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가 추구하는 미학
미적 추구와 향 그리고 소재의 합작. ‘차은우’와 크리스챤 디올 뷰티 ‘라 콜렉시옹 프리베 크리스챤 디올’이라는 강력하고도 상징적인 메시지.
셀러브리티에겐 결정적 순간이 있다. 이를테면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일, 오스카 혹은 칸 시상식 레드 카펫에 서는 일, 멧 갈라에 초대받거나 <보그> 표지에 등장하는 일. 그리고 하나 더 있다. 패션과 뷰티 하우스의 얼굴로 발탁되는 일이다. 차은우에게 바로 그런 일이 생겼다. 크리스챤 디올 뷰티 코리아의 새 앰배서더로 발탁된 것이다. 보이 그룹 ‘아스트로’ 멤버이자 연기자로 영역을 넓힌 크리스챤 디올 뷰티 코리아의 새 앰배서더, 차은우의 데뷔작은 ‘라 콜렉시옹 프리베 크리스챤 디올’. 크리스챤 디올 뷰티 하이엔드 퍼퓸 라인의 이 향수는 ‘향기에 대한 모든 가능성’이라는 테마 아래 생동한다. 그리고 제안한다. 제철을 맞은 아름다운 꽃과 진귀한 재료의 결정체인 이 특출한 향수 가운데 당신만의 향기를 찾아보기를. “디올의 오랜 팬이에요.” 차은우가 조각 같은 입술을 움직이며 <보그> 촬영장에서 말했다. “무슈 디올의 작품, 미적 감각, 라이프스타일, 담대함까지 모든 것을 흠모하죠. 굉장히 다양한 곳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분이에요.” 누구나 깊이 있는 향에 자연스럽게 끌린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크리스챤 디올 뷰티 코리아의 얼굴로 발탁된 차은우는 라 콜렉시옹 프리베 크리스챤 디올 ‘그리 디올(Gris Dior)’과 ‘에덴-록(Eden-Roc)’의 향을 입고 디올의 이미지와 코드를 풀어냈다. 천재 조향사 프랑수아 드마쉬(François Demachy)가 탄생시킨 ‘그리 디올’은 재스민, 베르가모트, 젖은 나무 덤불 향이 고루 섞였다. 디올 꾸뛰르 역사를 가장 밀접하게 표현한 향수로 꾸뛰르 그레이, 크리스챤 디올의 가족이 살았던 노르망디 그랑빌의 센티멘탈 그레이, 몽테뉴가 부티크 정면을 장식한 펄 그레이처럼 무슈 디올이 사랑한 아이코닉 디올 그레이 컬러를 향수로 표현했다. “디올의 품격 있는 회색은 흑백의 단순한 혼합이 아니라 색채의 조합으로 얻은 결실입니다.” 향으로 부활한 그레이 컬러인 만큼 ‘그리 디올’의 또 다른 이름은 클래식한 시프레 어코드의 럭셔리 버전이라 할 수 있겠다. 반면 ‘에덴-록’은 프랑스 리비에라를 상징하는 고급 호텔 ‘캡-에덴-록 호텔(Hôtel du Cap-Eden-Roc)’을 향한 찬가다. “‘에덴-록’을 구상하면서 눈앞에 펼쳐진 해변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소금, 태양, 밝은 색조의 암석, 풍부한 식물까지… 프랑스 코트다쥐르 지역의 풍경을 향수에 후각적으로 풀어냈죠.” 예상했듯 짭짤한 바다 내음과 꽃,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 프랑스 남부에서 자라나는 소나무의 아로마틱 향조가 지중해의 평온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공유한다. 차은우는 외출 준비를 위해 옷을 입고 마지막으로 더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향을 입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혼자 바다에 들어갔다 나와 샤워를 하고 무언가 맡고 싶은 향이 있을 때도 우린 향수의 힘을 빌린다. 향수가 세상에 나를 보이는 방식도, 혼자 있을 때 스스로를 느끼는 방식도 될 수 있으니까.
오늘 촬영은 어땠나요?
정말 오랜만의 화보 촬영인 데다, 크리스챤 디올 뷰티 코리아의 새 앰배서더로서 첫 작업이라 그 자체로 굉장히 설레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디올(Dior)’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나요?
