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고민 종결자
청순이냐 시크냐, 안전이냐 모험이냐, 자르느냐 기르느냐 고민일 때, 헤어계의 짬짜면이자 유럽 스트리트 스타일의 만능 키, 언더컷이 있다.
세상에는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버려야만 하는 일이 분명 있다. 그런 선택만으로도 충분히 인생이 복잡하다. 그러니까 둘 다 가질 수 있을 땐 굳이 하나만 고르려고 애쓰지 말자. “외국에서 미용실에 갔어요. 머리를 자를지 기를지 결정 못했다니까 스타일리스트가 ‘그럼 둘 다 하세요’라면서 언더컷을 권하더라고요. 로커나 하는 머리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만만하더군요.” 40대 한국 여성 S씨가 언더컷에 입문한 계기다.
해외 매체는 2020년에도 젠더리스 스타일이 계속 유행할 거라 전망한다. 틸다 스윈튼과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쇼트컷, 샤를리즈 테론이 <분노의 질주 9>(2020년 개봉 예정)에 하고 나올 거라 알려진 보울컷, 클리퍼 자국 선명한 사이드컷이나 투블록도 여전히 유행이다. 하지만 얼굴과 그 언저리의 터럭은 1mm 차이로도 인상을 바꿔놓는지라 선뜻 변신을 꾀할 수 없다. 그럴 때 유용한 게 언더컷이라는 체험자 S씨의 증언이다.
“저는 옆과 뒤를 밀었어요. 하지만 워낙 모량이 많아서 윗머리만으로도 일반 여성 1인분 헤어스타일이 나와요. 오히려 머리숱이 많아서 짧은 단발을 하면 삼각김밥처럼 보였는데 언더컷을 하니까 일자로 떨어지는 단발을 할 수 있더라고요. 이젠 겉머리가 더 길어서 C컬이니 S컬이니 한국인이 좋아하는 참한 거, 여성스러운 거, 화려한 거 다 할 수 있어요. 머리를 묶으면 클리퍼로 민 부분이 드러나면서 터프해 보이고요. 덜 지루하고 머리 말리기 좋고 여름에 시원하고… 여러모로 만족합니다. 저처럼 머리숱 많은 사람에겐 실용적인 이유에서라도 강추해요.”
그럼에도 여성 언더컷이 유럽만큼 한국에서 대중화되지 않은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다. “확실히 한국 사람들이 ‘남자 같아 보인다’면서 싫어하더라고요. 외국인들은 오히려 좋아하고요. 너무 과격해 보일까 봐 걱정이면 뒷머리부터 조금씩 밀어보는 것도 좋아요. 클럽에 갈 때만 배드애스(Badass) 스타일로 변신할 수 있게. 언더컷이 유럽에선 몇 년째 인기인데 한국에선 조용하다는 건 지금 그걸 해야 한다는 뜻 아니겠어요?”
2020년 새로운 변신을 꿈꾼다면 생각해볼 문제다. 여기 몇 가지 샘플이 있다.
긴 머리는 남기고 펑키함은 더한 셀레나 고메즈의 언더컷. 당신의 상사는 당신이 머리에 무슨 짓을 했는지 절대 모를 거다.
https://www.instagram.com/p/Bh6f_T3g_j7/
드라마 <빅 리틀 라이즈>의 조 크라비츠. 긴 레게 머리와 언더컷의 조화가 ‘부자 동네에 사는 섹시한 보헤미안 요가 강사’라는 아이러니한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
샤를리즈 테론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분노의 질주 9> 현장 사진. 일종의 바가지 머리(Bowl Cut)인데 바가지 아랫부분을 짧게 자르고 색상을 달리해 더욱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로자먼드 파이크의 레드 카펫 헤어. 언더컷을 하면 단발도 깔끔한 업두 스타일이 가능하다.
2015 오스카 시상식의 스칼렛 요한슨 vs. 영화 <복스 룩스(Vox Lux)>(2018)에 록 스타로 출연한 나탈리 포트먼. 전자는 언더컷 쇼트 헤어를 드레시하게 연출한 것, 후자는 옆머리를 딱 붙여서 언더컷 느낌을 낸 것이다.
- 에디터
- 조소현
- 글
- 이숙명(칼럼니스트)
- 사진
- GettyImagesKorea,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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