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와 환희를 입힌 비아르의 샤넬쇼 현장
버지니 비아르가 패션 다음으로 애호하는 것은 바로 패션 사진 촬영! <보그> 패션 저널리스트 해미시 보울스가 그 현장을 취재했다.
팟캐스트 ‘In Vogue: The 1990s’ 청취자라면 알겠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슈퍼모델들은 삶의 환희를 뿜어대며 높이 설치된 런웨이를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그들은 런웨이 끝자락에 마련된 공간뿐 아니라 런웨이를 따라 좋은 위치를 선점하려고 자리다툼을 해대던 사진작가들 앞에서 빙빙 돌며 멋진 포즈를 한껏 취했다(맨 앞줄 좌석은 여전히 패션계 서열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그 자리는 사진작가의 등판이나 슈퍼모델의 콧구멍이 더 잘 보일 뿐이다).
“1980년대 패션쇼에서 카메라 플래시 터지는 소리가 너무 듣기 좋았어요.” 디자이너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가 샤넬 쇼 보도 자료를 통해 이렇게 회상했다. “저는 그 감성을 되찾고 싶었어요.” 그래서 비아르는 그 에너지와 환희를 이번 샤넬 컬렉션에 입히려고 시도했다. 의상, 무대, 액세서리(N°5 향수병 모양의 핸드백, 나팔 모양의 루이 힐)에서 그 시대를 참조했을 뿐 아니라 모델들이 파티 분위기에 흠뻑 젖도록 크리스틴 앤 더 퀸스(Christine and the Queens)가 현대적으로 커버한 조지 마이클의 활기 넘치는 ‘프리덤! ’90’을 사운드트랙으로 활용했다.
섬세하게 연출된 샤넬의 수많은 쇼가 열린 그랑 팔레가 대대적인 새 단장(샤넬이 자금을 지원한다)에 들어가면서, 이번 컬렉션은 앵발리드(Les Invalides) 부근에 설치한 임시 공간에서 발표했다. 그리고 이곳은 패션계 입문 당시 비아르에게 황홀감을 안겨준 그 쇼를 되찾게 해주었다.
이를테면 샤넬의 사진 작업에 깊이 관여하는 유명 사진작가 듀오 이네즈 반 램스위어드(Inez van Lamsweerde)와 비누드 마타딘(Vinoodh Matadin)이 높게 설치된 런웨이 끝자락에서 옛날 사진사처럼 연기하며, 찰칵찰칵 모델들을 촬영했다. 모델들은 멈춰 서서 그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며, 토라진 듯한 습관적인 표정보다는 미소 짓고 머리를 휙휙 날리며 그 시간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네즈와 비누드는 또한 샤넬의 유명 모델 군단(릴리 로즈 뎁(Lily-Rose Depp), 제니(Jennie), 알마 조도로프스키(Alma Jodorowsky), 레베카 다얀(Rebecca Dayan), 콴나 체이싱호스(Quannah Chasinghorse) 등이 포함된)을 담은 재미난 영상(쇼 무대에 들어서기 전 대기 공간에서 상영)을 준비했다. 결국 이 브랜드의 DNA에 사진이 있는 것이다.
이번 쇼는 1993 S/S 런웨이에 샤넬 브랜드 속옷을 아우터로 올려 충격을 준 칼 라거펠트 스타일로 문을 열었다. 여러 가지 블랙 앤 화이트 브리프, 수영복, 스포츠 브라를 스팽글 블랙 망사 팬츠로 덮거나 짧은 스커트와 매치한 의상부터 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패션쇼를 며칠 앞두고 비아르는 액세서리를 피팅하면서 브레이드 업체 바커스(Bacus)와 함께 만들어낸 크로셰 느낌과 스티븐 마이젤이 촬영한 1994년 3월 <보그> 화보에서 샤넬을 입은 나오미, 린다, 카를라가 떠오르는, 밝은 스프링 파스텔 트위드 수트의 분위기에 대해 알려주었다. 비아르는 그 수트에 전통적인 연미복을 연상시키는 더 긴 스커트나 재킷 플랩을 가미했다.
“칼은 항상 가짜 진을 만들었죠.” 비아르가 그 시절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1990년대에 그 진을 핑크 트위드와 함께 매치했던 것 같아요. 웩! 그 당시에는 정말 끔찍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자도르(J’adore), 몹시 사랑하죠!”
그녀가 이번 시즌에 새롭게 구상한 데님 스타일에는 예쁜 데크 체어 커버용 스트라이프를 포함한다. 그것을 블랙 스팽글로 굵직한 밴드를 부착한 1960년대풍 작고 뻣뻣한 드레스에 더했다. 그녀의 데님 스타일은 클래식 샤넬 카디건 수트와 나비 프린트를 가미한 차콜 데님에 트롱프뢰유 효과를 일으킨다. 모델들이 무대에서 돌 때 나부끼는 시폰 의상에 나비 프린트의 날개가 한층 더 확대되었다. 패션계가 부활과 낙관을 조심스럽게 기대하며 느끼는 행복감을 찬양하던 바로 그 순간, 과거의 매력적인 모습까지 더한 것이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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