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지금 빠져 있는 세계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빛나는 순간.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지금 빠져 있는 세계.
SOOBIN N O S T A L G I A
수빈은 노스탤지어에 잠겨 있다. 그는 초·중학교 시절 좋아하던 음악을 들으며 새벽을 맞곤 한다. “옛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나, 장소, 생각이 자연스레 떠올라요. 이어폰을 끼고 등교하던 나에게로 데려가는 것 같죠.” 수빈은 어릴 때부터 K-팝의 열렬한 팬이어서 아이돌 앨범을 수집했다. 본가에 간직하다 최근에 숙소로 옮겼는데, 앨범을 볼 때마다 기분이 묘하다. K-팝으로 학창 시절의 공백을 채웠는데, 현재는 직접 들려주는 당사자가 됐으니까. “아티스트로서 목표를 물어보면 흔히 상을 받거나 큰 무대 데뷔를 말하잖아요. 그도 좋지만, 우리 음악을 듣는 팬들이 훗날 지금을 회상할 때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랬듯이요.” 수빈은 음악뿐 아니라 10대에 즐겨 하던 게임, 빼놓지 않고 보던 예능 프로그램도 다시 찾아본다. “여전히 재미있는 콘텐츠가 쏟아지지만 ‘추억 보정’을 이기기 힘들죠.” 수빈은 갈수록 많은 것이 사라져 아쉽기만 하다. 얼마 전 찾아간 학교 앞 분식집도 없어졌다. 수빈이 1,000원씩 모아 친구들과 떡볶이를 사 먹던 곳이다. “추억 하나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쪽이 이상했어요. 어느 시대로든 가는 택시가 있다면 중학생 때를 목적지로 할 거예요.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이 아주 많거든요. 지금도 연락하면서 기쁜 일, 힘든 일을 함께 나누죠.” 그날은 수빈이 롤케이크를 사 들고 모교의 은사를 찾아간 날이기도 했다. 자주 뵙지 못해 죄송하다며 그 시절을 이야기 나눴다. 수빈은 데뷔 후에도 꾸준히 선생님들께 연락을 드린다. 얼마 전엔 컴퓨터에 저장된 2012년부터 현재까지의 사진을 훑었다. 오래전 사진임에도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가 생생히 떠올랐다. “그래서 제가 사진을 많이 찍는 거 같아요. 촬영장에서 먹은 밥, 멤버들의 재미난 표정처럼 소박한 일상을 담죠. 잊혀가는 기억을 사진으로 남기면 추억이 되니까요.” 수빈은 노스탤지어가 강한 만큼 현재도 소중하다. 현재도 미래의 자신에게 과거가 될 테니 말이다. “지금은 그리운 중학생 시절이 당시엔 힘들기도 했어요. 친구들과 다투고 공부하느라 애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죠. 지금 투모로우바이투게더로 활동하느라 바쁘지만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고 삶의 귀한 일부임을 알아요. 그렇기에 현재에 더욱 몰두하며 열심히 살고 싶어요.”
YEONJUN F A S H I O N
연준에게 패션은 도전이자 자신감이며 표현법이다. “세상의 다양한 옷에 도전하고 내 식대로 소화하면 재미있어요. 무엇보다 저는 사람마다 가진 세계를 중요시하거든요. 음악, 춤뿐 아니라 옷도 그 사람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매체예요.” 패션은 연준을 변화시키기도 했다. “원래 그렇게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춤과 음악을 배우면서 성장했고 또 패션을 가까이하면서 가치관이 뚜렷해졌어요. 자기주장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넓고 유연하게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지키게 되었죠.” 연준은 최근 환호성을 지르며 관람한 영화 <크루엘라>의 예를 들었다. “주인공 크루엘라가 패션을 만나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내용도 인상 깊었고, 특히 덤프트럭에서 과감한 드레스를 입고 내릴 때 압도됐어요. 역시 패션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자 자신감이죠.” 그렇기에 연준에겐 딱히 스타일 아이콘이 없다. 디자이너나 주변 친구들의 패션에 자극을 받기도 하지만 패션의 영감은 자신에게서 나온다. 연준은 중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패션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는 “페인트가 묻은 듯한 하늘색 바지에 빨간색 꽈배기 니트를 핏이 안 맞게” 입기도 했지만 그때조차 평범한 적은 없었다. 연준은 춤과 노래를 연습하면서부터 패션 또한 크게 성장했다고 말한다. 지금 그의 스타일은 멤버 모두 인정한다. 그에게 패션 아이템을 차마 선물하지 못할 정도다. 대신 연준은 멤버들, 친구들, 연습생들에게 옷을 자주 사준다. “그 친구에게 어떤 옷이 어울릴까 고민하는 시간이 즐거워요.” 연준이 사계절 중 옷 입기 가장 좋아하는 겨울이 왔다. 연준은 따뜻하면서도 멋지게 겨울을 보낼 수 있는 봄버 재킷과 후드 블레이저, 장갑 등을 구입했다. 하지만 근래 얻은 최고의 패션 아이템은 따로 있다. 연준이 너무나 사랑하는 외할머니께서 목걸이를 물려주신 것. 하트 모양 펜던트가 달린 금목걸이다. “할머니의 시간과 사랑이 담긴 목걸이라 더욱 의미 있어요. 아직 한 번밖에 착용하지 못했죠.” 연준은 언젠가 다시 한번 옷을 디자인해보고 싶다.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뭐가 됐든 평범하지 않고 독창적일 거예요.”
