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워너비여, 영원하라!
음악으로 하나 된 여덟 남자의 목소리가 귀를 촉촉이 적신다. 내린 빗방울 수보다 MSG워너비를 사랑해.
몇 주째 음원 차트 1위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나를 아는 사람’과 ‘바라만 본다’를 듣고 있노라니 6월 13일 논현동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MSG워너비 8인의 <보그> 화보 촬영이 전생처럼 아스라하다. MSG워너비의 첫 완전체 스케줄을 축하하며 제작자 유야호가 보내온 샌드위치 도시락을 찍은 휴대전화 속 사진만이 그날이 실재했음을 증명하고 있달까. 역시 스타는 뜨기 직전에 섭외해야 하는 법. 6월과 7월 한 달 사이 MSG워너비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블루와 화이트를 테마로 단체복을 차려입고 <쇼! 음악중심>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고, 출근길 사진이 인터넷 뉴스를 도배하고 있으며, 배우 전여빈이 출연한 뮤비가 공개됐다. 팬 애칭이 ‘소금이들’로 정해졌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 생겼으며, 자그마치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했다. “곡 작업 같이 해볼 수 있나?”고 제안하는 에드 시런의 영상 메시지도 공개됐다. MSG워너비는 정말이지 우주 대스타가 되기 위한 수순을 차근차근 밟고 있다.
<놀면 뭐하니?>의 음악 프로젝트는 타율이 높기에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었다. 검증된 인물의 기발한 조합이 내 놓는 익숙하고도 신선한 음악. 싹쓰리, 환불원정대는 모두 그 공식에 따라 뜨거운 성공을 거두었다. MSG워너비는 거기에 ‘직업 무관, 나이 무관, 경력 무관, 오직 목소리 하나로 가슴을 울리는 자’라는 조건을 달면서 진정성을 더했다. <복면가왕>의 형식을 차용한 블라인드 오디션 그리고 유야호의 뛰어나면서도 편견 없는 귀는 20대부터 50대까지 최대 스물아홉 살이 차이 나며 배우, 래퍼, 개그맨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덟 명으로 구성된 남성 보컬 그룹을 탄생시켰다(지석진은 “합창단 말고 이런 조합이 어디 있냐”고 감탄했는데 정말 그렇다). 게다가 분홍색이냐 남색이냐 뽑기와 다를 바 없었던 M.O.M과 정상동기의 소그룹 선정은 극적 재미를 더했지만 다름을 조화로 이끌어내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음원 순위가 말해주듯 여덟 명은 하모니를 이뤄냈고 덕분에 우리가 얼마나 사람의 목소리를 그리워했는지 깨달았다. 어떤 현란한 기계음이 나오고 또 어떤 극적인 영상이 등장해도 사람의 목소리만이 줄 수 있는 감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바이러스로 지친 이 계절에도 MSG워너비의 음악은 우리 가슴에 사랑을 남기는 중이다.
MSG워너비가 유재석이 즐겨 부르던 SG워너비의 대표곡 ‘Timeless’에서 시작했다면, <보그>의 MSG워너비 완전체 화보는 단톡방에서 이동휘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방송에 노출되었다시피 이들에겐 8인 단체 카톡방이 있다. 이상이는 사적으로 아는 멤버가 아무도 없었으나 보다 빠르게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던 공로를 단톡방으로 돌렸다. “사소한 이야기부터 일상을 공유하다 보니 금방 편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창모 형이 낚시를 하러 간다든지 동휘 형이 화보를 찍으러 갔다든지 취미 생활과 본업을 모두 알고 있거든요. 오늘은 계속 <보그> 촬영 얘기 중이죠. ‘형, 이런 컨셉이에요. 저 먼저 와서 찍고 있어요. 샌드위치 도착했어요. 밥 먹으러 오세요.’ 이런 얘기요. 팀 내에서 대답과 리액션, 보고 담당이에요.” 서로를 응원하고 밀어주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모 편의점에서 상시로 재생되는 박재정의 라이브 영상을 발견한 이동휘가 단톡방에 제보하는 식이다. 단톡방 자랑으로 분주한 가운데 말쑥하게 차려입은 지석진, 아니 별루지가 등장 했다.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한 아내의 권유로 꼼데가르송의 아방가르드한 스타일, 찢어진 데님도 입어봤지만 결국 자신의 패션 정체성은 ‘댄디’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별루지는 ‘패피’ 이동휘를 보더니 즉각 물었다. “동휘야, 화보 어떻게 찍어야 하니. 시범 좀 보여줘라.”
