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 크리에이터 7인이 그리는 다원적 세계
열 손가락에 감정과 생각을 투영하는 네일 크리에이터. 파리, 뉴욕, 런던, 로스앤젤레스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 7인이 그리는 다원적 세계.
JUAN ALVEAR @byjuanalvear
회화와 조각을 전공했어요. 조형적인 네일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어린 시절 매니큐어 보틀 모으는 걸 유독 좋아했어요. 쿠퍼 유니언 대학 시절, 작업실 한쪽에 매니큐어 수십 개를 오브제처럼 진열해두곤 했는데 나중에 그림과 조각 작업의 페인트 도구로 발전했죠. 작업실을 방문하는 친구들의 요청에 재미로 매니큐어를 발라준 것이 계기였을까요? 인스타그램에 ‘폭망 네일’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여 네일 사진을 올리는 취미가 생겼어요. 그렇게 시작된 ‘폭망’ 네일 아트 시리즈는 기존 네일 아트와 조각 미술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장르로 발전했죠.
판타지 영화에 나올 법한 네일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요? 딱히 정해진 한계가 없다는 것이 곧 영감이랄까요? 새로 생긴 레스토랑에서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는 것, 멋진 디자인의 옷을 진열하는 부티크에서의 쇼핑,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해요. 만약 인터넷에서 이상한 물건이나 가구를 찾아 헤매는 사람을 만난다면 아마 저일 확률이 높아요(웃음). 생활하다 만나는 다양한 오브제에서 색상과 텍스처가 응용된 조합을 보면서 연구하는 걸 즐깁니다. 확신이 없거나 의심스러울 때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시험해보는 것이 좋아요.
가장 좋아하는 네일 작업을 소개해주세요. 친구 자젤(Jazzelle)과 함께 만든 불투명한 하얀색 플라워 네일은 외계 행성에서 자랄 법한 꽃을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온라인에서 유명해진 ‘카툰 네일’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곧 눈물을 쏟아낼 듯 만화적인 두 눈의 그림이 검지, 중지와 연결되는 조각적인 네일입니다. 그런가 하면 제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만든 ‘오늘은 내 생일!’ 네일 세트는 가장 복잡한 디자인이라 결코 잊을 수 없어요.
크리에이터로서 뿌듯하던 순간을 회상한다면? 엄마가 절 자랑스러워하셨을 때죠. 콜로라도의 아주 한적한 도시에 살고 계신 엄마가 동네 레스토랑에 가셨을 때였어요. 담당 웨이트리스의 네일을 보고 칭찬을 건네자 흥미로운 대화가 오갔죠. 그러다 웨이트리스가 요즘 푹 빠진 네일 계정을 보여줬는데 그게 제 것이었던 거죠. 유명 스타와의 작업도 즐겁고 신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깨달을 때면 정말 기뻐요. 늘 어긋나고 실험적인 자세로 아트의 경계를 넓히고자 하는 제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죠. 제 예술의 형태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깨닫고 엄마가 매우 자랑스러워하셨어요.
미술 학도로서 바라보는 네일 비즈니스는 어떤가요? 모든 촬영에서 헤어와 메이크업만큼 창의적인 요소로서 네일 아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느껴요. 이렇듯 네일 아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니 크리에이티브 팀 혹은 프로덕션 팀에서는 예산을 합리적으로 책정해 네일 아트에 관련된 작업 시간뿐 아니라 창의성과 열정을 제대로 보상하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해요.
네일 키트에 있는 제품을 소개해주세요. 네일 전용 드릴, 네일 리무버, 네일 전용 글루, 에이프레스(Aprés)의 ‘젤 엑스 익스텐션(Gel-X Extension)’, 바이오 시위드 젤(Bio Seaweed Gel)의 ‘빌더 엑스 스컬프팅 젤(Builder X Sculpting Gel)’, UV 램프, 라텍스 장갑, CND의 ‘솔라 오일(Solar Oil)’과 바이레도(Byredo)의 핸드 로션!
