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많이 마시면 빨리 늙어요
술은 묘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그 역할을 달리하니까요. 밤에 홀로 마시는 술은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썸’ 타는 상대와 마실 때는 연애의 시작을 알리는 구실이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친구와 좋은 추억을 만드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가끔은 눈물 대신 술 한 잔에 슬픔을 이겨내기도 하죠.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술이라지만, 그 술이 우리를 더 빨리 늙게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한 잔의 술에도 몸은 빠르게 반응합니다. 특히 뇌세포는 나쁜 영향을 받습니다. 유럽과 미국 대학이 공동 연구한 결과, 매일 맥주를 두 캔 넘게 마시는 사람은 50세를 기준으로 4.4년 더 노화했으며, 맥주 한 캔씩 마셔도 1.7년 더 노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7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일주일에 와인 다섯 잔이 넘는 음주는 신체의 생체 시계를 빨라지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염색체 끝에 있는 텔로미어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짧아져 알츠하이머, 당뇨병, 심장 질환 같은 질병의 위험을 높입니다. 텔로미어가 다 닳으면 세포는 죽게 되죠.
그런데 연구 결과, 술을 자주 마시면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연구진은 어떻게 텔로미어를 짧아지게 하는지는 아직 밝히지 못했지만, 신체가 알코올을 처리할 때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일단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노화에는 가속도가 붙게 됩니다. 알코올이 몸속 수분을 빼앗고, 간이나 콩팥 등 장기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또 오랜 기간 술을 많이 마실 경우 판단력이 흐려지고 집중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체내 면역 체계도 망가집니다.
술이 주는 즐거움도 좋지만, 후폭풍도 고려하면서 마셔야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슬프지만 노화 앞에 장사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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