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WITH A PLAN
‘Plan C’의 디자이너 카롤리나 카스틸리오니(Carolina Castiglioni)가 처음 서울에 왔다. ‘마르니’에서 13년간의 스페셜 프로젝트 디렉터 임무를 마친 그녀의 비전.
처음 한국에 와서 한 일은 뭔가요? 새벽 1시에 공항에 착륙했고, 바로 지금이 서울에서 처음 맞는 아침이에요. 여기 오기 전 서울 여자들은 창의적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서로 다른 두 가지 요소가 충돌하는 ‘플랜씨’를 입었을 때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죠. 2020 S/S는 세 번째 컬렉션이에요.
컬렉션을 관통하는 화두는 뭐죠? 어느 시즌이든 중요한 요소는 ‘나라면 사서 입을까?’를 고민해요. 그런 뒤 디자인 요소인 옷감, 부자재 등을 정하죠.
많은 아이템이 진열돼 있지만, 그중 눈길을 사로잡는 건 옷과 가방에 그린 드로잉입니다. 제 딸 마르게리타가 그린 그림이에요. 지금 여섯 살인데, 세 살 때 그린 그림을 간직하고 있다가 브랜드 론칭 후 그 그림을 적용해봤어요. 딸아이가 가족과 친구들의 초상화를 그린 거죠. 어떤 면에서 매우 기하학적인 데다 캐릭터의 표정도 재미있어요. 이제 이 그림이 플랜씨에 중요한 캐릭터가 되었답니다.
1년에 두 차례 컬렉션을 공개하고 있는데, 보다 빨리 생산하고 즉각 구매하는 방법을 도입할 계획은 없나요? 사실 지금보다 더 많은 옷이 필요하지 않아요. 두 번에 나눠 컬렉션을 발표하지만, 트렌드를 따르지 않기에 컬렉션과 컬렉션 사이에 또 다른 시즌이 없어도 된다고 봅니다.
지난가을 밀라노 패션 위크 때 선보인 프레젠테이션에서 들은 조언 중 기억에 남는 건 뭔가요? 모델들의 배경을 비닐로 덮었어요. 비닐 뒤에는 자동차가 주차돼 있었고 사람들도 지나갔죠. 현실 세계와 새로운 세계를 구분하고 또 겹쳐지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이 장치에 대해 칭찬을 많이 들었어요.
이번 시즌 당신이 생각하는 시그니처 룩은? 에메랄드 그린의 워크웨어 스타일 재킷, 깔끔하게 떨어지는 초록색 바지, 남성복 셔츠를 입은 듯한 오버사이즈 셔츠, 새로 선보인 클래식한 크로스보디 백!
협업 아티스트를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학과 결이 맞는 아티스트여야 해요. 두초 마리아 감비(Duccio Maria Gambi)라는 이탈리아 아티스트가 있어요. 전 세계 플랜씨 매장의 설치물을 디자인했죠. 또 밀라노와 뉴욕에서 일하는 마르코+마리아(Marco+Maria) 듀오는 캠페인 영상 작업을 함께 했어요. 그들과는 처음부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어요.
현재를 사는 여성들은 어떤 옷을 원할까요? 낮과 밤,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다용도의 옷. 무엇에든 믹스해도 좋고 기능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죠.
- 패션 에디터
- 남현지
- 포토그래퍼
- 김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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