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모스를 스타덤에 올린 화보 속 끔찍한 이야기
평생 사진을 촬영한 레전드 모델이 카메라 앞에 서는 걸 싫어한다는 게 믿어지시나요? 보통 모델이 아닙니다. 1990년대 패션 아이콘이자, 지금은 모델 에이전시를 운영 중인 영국의 톱 모델, 케이트 모스의 이야기입니다.
케이트 모스는 지난달 24일 영국 BBC 라디오 4의 <데저트 아일랜드 디스크(Desert Island Discs)>와 인터뷰를 통해 어린 시절 모델 활동으로 겪은 어려움을 고백했습니다.
특히 과거 작업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일이 “종종 아프고 고통스럽다”고 밝혔는데요. 과거 촬영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녀는 “내가 과거에 포토제닉했다는 사실도 결코 믿을 수 없다. 여전히 일이 아니라면 사진을 찍지 않는다. 스냅사진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케이트 모스는 1988년 불과 14세의 나이로 세계적인 모델 에이전시 스톰(Storm)에 발탁됐는데요. 당시 런던 지도 한 장만 들고 직접 캐스팅을 다녀야 했던 그는 이날 15세에 브래지어 카탈로그 모델로서 경험했던 끔찍한 일화를 털어놨습니다.
케이트는 “겨우 15세인 내게 포토그래퍼가 옷을 벗을 것을 요구해 상의를 탈의했다. 너무 부끄러웠는데 ‘브래지어도 벗어’라고 요구해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도망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때 겪은 일 때문에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강해졌음을 밝히며 “이후 1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잘못된 것을 말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얘기한 거죠.
그러면서 케이트 모스는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캘빈 클라인 속옷 화보에 담긴 이야기도 공개했습니다. 1992년 18세였던 그녀는 배우 마크 월버그(Mark Wahlberg)와 함께 캘빈 클라인 광고에 참여하게 됩니다. 당시 상의를 탈의한 채 팬티만 입고 카메라 앞에 섰던 화보는 전 세계 길거리를 휩쓸면서 케이트 모스 열풍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케이트 모스는 “불안감으로 촬영 전에 몸이 정말 좋지 않았다. 1~2주간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였다”며 약 처방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시에 대해 “상의를 탈의하는 건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불편했다. 스스로 ‘대상화’됐다고 느꼈고, 무서웠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어 “마크 월버그는 매우 마초적이었으며 모든 수행원이 그를 따랐고, 주변의 모든 것이 그를 향해야만 했다. 난 그저 ‘모델’이었다”면서 “사진 팀은 내 약점을 이용했다. 그때 난 어리고 순진했으며, 캘빈은 그걸 좋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케이트 모스는 딸 릴라 모스(Lila Moss)가 모델로 데뷔했을 때 그녀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모델 에이전시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케이트 모스는 딸에게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할 필요가 없다. 촬영하기 싫고,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모델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에이전시 소속 모델이 촬영할 때는 늘 매니저와 동행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때때로 촬영 현장에 매니저를 대동하는 모델을 반기지 않는다”고 전하면서도 “현장 상황이 잘못되었을 때 매니저가 제시간에 나서서 모델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죠.
국내에서도 경력 20년 차 모델 한혜진 또한 “사람들 앞에서 속옷을 입지 못하는 일이 적응되지 않는다”면서 “17세에 처음 패션쇼에 섰던 날, 집에 돌아가 정말 많이 울었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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