그중 가장 값비싼 제품은? 엄청난 사이즈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조각이죠! 제겐 없어선 안 될 준비물 중 하나랍니다.
올해 네일 트렌드를 예측한다면? 기존 성 규범이 뒤흔들리고 있어요. 더 많은 남자들이 네일 아트에 도전할 것 같아요. 제가 함께 작업하기도 한 뮤지션 릴 나스 엑스(Lil Nas X), 머신 건 켈리(Machine Gun Kelly) 같은 진보적인 남성 아티스트가 많아지기 시작했죠. 네일 아트야말로 가장 쉬운 방법으로 ‘나’라는 브랜드를 완성할 수 있는 훌륭한 패션 액세서리라고 생각합니다.
JENNY LONGWORTH @jennynails
슈퍼스타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의 노란 스마일 네일, 리한나(Rihanna)의 골드빛 3D 네일을 창조한 주인공이죠. 귀여움과 화려함을 오가는 스타일이 돋보여요. 제 스타일을 규정할 만한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요. 딱히 이렇다 할 스타일이 있진 않죠. 패션의 영역에서 네일 아트는 특정 캐릭터와 특정 순간에 부여하는 역할이기에 클라이언트와 일할 때는 저만의 ‘호불호’를 강요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네일 아트는 창조하고자 하는 이미지 전반에 공감하고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과 더불어 영감을 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3년 전 영국 패션 어워드(BFC)에서 인정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네일 아티스트가 시상식에서 자신의 작업으로 인정받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기에 더 특별했어요.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18세 이후, 네일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깨달은 순간이었죠. 손톱을 가꾸는 행위가 단순히 부가적인 것이 아니라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만큼 중요한 것이라는 일종의 선언 같았어요. BFC의 지지는 저뿐 아니라 네일 디자인을 하는 모든 동료에게 뜻깊은 성과로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기억나는 네일 디자인을 꼽는다면? 가장 좋아하는 작업 중 하나는 구찌 2017 F/W 컬렉션을 위해 구상한 2인치 길이의 큐빅 스트라스(Strass) 네일입니다. 한 듯 안 한 듯 매우 자연스러운 네일을 선보인 기존 런웨이 트렌드에서 그 디자인은 완전히 도전적인 행보였죠. 모두가 ‘네일 아트’라는 영역에 대해 다시 한번 들뜬 순간이었어요. 구찌 2018 크루즈 컬렉션을 위해 창작한 검은색 라텍스 네일은 제가 맡은 까다로운 작업 중 하나였어요.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이탈리아 여름 더위 아래 말끔하게 네일을 유지하기란 너무 어려웠죠. 여러 대의 휴대용 선풍기와 수차례의 수정 끝에 결국 해냈지만요(웃음). 마지막으로 리한나를 위해 만든 비잔틴 스타일의 골드빛 3D 네일 피스는 지금 봐도 온몸에 전율이 흘러요. 10개의 피스를 만드는 데 꼬박 이틀이 걸렸지만 훌륭하게 소화해 뿌듯했어요.
완벽한 이미지 작업을 위한 팁이 있나요? 촬영 당일보다 전날 준비물 챙기는 과정에 몹시 열중하는 편입니다.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거죠. 필요하지 않을 거라 여기던 소품이나 도구가 분명히 필요한 순간이 생기거든요. 준비하는 과정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철저히 준비하지 못하면 결과는 의도한 것만큼 완벽해 보이지 않을 수 있어요.
없어선 안 되는 비장의 무기는? 큐티클 오일! 의외로 많은 사람이 큐티클 오일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어요. 큐티클 오일의 장점은 애매한 각질이나 거친 손톱 표면처럼 사소한 단점을 감춰주면서도, 영양제를 바른 듯 손톱 전체가 건강해지죠. 그야말로 만능이에요.
뷰티 아이콘은 누군가요? 팻 맥그라스(Pat McGrath), 리 보워리(Leigh Bowery), 리한나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진정한 뷰티 선구자들이죠.