부캐 하나쯤 두는 세상이건만 MSG워너비 멤버들은 오히려 본명을 꺼내 들었다. 보컬리스트로서 정체성이 또 다른 자아라기보다는 오히려 숨겨놓은 진심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지석진이 가수로 데뷔했다는 과거는 그중에서도 강도 높은 놀라움을 안겼다. 게다가 활동곡 제목이 왜 ‘난 알아요’였던가. “박명수 씨처럼 개그로 시작해서 취미로 음반을 낸 줄 알아요. 하지만 가수로 준비 기간이 되게 길었어요. 진심으로 한 거예요. 친구 작곡가랑 곡 만들어서 데모 테이프 뿌리고 다니고 그랬는데 잘 안됐어요.” 2집을 내고 싶었지만 안되리란 걸 알았다. KBS 개그맨 시험을 봤고 SBS MC 시험을 봤다. “마음 한편에서는 가수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중국에서는 앨범 발표도 했으니까요.” 가수는 별루지가 애써서 부인하던 꿈이었다. “얼마 전에 MSG워너비 데뷔곡을 녹음했는데, 한 번 앉지도 않고 가만히 서서 노래를 했어요. 그런데 어느새 2시간이 지난 거예요. ‘와, 하나도 지루하지 않네’, ‘더 하고 싶네’ 했어요. 내가 정말 바라던 일이었구나 깨달았죠. 예능 프로그램을 그렇게 찍었으면 그러지 말자고 말했을 거예요(웃음). 별루지는 그저 고맙고 신기하다고 했다. 사실 방송에서 언뜻 보이는 눈물은 진짜다. “처음 무대 끝나고 정말 울컥하더라고요. 로망이었던 무대를 나이 오십 넘어서 이런 친구들과 같이 한다는 게 너무 감동이었고 너무 행복했어요. 정말 말로 표현이 안 됐죠.” 기성 스타였던 지석진은 별루지로 핫한 스타가 됐다. “그냥 <런닝맨>에 나오는 아저씨로 알던 사람들 시선이 달라졌어요. 얼마 전에는 스태프들이 갑자기 사인지를 내미는 거예요. 친구들이 해달라고 한다고. 너무 감사하고 한편으로 2집 음반을 내볼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기분이에요.” 별루지는 들뜬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다른 촬영은 두 번 나오라고 하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건 몇 번 나오라고 해도 괜찮아요. 단톡방에서 다들 빨리 보고 싶다 그러면서 녹화 날을 기다려요. 따스하고, 다정하고 그래요.”
본업이 가수인 박재정, 김정민, KCM에게도 MSG워너비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찾아온 운명 같은 기회가 됐다. <슈퍼스타K> 시즌 5 우승자로 방송 내내 오디션에 특화된 모습을 보이던 박재정은 사실 MSG워너비 프로젝트에 임하기 전 고민이 있었다는 속내를 들려줬다. “그동안 음악 하는 모습보다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모습이 더 부각되었던 것 같아요. 찾아주시는 방송이 있으면 라디오 게스트든 쇼핑 방송이든 최선을 다했는데 그렇다고 제 음악을 들어주시진 않더라고요. 제대로 제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는 상황은 언제 올까 고민이 많았어요. 노래를 그만둔다기보다 잠정적으로 안 하고 싶었어요. 8년 동안 너무 달려왔던 것 같더라고요. 잠정적으로 멈췄다가 나중에 더 하고 싶어지면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MSG워너비를 하면서 진짜 음악을 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정말 감사해요.” 박재정은 무엇보다 부모님 식당에 찾아와준 멤버들이 너무 고맙다. “김정민 형님이 개인적으로 형수님과 식당을 찾아오신 적 있어요. 유재석 선배님하고 M.O.M 멤버들도 다 오셨고요. 선배님들이 저에 대한 얘기를 부모님과 나눠주셨어요. 그동안 걱정했던 이미지를 타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감사해요. 정말 가수로서 노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분들이에요.”