BEOMGYU P H O T O G R A P H
범규는 카메라 렌즈로 세상을 보곤 한다. “렌즈를 통하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또렷해요. 기술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더 아름답게 표현되기도 하죠. 물론 밤하늘의 별처럼 카메라가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요.” 범규는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좋아한다. 인화를 맡기고 현상하고 기다리는 과정 또한 사진의 일부로 여긴다. 폴라로이드도 좋아하는데, 셔터를 누르고 필름에 사물이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몇 초의 기다림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범규는 연습생 시절 멤버들과 미국에 갈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에 관심을 뒀다. “본래 자연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제껏 보지 못한 이국적 풍경이라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범규의 카메라에는 주로 자연 풍경이 담긴다. “아직 출사나 여행을 다닐 여건이 안 되지만, 주변에도 아름다운 풍경이 많잖아요. 요즘엔 노을이 참 예뻐요. 손에 카메라가 없으면 휴대폰으로라도 남기죠.” 자신의 사진은 “찍은 사람이 확실히 드러난다”고 덧붙인다. 그가 매료된 자연 풍경은 음악으로도 재생산된다. 핑크빛으로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로워지는 마음을 곡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범규도 인물 사진을 찍는데 주인공은 물론 멤버들이다. 사진 속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가까운 사람이 촬영했기에 가능한 얼굴들이 담긴다. “멤버들이 싫어하는 척하면서도 제가 끌고 가서 사진으로 남겨주면 고마워해요. 수빈이 형도 최근에 폴라로이드를 사서 서로 찍어주기도 하죠.” 범규는 가끔 팬들에게 그 사진을 공개한다. 대규모 전시보다도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 범규는 앞으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모습을 사진으로 더 많이 남기고 싶다. “위드 코로나로 내년부터 모아 분들을 직접 만나잖아요. 그럼 더 많은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겠죠. 너무나 기다려져요.” 또 하나, 범규가 미래에 꼭 남기고 싶은 사진이 하나 더 있다. “10년 뒤 저의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싶어요. 사진 속 서른 살의 저는 꽤 괜찮은 사람이 되어 있길 바랍니다.”