올봄엔 어떤 네일에 도전해볼까요? 단연 메탈릭! ‘리플렉스 글리터’라는 새로운 네일 제품을 구입했는데 반사광이 정말 멋져요. 과거에 메탈릭 네일이라고 하면 큰 입자의 화려한 펄이나 크롬 파우더를 사용한 걸 떠올렸겠지만 올해는 각도에 따라 반사되는 가벼운 메탈릭이 대세죠. 깊은 밤, 거리에서 만나는 고양이의 눈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그런 느낌이요.
SOJIN OH @sojinails
홍보 담당자로 일하다 네일 아티스트가 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 후 8년간 홍보 및 프로덕션 팀에서 일했어요. 휴식이 절실하게 필요했죠.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등록한 뷰티 스쿨에서 의외의 재능을 발견했어요. 친구들의 손톱을 캔버스 삼아 연습하면서 미적인 면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갔어요. 전문 네일 아티스트로서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고 제가 추구하는 심미안을 많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카일리 제너, 빌리 아일리시, 비요크, 그라임스 등 쟁쟁한 스타들이 당신의 네일에 매료됐어요. 영감의 원천이 궁금합니다. 대지를 비롯해 자연의 세계에서 무수한 영감을 받아요. 오늘날 우리 모두가 첨단 문화 속에서 편하게 살고 있지만, 원시적인 자연의 이미지는 어떨까 상상합니다. 여행을 떠나 자연을 만끽하며 머릿속에 담아온 모습을 바탕으로 네일 디자인을 완성하죠. 숭고한 자연과 첨단 기술 사이에서 흐르는 긴장감은 늘 저를 자극한답니다.
얼음으로 만든 듯한 투명한 유리 네일은 정교한 크리스털 조각품 같아요. 캐나다 출신 아티스트 그레이스 워드라우(Grace Wardlaw)와 협업으로 만든 네일 피스예요. 하나하나가 각기 다르고 개성 넘치죠. 3D 크롬 네일은 작업 초반 시그니처 디자인 중 하나인데 지금까지 인스타그램 곳곳에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재해석한 디자인을 볼 때면 영감을 준 것 같아 몹시 뿌듯하답니다.
젤, 아크릴 또는 일상적인 마모로 손상된 손톱을 위한 케어 팁이 있나요? 건강한 손톱은 건강한 신체의 지표예요. 그러니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죠. 추가로 비오틴과 비타민 영양제를 섭취하면 좋아요. 큐티클 전용 오일이 없다면 비타민 E 성분을 함유한 오일을 큐티클에 발라주는 것도 간단해 보이지만 효과가 커요. 유독 연약한 손톱이 걱정이라면 젤 매니큐어보다 일반 매니큐어를 바르는 게 좋아요. 아! 영양제도 빼놓을 수 없는데 ‘최애’는 오피아이(OPI)의 ‘네일 엔비(Nail Envy)’.
네일 키트에는 어떤 제품이 들어 있나요? 에이프레스(Aprés)의 ‘젤 엑스 키트(Gel-X Kit)’, 키아라 스카이(Kiara Sky)의 ‘톱 앤 베이스 코트(Top and Base Coat)’, 데일리 참(Daily Charme)의 LED 램프, 다비네스(Davines) 핸드 크림, 바이오 시위드 젤(Bio Seaweed Gel)의 젤 큐티클 오일, 플로라 앤 배스트(Flora+Bast)의 ‘힐링 핸드 새니타이저(Healing Hand Sanitizer)’, 바이레도(Byredo)의 핸드 스크럽, 오모로비짜(Omorovicza)의 ‘너리싱 핸드 트리트먼트(Nourishing Hand Treatment)’, 트위저맨(Tweezerman) 족집게와 니퍼 같은 네일 케어 도구를 넣고 다니죠.
