히 주목받기 위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독립영화계의 작업 형태, 현장의 실제 분위기 등을 언급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용기를 낸 배우는 윤지혜입니다. 그녀는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SNS를 통해 영화 <호흡> 촬영 당시 겪은 부조리함을 폭로했습니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응원이 아닌 비판을 한 이유가 뭘까요?
<호흡>은 지난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 피렌체, 시드니 등 각종 영화제에 초청돼 인정받은 화제작입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권만기 감독의 졸업 작품이기도 하죠. 언론 시사 후 영화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윤지혜는 시사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아이를 납치한 후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정주’, 그리고 납치되었던 날 이후 인생이 무너져내린 ‘민구’가 우연히 다시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습니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악연의 소용돌이 속에 선 인물들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윤지혜는 극 중 ‘정주’로 변신했습니다. 그녀는 저예산 영화 <호흡>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돈을 떠나 본질에 가까워지는 미니멀한 작업이 하고 싶었다”고 밝혔는데요, 정작 촬영장은 엉망진창이었다고 그녀는 밝혔습니다.
“아무리 극단적인 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이라도 배우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현장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가장 좋은 연기가 나옵니다. 저는 온갖 상황이 다 엉망진창으로 느껴지는 현장에서 하필 그런 감정을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장문의 글을 통해 언급한 당시 촬영장의 문제와 사건은 대략 이렇습니다.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뛰어내려야 했던 상황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허가받지 않고 몰래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 후 정처 없이 도망 다녀야 했던 상황
-촬영 도중 무전기, 휴대폰, 알람이 계속 울려 감정이입이 어려웠던 상황
-스태프 지인들이 훈련받지 않은 채 단역에 투입
-이 모든 상황은 통제 불능이었으며,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주인 없는 현장’
윤지혜는 글을 통해 시종일관 촬영 현장이 “부조리했고 상식 밖이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녀는 애정을 가지고 작품에 참여한 만큼, 다른 배우들에게도 이런 상황을 알리고 경고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입니다.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인가요?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한‘, ‘묵직한‘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습니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습니다.”
애정과 노력을 쏟아부은 작품에 날을 세우고 싶은 배우가 어디 있을까요. 뒤에 감당할 몫을 감싸 안으면서까지 목소리를 낸 윤지혜. 그녀를 향한 영화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KA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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