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와 벨라의 엄마, 욜란다가 말하는 ‘라임병’
만성피로, 근육통, 기억력 감퇴… 그 유명한 지지와 벨라의 엄마 욜란다 하디드는 라임병을 일컬어 ‘보이지 않는 질병’이라 말한다.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 알렉 볼드윈(Alec Baldwin)의 뒤를 이어 최근 욜란다 하디드(Yolanda Hadid)와 벨라 하디드(Bella Hadid) 모녀도 라임병 투병 소식을 알렸다. 지금도 수많은 유명 인사가 고통받는 이 질병이 1975년에 처음 보고되었다는 사실을 알면 놀라울 수 있다. 그 후 46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진드기로 옮겨지는 이 질병에 대한 정보는 충격적일 만큼 적다. 만성피로, 근육통, 심각한 기억력 감퇴 등 여러 증상으로 나타나는 라임병은 만성 질병으로 굳어져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병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더 놀라운 건 아직도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최근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라임병 투병 소식을 알린 그녀의 둘째 딸 벨라 하디드처럼 57세의 욜란다 하디드 역시 이 ‘보이지 않는 질병’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고백했다. <베벌리힐스의 진짜 주부들(The Real Housewives of Beverly Hills)>의 스타 욜란다 하디드가 개인적 고충을 <보그>에 털어놓았다.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마워요, 욜란다. 요즘 어때요? 아주 좋아요. 계속 그래야 할 텐데 말이죠. 아시다시피 만성 라임병에 대한 치료법이 없잖아요. 병에 차도가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라임병의 매개체가 되는 진드기는 세계적으로 꽤 흔한데, 라임병 환자가 얼마나 많고 심각한 질병인지 왜 아직도 많은 사람이 모를까요? 라임병에 대한 교육 부족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라임병 진단이나 치료가 잘 안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죠.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대표 증상을 규정하기 어렵다는 점, 검사 민감도(감염된 사람을 감염되었다고 진단할 비율)가 낮다는 점, 치료 실패율이 높다는 점.
라임병에 대해 충분히 공론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욜란다, 최근엔 벨라까지 라임병 투병 소식을 밝힌 건 고무적인 일이었죠. 솔직하게 투병 사실을 알리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우리가 가진 문제를 의미 있는 메시지로 바꿔서 전달해야 한다고 늘 말하죠. 둘 다 우리가 사용하는 플랫폼에 셀카만 올리는 건 옳지 않다고 봐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줄 플랫폼으로도 사용하려고 노력하죠. 우리 스스로에게 불편한 이야기를 공유해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좀 더 높이려고 합니다.
당신과 벨라에 이어 아들 앤워 하디드(Anwar Hadid) 역시 라임병을 앓고 있어요. 세 사람이 어떻게 라임병에 걸렸는지 짐작 가는 일이 있나요? 아이들은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에 있는 농장에서 유년기를 보냈어요. 말도 타고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죠. 사실 우리 셋 모두 진드기에 물리거나 유주성 홍반이 생겼던 기억은 없어요. 하지만 또 모르는 일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진단을 받았고 또 어떤 증상을 보였나요? 늘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해왔어요. 세 아이를 가진 싱글 맘이자 사교적인 커리어 우먼으로서 말이죠. 하지만 언제부턴지 그렇게 해낼 수 있던 힘이 조금씩 빠져나간다는 걸 깨달았어요.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났어요. 극심한 피로, 브레인 포그(Brain Fog, 뇌에 구름이 낀 듯 멍해지는 증상), 기억력 감퇴, 단어 구사의 어려움, 불안감, 불면증, 편두통, 관절통, 근력 저하, 눈부심, 림프선 염증, 경미한 안면 신경 마비 등이었죠. 모든 증상이 저를 우울하게 만들었어요.
당신의 몸이 경고한 거군요? 맞아요. 하지만 저는 완벽주의자라서 약한 모습을 보일 여지조차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도 티 내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텼어요. 하지만 증상이 점점 더 악화되자 진실을 숨길 수 없었어요. 결국 벨기에에 있는 의사로부터 라임병 진단을 받았죠.
라임병을 일컬어 ‘보이지 않는 질병’이라고 표현했어요. 이 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긴 해요. 안타깝게도 다른 만성 질환이나 정신 질환처럼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아픈 것처럼 보이지 않는 병이죠. 눈에 보이는 증상이어야 받아들이기 쉬우니까요. 많은 사람이 만성 라임병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믿지 않는 듯해요. 직접 겪어보기 전엔 모른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셈이죠.
본인이나 벨라, 앤워의 라임병 진단이 일이나 대인 관계, 전반적인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라임병을 앓아온 지난 10년은 악몽 같았어요. 그러나 삶이란 어떤 건지, 살아남으려면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지도 배웠어요. 저의 ‘뉴 노멀’은 자신을 잃지 않고 더 천천히 가는 거예요. 완벽하지 않은 진짜 제 모습을 사랑하는 법도 배웠어요. 이 땅에서 가족, 친구들과 보내는 모든 순간에 감사하게 됐습니다. 돌아보면 힘들었던 모든 시간이 전화위복이 되어 돌아온 것 같군요.
단 하루도 더 못 살겠다고 생각한 날이 있었다고 말한 적 있는데, 그럼에도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한 동력은 뭔가요? 눈앞이 캄캄한 지옥 같던 매일매일, 제가 느낀 고통을 말로 표현하려니 어떻게 어떤 말로 운을 떼야 할지 모르겠군요. 심지어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던 날도 있었거든요. 이 병에 완전히 굴복하고 말았으니까요. 밤마다 죽고 싶었어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죠. 제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을 거예요.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매우 중요해요. 수많은 사람이 침묵 속에 고통받고 있으니까요.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상태를 판단해선 안 돼요.
좀 더 구체적인 해결책이 있나요? 제 삶은 완벽이란 단어와 거리가 멀어요. 하지만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죠. 잠도 충분히 자고 최대한 유기농 식품을 섭취하려고 해요. 요가는 물론 매일 명상도 하죠. 또 프리메디카(FREmedica)에서 나온 ‘Wave 1’이란 웰니스 기기도 차고 잡니다. LED 광으로 신체 세포를 비춰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죠. 이런 노력 덕분에 여러 증상에서 최대한 벗어나 생활하고 있어요. 감정이나 정신을 치유하는 건 병을 진단하는 것만큼 중요해요. 모든 일에 감사하게 됐어요. 라임병이라는 유별난 파트너 덕에 다시 사랑의 힘을 믿을 수 있게 됐으니 이 역시 인생이 제게 준 축복이라고 여깁니다.
같은 아픔을 겪거나 라임병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나요? <Believe Me>(맥밀란 출판사, 2018)라는 제목으로 저의 투병 여정을 담은 책을 발간했어요. 저와 같은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임플란트 주위염이나 임플란트 제거술, 치아 문제, 중금속, 기생충 등 잘 거론되지 않는 꽤 불편한 주제를 깊이 파고들었어요.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라임병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분들께 깊은 연민과 존경심을 느껴요. 기억하세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에요.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오는 그날까지 함께 이 병에 맞서 싸워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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