27년 경력의 김정민, 아니 김정수에게도 MSG워너비는 어느 날 찾아온 ‘행운’이다. 6월 12일 <놀면 뭐하니?>는 김정민 헌정 무대로 꾸려졌다. 1990년대 록 발라드로 가요계에 획을 그었던 김정민의 음악이 재조명됐다. MSG워너비 후배 멤버들이 그의 노래를 재해석해 부른 무대는 김정민이 해온 음악이 과거가 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가슴 깊은 곳에서 뭉클한 감동이 밀려왔어요. 머리로는 울지 말자고 외쳤는데 몸은 반대로 반응하더라고요. 터프 가이도 눈물이 있었습니다(웃음).” 김정수는 덤덤한 얼굴로 “꾸준히 연마하고 단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에 결혼한 후 가요계도 급변했고 트렌드가 이미 바뀌어버린 상태라 팬 몇 분 빼고는 아무도 제 노래에 관심을 주시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가야 할 길은 정해져 있었기에 기약 없는 나날이었지만 매일 운동하고 발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어요.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15년 만에 이런 행운이 찾아온 것 같아요.” 김정수는 소속감이 생겼다고 표현했다. “멋진 선후배들이 생겼고 덕분에 대중들도 다시 제 목소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팀원으로 소속감이 생겼어요.”
“안녕하모니카” 대신 천둥 같은 성량으로 “컴온~”을 외치며 KCM, 아니 강창모가 등장하자 스튜디오 분위기의 장르가 달라졌다. 제주도에서 촬영이 있어 늦을 수 있다고 사전에 양해를 구한 그지만 어느새 순간 이동하듯 서울 논현동에 도착했다. 강창모는 정말이지 분주하게 안부 인사를 건넸고 멤버들의 의상을 칭찬하는 바쁜 와중에도 에디터의 양말 색깔까지 칭찬했다. MSG워너비가 어떤 존재인가 묻는 질문에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가족”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솔로로 활동해온 뮤지션이 처음 팀 활동을 하며 느끼는 끈끈함과 친밀감에서 비롯됐다. 쌈디, 아니 정기석 역시 MSG워너비가 만들어준 인연에 흠뻑 빠져 있다고 했다. 그는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된 것’, ‘친구, 형, 동생이 생긴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실제로 정기석은 MSG워너비 활동을 시작하고 이동휘와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꼭 만난다고 했다. 하모니를 이루며 멤버들끼리 바라보는 눈빛에서 보이는 따뜻함은 그러니까 ‘다큐’다. 이상이는 동의했다. “평소 이야기할 때는 눈을 마주쳐도 피하는데 노래할 때만큼은 어느 때보다 진지한 것 같아요. 감정을 공유해야 하니까요.”