TAEHYUN S P O R T S
태현은 스포츠 정신으로 삶을 살고, 경기와 선수에게 받은 감동을 음악으로 표현하곤 한다. “워낙 운동을 좋아하고 실제로도 많이 해요. 틈이 나면 농구, 축구, 아이스하키 같은 구기 종목부터 격투기, 복싱 같은 투기 종목까지 고루 챙겨 봐요. 책이 가득 꽂힌 서점을 지나가면 왠지 모르게 마음의 양식이 쌓이는 것처럼, 운동 영상을 보기만 해도 희열을 얻어요.” 그가 스포츠에 열정적인 이유는 세 가지다. “스포츠와 제 분야가 비슷해요. 우선 팬들의 환호성이 함께하죠. 둘째, 기량 뒤에 엄청난 노력이 숨어 있죠. 셋째, 잘하지 못하다가 대기만성으로 올라온 이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워요.” 태현 역시 어릴 적 복싱을 했다. 초등학교 때 나간 전국 대회가 태현이 만인 앞에 선 첫 무대다. “여러 개의 링에서 한꺼번에 대회가 펼쳐졌는데도 왠지 모두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 마지막에 심판이 제 손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말할 때가 지금도 생생해요.” 언제나 열심히 하는 태현의 태도는 운동을 했기에 형성됐다. “어릴 적에 관장님 휴대폰 케이스에 있는 거북이의 의미를 물었어요. 거북이는 진득하게 끝까지 가기 때문이라고 하셨죠. 저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복싱도, 안무도, 노래도 열심히 할수록 좋은 결과를 낼 거라고 믿어요. 슬럼프가 올지라도 두 배 더 열심히 해서 이겨낼 거예요.” 태현은 2012 런던 올림픽 때 레슬링 김현우 선수의 말을 인용했다. “‘나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 선수가 있다면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 저도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어요. 한때 저는 타고난 재능이 적다고 여겼어요. 지금은 재능이 노력하는 태도라고 생각하기에 자부심이 생겼어요. 흔히 ‘열심히’를 뜨거운 열정으로 표현하지만, 저는 냉정하고 차가운 세계라고 생각해요. 차분히 지속적으로 열심히 해야죠.” 태현의 노력은 이 일화에도 드러난다. 그가 브루노 마스의 ‘When I was Your Man’을 불렀을 때 보컬 선생님이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별말씀이 없으신 분인데 ‘벽에 부딪혀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네가 애제자 1번이다’라고 해주셨어요. 앞으로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태현은 스포츠에서 받은 감동을 공식 발매되지 않은 곡 ‘땀’에 반영하기도 했다. “땀은 물질적인 의미를 넘어서 노력의 증명이죠. 선수들이 땀 흘리는 모습에 관중이 감동을 얻잖아요. 이처럼 성장하며 나아가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누군가에겐 감동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는 경험이 다양하지 않지만, 인생의 대부분을 복싱과 무대를 준비하며 열심히 살아왔기에 앞으로도 그 이야기를 음악으로 들려주고자 한다.
HUENING KAI M E L O D Y
휴닝카이는 늘 악기와 함께였다. 생애 첫 악기는 기타다. 아버지께서 늘 기타를 치셨기 때문인지 세 살 때 그 작은 손으로 기타 줄을 만졌다. 아버지의 가르침으로 휴닝카이와 누나는 어릴 때 함께 기타를 연주하곤 했다. 지금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유년의 추억이다. 악기는 휴닝카이에게 일기장 대신이었다. 마음이 가라앉을 때면 연주곡을 듣거나 조용한 곳에서 혼자 클래식 기타를 쳤다. 연주하다 보면 자연스레 곡이 완성되기도 했다. 초등학생 때 이미 ‘스마일’을 주제로 다 같이 웃으며 행복해지자는 노래를 만들었다. 장기 자랑이 열리면 나서서 악기를 연주하곤 했다. “그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음악을 하는 것이 조금씩 익숙해졌나 봐요. 중학교 때는 밴드부를 만들어달라고 선생님께 부탁드렸어요. 너무 하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요청하니 연습장까지 빌려주셨죠. 학교 축제에 설 만큼 친구들도 좋아해줬어요.” 휴닝카이는 기타, 피아노, 드럼 등을 익숙하게 연주한다. 7년쯤 배우다가 중학생 때 멈춘 피아노를 지난해부터 다시 연습하고 있다. “언젠가는 곡을 듣기만 해도 코드와 흐름을 읽어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프리스타일 연주를 하고 싶어요. 그땐 제 공간에 그랜드피아노가 있다면 더 좋겠죠.” 휴닝카이는 새로운 악기도 즐겨 배운다. 얼마 전에 도전한 악기는 단소이며, 바이올린과 비올라 같은 현악기에도 관심 있다. 휴닝카이가 악기를 배우는 방식은 인생관이기도 하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연습해야 해요. 유독 연주가 늘지 않을 때가 있죠. 그렇더라도 연습하고 잠이 들면 다음 날 실력이 늘어 있어요. 악기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예요.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죠.” 휴닝카이는 연주곡을 계속 만들고 싶어 한다. “곡 하나를 완성하려면 엄청난 투자를 해야죠. 그중에도 연주곡은 가사 없이 감정을 전달해야 해서 어렵지만 악기를 좋아해서인지 더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어요. 물론 가장 행복할 때는 완성곡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때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활동을 하면서도 제 연주를 듣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해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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