스킨케어에 관심이 남다르죠. 뷰티 루틴을 소개한다면? 누군가와 뷰티 루틴을 공유한다는 건 정말 즐거워요! 우선 플로라 앤 배스트의 ‘클래리파잉 페이셜 클렌저 컨센트레이트(Clarifying Facial Cleanser Concentrate)’로 세안한 뒤, 큰 컵을 가득 채운 물과 함께 마그네슘과 아연 등이 함유된 오렐리아 런던(Aurelia London)의 ‘뷰티 앤 이뮤니티 서포트(Beauty & Immunity Support)’ 영양제를 먹어요. 그리고 폴라초이스(Paula’s Choice)의 ‘웨잇리스 어드밴스드 리페어링 토너(Weightless Advanced Repairing Toner)’를 화장 솜에 적셔 얼굴을 깨끗이 닦아낸 뒤 클로란(Klorane)의 아이 패치를 붙여 눈 밑을 밝혀줍니다. 로스앤젤레스는 무척 건조한 편이라 평소 수분 공급에 신경을 쓰는 편인데요. 오세아(OSEA)의 ‘히알루로닉 시 세럼(Hyaluronic Sea Serum)’을 르뮤(Le Mieux)의 ‘스킨 퍼펙터(Skin Perfecter)’ 초음파 툴을 이용해 깊숙이 흡수시켜줍니다. 그리고 타차(Tatcha)의 ‘골드 오일(Gold Oil)’로 수분을 잠궈주고, 오모로비짜의 ‘블루 다이아몬드 슈퍼 크림(Blue Diamond Super Cream)’으로 마무리하면 스파에 다녀온 듯 얼굴 전체에 광채가 돌아요. 눈가에는 M61의 ‘하이드라부스트 아이 컨센트레이트(Hydraboost Eye Concentrate)’를 바르고, 자외선 차단제는 아벤느(Avène) ‘뷰티 프로텍트 선크림 SPF 50+(B-Protect Very High Protection Lotion SPF 50+)’를 사용해요. 네세서리(Nécessaire)의 보디 로션과 올라플렉스(Olaplex)의 헤어 에센스로 마무리하면 스킨케어 끝! 좀 길죠?(웃음)
CAM TRAN @cam.t.artist
당신의 네일 스타일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블링! 세련된 주얼리처럼 깔끔한 스타일을 선호해요. 3D 형태를 띤 주얼리 네일 작업은 언제나 즐겁죠.
네일 아트도 액세서리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자신만의 정체성을 완성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에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네일 아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네일 아티스트는 정말 의외의 재료와 신선한 조합을 통해 쉽게 규정할 수 없는 스타일을 개척합니다. 네일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큰 부분은 아니지만 그것 없이는 결코 패션이 완성될 수 없죠. 네일 아트는 제게 ‘파인 주얼리’ 같아요.
파리에 사는 네일 아티스트로서 보내는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잠을 많이 자는 편이라 쉬는 날이면 기상 시간이 많이 늦어요. 커피, 강아지와 산책, 뜨거운 샤워로 하루를 시작하죠. 저는 늘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상상해요. 요즘은 어떤 브랜드와 협업하고 싶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아이디어를 제안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항상 한발 앞서고 싶거든요.
켄달 제너, 케이트 모스 등 수많은 뷰티 피플을 만났어요. 닮고 싶은 뷰티 아이콘이 있나요? 모니카 벨루치는 분명 살아 있는 아름다운 여성 중 한 명일 거예요. 고귀한 품격과 우아한 모습을 본받고 싶어요. 항상 새로운 뷰티 룩을 시도하는 리한나, 리사 보넷, 송혜교, 공리도 빼놓을 수 없어요.
2년째 지속되는 바이러스로 쉽게 마음의 결이 흔들리곤 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잡아줄 나름의 동기부여 방법이 있다면? 명상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반복해서 듣기! 마음 맞는 친구들이나 가족과의 만남은 행복하고 활기찬 삶을 영위해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현실과 연결될 수 있도록 균형적인 생활 습관을 들이세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깨닫는 것이 중요해요.