이제 신인 그룹 MSG워너비의 음악 세계에 대해 얘기해볼 차례였다. 별루지는 나이도, 직업도 이렇게 다양한 팀 이 세상에 존재할까 자부심이 있다고 했지만 이런 정체성은 정말 다른 사람이 모였음을 의미했다. 이해타산을 따지는 보통의 기획사라면 절대 데뷔시키지 않을 그룹. 그런 의미에서 목소리 외에 어떤 타협도 감행하지 않은 제작자 유야호는 정말이지 대단하다. 박재정은 각자 앨범이 있는 가수 넷이 참여한 M.O.M은 굉장히 색다른 매력을 추구하는 발라드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목소리가 지문인 네 명이 조화를 이루는 건 어우러지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가능했다. 강창모는 처음부터 자신을 서포트 보컬로 정했다. “제가 욕심을 부리면 팀이 흔들릴 것 같아서 의견을 이야기하기보다 후배들이 더 돋보이고 잘됐으면 하는 생각이 많았어요. 저희는 오래 했고 그 친구들은 이제 시작하는 거니까. 판이 커지기 전엔 그렇게 생각했죠. 받쳐주고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빌드업이 잘된 게 아닌가 해요.” 팀에서 힙스터 감성을 맡고 있는 원슈타인도 마찬가지였다. “어우러지도록 최대한 저 스스로를 바꾼 곡이었어요. 예전에는 각자 맡은 바를 잘하면 멋진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다 같이 한 지점을 보고 맞추는 게 맞을 때도 있구나 느꼈어요.” 정상동기를 대표해 김정수는 ‘우연 같은 운명으로 만난 멤버들과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남성 중창 보컬 팀’으로 음악 색깔을 정의했다. 방송에서도 비쳤지만 김정수는 창법을 바꾸는 시도를 했다. 그러자 거친 록 발라드 황태자로부터 감미로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최대한 김정민을 덜어내고 김정수의 색깔을 만들어내려고 했어요. 사실 긴 세월 습관처럼 나오는 창법을 바꾸는 건 쉽지 않아요. 하지만 팀에 녹아들기 위해선 전부 버리고 다시 시작해야 했어요. 처음 접하는 리듬이라 가창으로 쉽지 않았지만 즐겁게 배우려는 자세로 임했어요. 다행히 결과물이 잘 나왔고 후배들에게 칭찬 많이 받아서 기쁩니다.”
MSG워너비가 환기한 건 1990년대 그리고 2000년대를 휩쓸던 음악이기도 했다. “미디엄 템포 장르로 불리는데, 빠른 비트에 애조 있는 가사 그리고 울부짖는 창법이 그때의 음악인 것 같아요. 리메이크 자체가 열풍이고 레트로라고 표현하지만 옛날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죽어도 음악은 안 죽잖아요. 당시 녹음된 SG워너비 음악도 살아 있다고 봐요. 유행이 계속 바뀔 뿐 그 음악은 계속 존재해왔어요. 2000년대 음악을 지금 음악처럼 듣는 사람도 있는 세상이잖아요.” ‘바라만 본다’를 위해 박재정이 택한 방법은 ‘당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자’다. “제겐 수학여행 갈 때 듣던, 학창 시절이 많이 생각나는 음악이에요. 직접 다운 받아서 MP3로 듣던 음악이죠. 음악을 들으면 당시 우리가 기억나잖아요. 일부러 옛날처럼 부르기보다 그때 사람들이 원하던 감성을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옛날 음악이 올드한 음악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원슈타인도 같은 마음이다. 미디엄 템포든 소울, R&B든 살아오는 과정에서 모두 함께 겪은 음악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초등학생 때 명절에 부모님 차 타고 이동하면서 엄청 많이 부르던 장르의 노래예요. 부모님이 시끄럽다고 할 정도로 부르곤 했어요(웃음). 나얼 형님이랑 영준 형님이 쓰신 곡은 주변에 실용음악 하는 친구들에게는 신의 노래처럼 여겨졌어요. 그 친구들을 통해 많이 들었고요.” 원슈타인이 중점으로 둔 건 멘탈 관리다. “녹음할 때 SG워너비 형님들 사진을 올려놓고 최대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불렀어요. 빠져들고자 노력한 거죠.” 2021년에 그 시절 음악을 다시 부르는 기분은? “되게 이상해요. ‘바라만 본다’ 같은 장르를 어떤 느낌으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싶었는데 부르다 보니 그때로 마인드가 돌아가더라고요. 정말 반가웠어요.”
