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청년 사이, 크래비티
소년과 청년 사이. 크래비티 민희, 형준, 태영.
MINHEE
크래비티는 지난해 4월 데뷔했다. “데뷔 소식을 들었을 때 별로 두렵지 않았어요. 멤버들을 믿었기에 빨리 무대에 서고 싶었죠. 정작 첫 무대에선 카메라 찾느라 힘들었지만요. 물론 지금은 그때보단 잘하죠!” 민희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오디션 합격이다. “중학생 때 학교 근처에서 기획사 오디션이 열렸어요. 친구들이 저를 떠밀었죠. 얼떨결에 가수가 됐고, 그 친구들이 가장 고마워요.” 크래비티는 지난 8월 첫 정규 앨범 <The Awakening: Written In The Stars>를 발매했다. 아이돌이 싱글이나 미니 앨범은 쉼 없이 내도 정규 앨범 발매가 늦는 편인데, 크래비티는 꽤 빠른 편이다. 강렬한 비트의 인트로 ‘New Horizon’으로 시작해 여덟 곡이 담겼는데, 특히 타이틀곡 ‘Gas Pedal’은 힙합 비트와 빠른 베이스 리프가 돋보인다. “우리만의 힙합 느낌을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정규 앨범이기에 부담이 컸지만 잘 마무리해서 후련해요.” 민희가 보컬로서 가장 고전했고 그래서 애착이 가는 곡은 ‘Grand Prix’. “노래하다 보면 벽에 부딪힐 때가 있어요. 메인 보컬인 우빈이 형과 따로 계속 연습했어요. 형이 멋진 보컬이 되기까지 얼마나 어려웠을지 알기에 더 고마웠죠. 앞으로도 형 못지않게 열심히 해야죠.” 우빈이 “민희는 박자감과 음정을 타고났다”고 인정했으니 그의 보컬 포지션은 점점 더 굳건해질 듯하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들으며 힘을 얻고 희망의 하루를 보냈어요. 제 목소리 역시 누군가에게 그랬으면 해요. 크래비티의 이름도 세계에 알리고 싶고요.” 민희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멤버 간의 끈끈한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1년 6개월 동안 합숙하면서 멤버들이야말로 제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가 됐어요. 우리 사이가 깊어질수록 크래비티는 잘될 거라 믿어요.”
HYEONGJUN
크래비티의 세계관은 완벽한 초능력자 캐릭터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꿈이 없는 소년, 강박증에 시달리는 소년 등 아픔을 가진 아홉 명이 힘을 합해 조금씩 도전하고 성장한다. 힘겨운 청춘인 팬들에게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드라마를 꿈꾸는 거다. “정규 1집 <The Awakening: Written In The Stars> 역시 세상의 벽을 뛰어넘겠다는 청춘의 도전이자 각성을 담았죠.” 형준 스스로도 여러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음악뿐 아니라 예능, 연기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싶기 때문이다. “유재석, 박명수 형님처럼 오래 팬들 앞에 서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 참여하고 배워야 해요. 다행히 저는 일단 해보는 타입이에요. 최근엔 스페인어도 시작했어요.” 물론 팬데믹으로 제약이 많다. 특히 형준은 팬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크래비티 이전에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무대에 서봤기에 팬과 직접 만나는 게 얼마나 짜릿한지 알아요. 가끔 멤버들이 그게 어떤 기분인지 물어요. 저는 ‘몇 배는 행복할 거야’라고 말하죠.” 민희는 형준이야말로 “처질 때마다 크래비티를 끌어올려주는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다. 민희가 우울할 때마다 형준이 애교를 부리며 힘을 준다. 형준은 “더 여유가 있는 멤버가 챙기는 거죠”라고 답했다. “오히려 제가 감정 기복이 있는 편이라 멤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어느 순간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오르면 기분이 확 가라앉거든요. 정신이 건강하려면 주위에 좋은 사람이 있어야 해요.” 활동할수록 주변인의 소중함을 느끼는 형준은 스태프에게도 먼저 다가간다. “비타민이라도 선물해요. 데뷔 초에는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여겼는데, 지금은 스태프의 정성 없이는 불가능하단 걸 알아요. 우릴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 형, 누나들이 늘 고마워요.” 그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은 순간도 이와 관련 있다. “너무 감사한 PD님이 계셔서 전화번호를 여쭤봤어요. 그분께서 ‘그렇게 고마우면 전화번호를 알아내 연락하라’고 하셨죠. 정말 놀랐어요. 무작정 다가가기보다 상대에게 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이렇게 매일 배워가고 있어요.”
TAEYOUNG
태영은 “딱 세 번만 더 오디션을 보고 안되면 공부에 전념하자”고 욕심 없이 가수를 준비했지만, 막상 데뷔하고 나서는 누구보다 맹렬하게 달렸다. “습득력과 적응력이 장점이에요. 어려운 일이 생겨도 답을 빨리 찾는 편이죠. 주위에서 넌 어디에 떨어뜨려놓아도 잘 살 거라고들 해요. 이런 성격이 엔터테인먼트 세상에서 큰 도움이 됐어요. 또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꾸미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드러내요. 방송도 그렇게 하고 있어서인지 ‘너를 좀 숨겨’라고들 말하죠. 하하. 그래도 팬들이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좋아해주길 바랍니다.” 태영은 크래비티에서 깊은 신뢰를 받는 멤버다. 민희는 “어려운 일 앞에서 가장 먼저 나서서 할 말 하고 해결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태영은 쉼 없는 활동으로 크래비티가 지쳐가는 시기에 자신이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태영의 ‘홍반장’ 에너지가 소진될 때쯤 다행히 크래비티가 정규 1집을 앞두고 짧게나마 휴식기를 가졌다. 이때 태영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쉬었고, 더불어 어떻게 활동할지 더 숙고할 수 있었다. “덕분에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었어요. 오래 하기 위해선 의지가 제일 중요해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오기도 하니까요.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몰라줄까’라고 하기보다 계속 열심히 하면 언젠가 알아봐주리라 믿어요.” 또 하나의 깨달음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가끔 보이는 모습이나 위치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있어요. 누구나 힘든 길을 걷고 상황에 따라 잘되거나 안될 수 있는데 말이죠. 저는 그런 방식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을 거예요.” 태영의 목표는 언젠가 크래비티 앨범에 자신이 만든 곡을 수록하는 것이다. “노래를 듣다 보면 ‘나도 이렇게 써보고 싶다’란 생각이 종종 들었어요. 작곡을 공부해서 크래비티에 도움이 된다면 기쁠 거예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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