튼튼하고 건강한 손톱을 유지하기 위한 당신만의 노하우가 궁금해요. 고품질의 네일 리무버를 사용하는 것! 저는 마발라(Mavala)의 ‘네일 폴리시 리무버(Nail Polish Remover)’를 즐겨 씁니다. 매니큐어가 손쉽게 제거되는 반면에 리무버 특유의 알싸한 느낌도 적어요. 많이 건조해지지도 않고요. 건강한 손톱 상태가 유지되죠. 특별히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은 날엔 네일 영양제를 바르는 것도 잊지 않아요.
네일 키트에 담긴 도구 중 가장 의외의 아이템은? 손톱 피어싱용 바늘을 꺼낼 때면 다들 놀라곤 해요. 아크릴 네일에 구멍을 뚫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셀프 네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본격적으로 매니큐어를 바르기 전에 깨끗한 손톱으로 준비하는 과정을 잊지 마세요. 메이크업을 시작하기 전, 피부를 가꾸는 행위와 같죠. 큐티클과 손가락 주위에 끈적거리지 않는 로션을 발라 촉촉하게 수분을 공급한 뒤, 손톱에 베이스 코트를 얇게 발라주세요.
최종 목표는 뭔가요? 남녀노소, 특히 남성을 위한 네일 스티커를 만들고 싶어요. 가장 먼저 네일 아트를 액세서리처럼 응용한 에이셉 라키나 방탄소년단의 제이홉처럼 음악과 패션 산업에서 네일 아트의 가능성을 더 높이고 싶어요.
NADINE ABRAMCYK @tenoverten
어느 때보다 셀프 네일이 각광받고 있어요. 어디서든 네일 케어를 혼자 쉽게 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에 살고 있어요. 친구 아데어(Adair), 재클린(Jaclyn)과 함께 12년 전에 창업한 ‘텐오버텐(Tenoverten)’의 탄생 이유도 비슷해요. 유해 성분 없이 영양 공급, 발색, 케어를 책임질 수 있는 네일 케어 해답을 제공하는 데 의의를 둡니다.
스스로 네일 아트 중독임을 자부하죠. 네일 전문 브랜드를 론칭한 계기가 궁금해요. 오랫동안 뉴욕에 살면서, 모든 젠더를 위해 대담하면서 트렌디한 네일 트리트먼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다양성으로 가득한 뉴욕에 그런 곳이 없다니 말이 안 되잖아요. 그 자체로 영감이 되는 뉴욕이란 도시가 독창적인 네일 살롱을 만들 수 있도록 격려해줬고, 지금의 텐오버텐으로 성장했어요. 지난해 말 브랜드 재정비를 통해 제품 패키지와 이미지, 로고 등을 전면 수정했답니다.
특별한 제품 세 개를 꼽자면? ‘로즈 오일(Rose Oil)’은 진정한 히어로예요. 저 역시 지갑과 책상, 차에 놓고 눈에 띌 때마다 바르는데, 튜브에 담긴 볼 타입이라 쉽게 발리고 금세 흡수되어 이동 중에도 바르기 쉽죠. 호호바, 아르간, 아몬드, 헴프시드 오일과 장미꽃 추출물을 함유해 영양도 풍부합니다. ‘리햅(Rehab)’은 손상되고 황폐해진 손톱을 복구하는 네일 프라이머이자 베이스 코트예요. 손톱에 대대적인 재활이 필요할 때 수분을 공급하고, 수분을 가두어 전반적인 손톱 건강을 강화하는 집중 관리 제품이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셀러리씨 추출물이 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얇은 손톱을 튼튼하게 재생시킵니다. 반복된 젤, 아크릴 네일 아트로 손톱이 고생 중이라면 꼭 써보길 추천해요. 브랜드를 재정비하면서 간단한 스킨케어 라인도 추가했어요. ‘코쿤(Cocoon)’은 건조한 손발을 위한 묵직한 크림 타입의 모이스처라이저예요. 건선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저도 눈에 띄는 효과를 봤어요. 손등이나 발뒤꿈치에 발랐을 때 겉도는 유분기 없이 부드럽게 발리며 피부 장벽이 강화돼요.