엘레강스, 럭셔리, 꾸뛰르. 고상하고 기품 있지만 독특한 개성으로 늘 시류를 앞서가는 명민한 브랜드죠.
촬영 내내 당신 곁에 머문 ‘그리 디올’과 ‘에덴-록’을 한 단어로 표현해본다면?
먼저 ‘그리 디올’은 디올을 상징하는 컬러 ‘그레이’를 향기로 표현했다는 기획 의도가 인상적이었어요. 색을 향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마치 회색처럼 오묘하면서도 대담한 향이라는 점에 또 한 번 반했죠.
문득 차은우가 좋아하는 컬러가 궁금해지는데요.
초록이요. 늘 블루 계열을 선호했는데 요즘 부쩍 초록에 눈이 가더라고요.
리비에라의 햇살을 한 병에 담은 ‘에덴-록’은 초록과 닮았죠.
동의해요. 신선하면서도 쾌적한, 다시 말해 ‘청량한’ 기운이 마치 지중해 어딘가로 ‘타임 슬립’ 한 듯 기분 좋은 착각을 불러일으키죠.
기억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감각은 후각입니다. 그래서 어떤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나 특정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향에 관한 특별한 추억이 있나요?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동생과 손잡고 계곡에 올라 냇가에서 가재나 송사리 잡는 게 하루 일과의 전부였어요.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코끝을 스치던 청명한 물, 풀, 나무 내음이 여전히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죠.
요즘 어떤 향에 끌리나요?
특정한 향보다는 그날의 분위기 혹은 공간에 어울리는 향이 좋아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살갗에 은은하게 남는 잔향을 선호하죠.
아침저녁으로 실천하는 특별한 ‘그루밍’ 원칙이 있나요?
물을 의식적으로 자주 또 많이 마셔요. 그리고 메이크업을 짙게 한 날은 집에 가자마자 말끔히 세안하죠.
메이크업 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대 위에서는 공연 컨셉에 맞게 다양한 아이 메이크업을 시도하지만 개인적으로 자연스러운 모습이 좋아요. 참, 입술의 마무리는 무조건 촉촉해야 합니다.
모두가 궁금해할 질문입니다. 거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음… 오늘 좀 부었나?’ 거울과 안 친해서 답하기 가장 어려운 질문이군요(웃음).
달에 갈 수 있다면 첫 번째로 가져갈 물건은?
현미경이요. 소행성 또는 혜성이 행성 표면에 부딪힐 때 만들어지는 ‘충돌 크레이터’에 관심이 아주 많아서 직접 관찰해보고 싶어요.
요즘 최대 관심사는 뭔가요?
첫째도 둘째도 여행이죠. 날이 좋아질수록 초록 풍경을 눈에 가득 담고 싶어요.
최근 플레이리스트는?
엄정화 선배님의 ‘엔딩 크레딧(Ending Credit)’ 그리고 제 노래 ‘퍼스트 러브(First Love)’.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특효약이 있다면?
지극히 평범해요. 자전거 타면서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고, 공기 냄새 흠뻑 맡기.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가정하에 마지막 만찬을 즐길 수 있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어머니표 갈비찜.
기억에 남는 영화나 드라마, 작품이 있다면?
영화 <파이트 클럽(Fight Club)>과 <바스켓볼 다이어리(The Basketball Diaries)>.
공식 일정이 없을 때는 일상이 어떻게 흘러가나요?
의외로 심플해요. 운동 후 밥 맛있게 먹고, 거실에서 편안한 자세로 TV 시청 혹은 대본 리딩 정도로 마무리되죠.
올해로 스물여섯, 2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스무 살 무렵 전 아직 배울 게 수두룩한 그야말로 ‘미완성’ 상태였죠. 그래서 저만의 개성을 구축하기보다 주어진 상황에 걸맞게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데 급급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능동적인’ 힘을 키워보려 해요.
그렇다면 10년 후 당신은 어떤 모습일까요?
뭐든 열심히 하고 즐길 줄 아는, 아마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 역시 서른여섯의 제가 궁금합니다(웃음).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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