남성 중창 보컬 팀 멤버 위치를 누구보다 즐기는 멤버는 정기석이다. 사실 그의 발라드 사랑은 팬들 사이에서 유명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팔도강산에 알려졌다. ‘랩보다 노래가 낫다’는 댓글을 보며 요즘 정기석은 흐뭇하다. “‘50대 아줌마의 마음을 울리네’ 같은 댓글을 보면 새로운 팬층이 생긴 것 같아요. 사이먼 도미닉으로 랩하고 정기석으로 보컬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고 있는데 아주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어요.” 정기석의 어릴 적 꿈은 가수였다. “원래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밴드부에 들어갔는데 거기서도 랩을 했어요. 노래하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에 때마침 MSG워너비 프로젝트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꿈이 가수였는데 진짜 가수가 된 기분을 느끼고 있어요.” 보컬리스트 정기석의 취향은 명확하다. 1990년대 발라드 스타일. “소주 한잔 생각나는 노래를 좋아해요.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나 보보의 ‘늦은 후회’ 같은 발라드. 남자분들이 노래방에서 따라 부르고 싶게 하는 그런 느낌이죠.” 래퍼 쌈디와 보컬 쌈디는 다르다고도 했다. “래퍼 쌈디는 거칠고 러프한 맛이 있고 발라더 쌈디는 담백합니다. 래퍼 쌈디는 기술자지만 보컬 쌈디는 기교 없이 진심으로 노래하죠. 둘 다 나지만.” 덕분에 우리는 당당한 쌈디와 동시에 긴장하는 정기석도 보고 있다. “노래할 땐 떨리더라고요. 심장이 쿵쿵거리고 손발이 저리고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과정이기도 하니까. 음악은 평생 완성되지 않겠지만 새로 시작하는 초보자의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정기석은 이 모든 날을 위해 목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몸 관리도 부지런히 한다. 프로폴리스와 이동휘가 추천한 히말라야 솔트 캔디 그리고 도라지배즙, 도라지 편강, 배도라지차까지 챙겨 먹으며.
1995년생으로 박재정과 막내를 담당하는 원슈타인은 지금 이 상황이 “엄청나게 성공한 느낌”에 가깝다고 복숭아 같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물론 시작은 어떤 기회가 오든 열심히 해야 한다였지만. “어릴 때 <무한도전>을 엄청 좋아했어요. 저희 세대에게 <무한도전>은 자라면서 당연히 보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당시에 막연하게 내가 유명해지면 저런 분들과 만나겠지 했는데 지금 유재석 형님을 만난 거예요. 한 가지만 하다 보면 되는구나 깨닫는 계기가 됐고 뿌듯해요.” 그래서 “나에게 MSG워너비란?” 질문에 대답도 “메이저”다. “‘메이저는 이렇구나’ 살짝 맛보는 경험입니다(웃음).”
이상이는 자기 안에 살고 있는 수많은 흥을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모두 풀어내고 있다. 원래 <쓰릴 미>, <젠틀맨스 가이드>를 비롯, 무수한 뮤지컬 무대에 섰던 그다. MSG워너비 프로젝트 초반 텔레비전을 켜면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서 시대의 짐을 짊어지고 가는 이수찬과 덩실덩실 탈춤을 추는 이상이가 동시에 나왔는데 이 둘이 같은 인물인가 확인하기 위해 시청자들은 두 눈을 벅벅 비벼야 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나를 아는 사람’ 도입부를 담당했지만 이상이 음악의 뿌리는 록이다. “라디오헤드나 뮤즈 같은 얼터너티브 록을 굉장히 좋아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윤도현 선배님, 강산에 선배님 좋아합니다. 춤을 굉장히 좋아해 대학 때 교양 수업도 많이 들었어요.” 이번 프로젝트에 임한 뒤 스스로로부터 발견한 것을 묻는 질문에도 음악에 관한 답이 나왔다. “나얼 형님이랑 영준 형님이 작업하신 곡은 발라드지만 흥 있는 소울과 R&B와 블루스에도 굉장히 매력을 느꼈어요. 나얼 형님이 보이즈 투 맨의 노래를 참고해서 썼다고 하셔서 들어봤는데 구미가 당기더라고요. 그런 음악에 대한 로망이 생겨 더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바이브레이션으로 당시 감성을 MSG처럼 뿌리는 이동휘는 “앞으로 노래를 하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가수에 대해 더욱 존경심을 품게 됐어요. 