좋은 스킨케어는 얼굴에만 그치지 않죠. 동의해요. 몸의 피부도 중요해요. 아마 나이가 들면 뼈저리게 공감하실 거예요(웃음). 피부의 언어를 해석하다 보면 환경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구원해줄 제품을 찾고 싶어지죠. 최근 스킨케어 업계에서 논란이 된 라놀린이나 실리콘 같은 성분을 배제하고 식물성 추출물로만 구성했어요. 동시대적 행보인 듯해 뿌듯해요.
행복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되새기는 글귀가 있나요? ‘적을수록 좋다(Less is More)’는 말을 늘 상기하는 편이죠. 뷰티 루틴은 꽤 단순하게 유지하지만, 가능한 한 잠을 충분히 자고, 수분을 많이 채우려고 노력해요. 바르는 수분, 마시는 수분 모두요!
성취감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인간관계에서 보람을 느낄 때죠. 부모님은 물론 형제자매, 남편, 아이들, 사랑하는 친구들과 일상의 소소함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행복의 열쇠는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집중하는 거라고 봅니다. 물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같이 운동하고 명상하며 자연과 연결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제가 살아오면서 쌓아온 인간관계보다 성취감은 덜하죠.
올해 도전해보고 싶은 네일 디자인은? 지난해부터 숱하게 목격해온 프렌치 네일이 올해도 이어질 거예요. 길이와 색상이 다양하게 변주된 프렌치 네일에 도전해보고 싶군요. 1mm 정도로 얇은 프렌치 네일 디자인이면 어떨까요? 클래식한 블랙이 새로운 젠더리스의 상징으로 떠오르는 만큼 검은색 매니큐어를 바르는 것도 좋겠군요.
MEI KAWAJIRI @nailsbymei
네일 아트 세계에 처음 입문한 때를 기억하나요? 오직 하나뿐인 내가 만든 예술품을 직접 몸에 착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어요. 네일 아트는 기분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완벽한 방법이었거든요.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는 공부 대신 책 모서리마다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고 스스로 뭔가 예술적인 것을 해야 한다는 의식으로 가득했죠. 페인팅, 조각 등 몇몇 매개체로 제 능력을 시험했지만 결국은 네일 아트가 제일 적성에 맞더군요(웃음).
일본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 생기발랄한 디자인이 눈에 띄어요. 다양한 문화와 인종으로 가득 찬 뉴욕 시내에 살다 보니 모든 거리에서 네일 디자인의 영감을 받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인스타그램 사진이 아닌 실제 생동감을 표현하고자 해요. 장식이나 스티커를 붙이는 것보다 직접 손과 붓을 이용해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그리는 것을 선호합니다. 손톱이라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색상을 추가하는 과정은 정말 즐거워요.
마크 제이콥스부터 아리아나 그란데까지,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뭔가요? 네일 아트는 개인의 스타일과 아이덴티티를 알려주는 중요한 부분이에요. 네일 아트를 완벽하게 완성하는 키는 협업 과정에 달려 있죠. 운이 좋게도 저를 찾아주는 클라이언트는 모두 굉장히 창의적인 편이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노트북이나 아이패드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네일 디자인을 주고받아요.
절대 없어선 안 되는 네일 제품은? 에프 젤(F Gel)의 젤 폴리시 제품이죠. 그리고 작은 사이즈의 LED 램프!
최악의 네일 케어 방법을 꼽는다면? 젤이나 아크릴 네일을 억지로 뜯어내는 것. 손톱 컨디션을 상하게 하는 가장 빠르고 간단한 방법이에요. 피치 못할 상황에는 오일을 발라가며 우드 스틱으로 조심스럽게 살살 뜯어내거나, 틈이 벌어진 부분만 임시방편으로 잘라내는 걸 추천해요.
주목하는 네일 트렌드는? 2000년대 초반을 강타한 ‘에어브러시(Airbrushed) 네일’이 돌아왔어요. 그때를 선명하게 기억해서인지 저도 얼른 시도해보고 싶어요. 일반 붓이 아니라 바람이 나오는 브러시 건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거라 Y2K 메이크업 트렌드와도 곧잘 어울려요.
네일 아티스트로서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뭐라고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생길 모든 것이 기대됩니다. 저는 현실에서 실현될 환상의 세계에 살고 있고,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고 믿어요. 네일 도구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힌트를 얻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서 저에 대해 검색해보세요.
YANA SHEPTOVETSKAYA @gelcream
모델부터 촬영까지, 뷰티 제품을 리뷰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혼자 운영 중이죠. 뷰티 세계에 입문한 계기가 궁금해요. <보그>와 <어나더> 매거진에서 패션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늘 뷰티 산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10대 시절엔 용돈이 생기면 립스틱을 사곤 했으니까요. 몇 년 전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면서 방대한 뷰티 시장 규모에 놀랐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 뷰티 제품을 리뷰하려던 것이 여기까지 이어졌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광고 협찬 없이 오직 순수한 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마음은 변함없어요. 그렇게 취미에서 시작한 사진 촬영은 이제 직업으로 바뀌어 현재 여러 웰니스 브랜드의 이미지와 방향을 총괄하는 크리티에이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모든 포스팅 사진에서 완벽하게 정리된 짧은 네일에 눈길이 가더군요. 비록 네일 전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건 아니지만, 손가락 위주의 클로즈업 사진을 찍을 때는 깨끗하게 정돈된 네일과 촉촉한 큐티클 상태가 필수라고 여겼어요. 포스팅한 네일 모두 제 작품이죠. 사진 톤을 풍성하게 만든 로스앤젤레스의 아름다운 자연광도 한몫했어요. 네일이 더 단정해 보이거든요. 주로 아이폰을 사용하는데, 배경과 손 포즈를 바꿔가면서 촬영합니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네일 케어 팁을 알려준다면? 손톱이나 푸시 도구를 사용해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큐티클을 밀어내는 것! 큐티클을 니퍼로 억지로 제거하기보다는 잠재운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군요. 평소 큐티클 부분이 촉촉하도록 보습을 신경 쓰는데, 매일 아침 스킨케어 단계에서 손톱에도 페이스 크림을 바릅니다. 매니큐어를 바르기 전에는 알코올 솜을 사용해 손톱 표면의 유분기를 제거하면 매니큐어 지속력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따라 하고 싶은 네일 트렌드가 있을까요? 역설적이게도 어떤 매니큐어도 바르지 않은 단정하고 깨끗한 네일입니다. 손톱 상태는 신체 상태를 대변하기에 평소 건강관리에 공들인 사람만 이 트렌드를 구현할 수 있죠. 희끗희끗한 반점 없이 완벽하게 정돈된 ‘퓨어 네일’이야말로 진정한 럭셔리 아닐까요?
크리에이터로서 뷰티 시장을 평가한다면? 원료와 자체 교육 과정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많은 뷰티 브랜드의 변화와 행보가 멋져요. 이제는 가치 중심적인 것이 최신 트렌드를 따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니까요. 또 다양한 성별과 피부색을 포용한 폭넓은 제품 출시도 고무적이죠. 정신 건강과 자기 인식에 대한 많은 대화가 오가는 것도 괄목한 만한 성장입니다. ‘아름다움’은 정의하기에 매우 광범위한 용어지만 이제야 정형화된 ‘아름다움’의 기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없어선 안 되는 뷰티 아이템 세 가지를 꼽는다면? 부기 완화를 위한 아이스 롤러, 크림 블러셔와 마스카라. 아! 수분 크림도 꼭 필요한데(웃음).
최종 목표는 뭔가요? 꿈꾸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항상 궁금해할 것! 세계를 탐험할 시간을 만들어 매년 새로운 기술을 배울 것.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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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트리뷰팅 에디터
- 우주연
- 포토그래퍼
- Conor Cunningham, Alasdair McLellan, Felix Cooper, 곽기곤, Alexandra Arnold, Courtesy of Tenov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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