저는 이제 본업으로 돌아가서 집중을 해야겠습니다(웃음).” 누구도 MSG워너비가 BTS와 NCT DREAM과 1위를 놓고 겨룰 줄 예상하지 못했듯, 이 프로젝트는 의도와 관계없이 어떤 멤버들에게는 유의미한 계기가 됐다. 누군가는 꿈을 이뤘고 누군가는 일상의 즐거움이 생겼고 누군가는 다시 노래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MSG워너비가 지향한 2000년의 음악은 사실 강창모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이다. “당시에는 바쁘게 쫓기듯 활동했어요. 그랬기에 지금 같이 모여서 노래하는 이 시간이 행복해요. 사실 음악 인생의 1막을 굉장히 잘 마무리하고 2막을 다시 시작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 느낌이에요. 제 음악에도 터닝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어요. 앨범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컸거든요. MSG워너비를 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간 듯해요. 이 느낌으로 2막을 잘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수 외 활동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던 그다. “원래 제가 나온 방송을 안 봐요. 그런데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 <놀면 뭐하니?>예요. 블라인드 오디션부터 지금까지가 제겐 모두 울림이에요. 가수로서 듣고 싶은 얘기를 <놀면 뭐하니?>를 하면서 다 들었어요. ‘독특한 목소리에 선입견이 있었는데 깨졌다’, ‘훌륭한 가수를 몰라봐서 미안한다’, ‘기대 안 했는데 잘한다’ 그런 얘기. 그동안 정말 듣고 싶은 얘기였어요.” 1년에 세 장씩 음반을 내겠다는 자신과의 약속. 강창모는 지금 이 느낌을 가지고 순리대로 해나가려고 한다. 그는 모든 게 감사하다.
후속곡 ‘난 너를 사랑해’가 발매되었고 MSG워너비 멤버들은 각자 자리에서 꿈을 꾼다. 별루지는 <놀면 뭐하니?> 프로그램이 끝나도 MSG워너비 활동이 이어졌으면 해서 멤버들에게 자꾸 의향을 물어본다. 유튜브에 커버 곡을 올리고 지석진 2집에 대한 자신감도 차올랐다. 이상이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 OST에 참여한 것처럼 이번 프로젝트가 또 다른 기회로 이어지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한다. 물론 핫한 배우답게 하반기 기대작 <갯마을 차차차>의 주인공이다. 그동안 자작곡을 꾸준히 만들어왔지만 발표는 하지 않았다는 박재정은 겨울에는 자작곡으로 채운 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 전에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신곡도 발표하고 싶다. 박재정은 정말이지 용기를 많이 얻었다. DJ를 시작한 김정수는 드라마에 들어갈 예정이고 원슈타인과 정기석은 정규 앨범을 준비하려고 한다. 이동휘는 배우로서 열혈 행보를 이어간다.
정기석은 이런 말로 “나에게 MSG워너비란?” 질문에 답하며 대세 가수의 필수 코스 <보그> 촬영을 마쳤다. “이름과 달리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 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MSG워너비 때문에 제 몸을 더 아끼게 됐어요. 목을 위해서인데 그러려면 몸이 건강해야 하니까요. 정신적으로도 멤버들과 같이 있으면 재미있어요. 다양한 분야에 있는 분들이니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거든요. 개성 있는 목소리를 듣는 것도 저한테는 큰 즐거움이에요. 멤버들과 목소리를 섞으면서 힐링이 되고 다른 팀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극이 되기도 하고요. 아, MSG워너비는 정말 새롭고 즐거워요.”
- 에디터
- 조소현
- 패션 에디터
- 허세련, 남현지
- 포토그래퍼
- 박종하
- 헤어
- 현조(원슈타인), 오지혜(이동휘, 김정수, 박재정), 이은혜(별루지, 이상이, 강창모), 김태현 미장원 by 태현(정기석)
- 메이크업
- 박소담(원슈타인), 박차경(이동휘, 김정수, 박재정), 문지원(별루지, 이상이, 강창모), 김태현 미장원 by 태현(정기석)
- 스타일리스트
- 김협(정기석), 김선미(이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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