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G워너비의 진심
박진주
“교통사고처럼 훅 다가오는 사랑이 있잖아요. WSG워너비가 그랬어요. 오디션 당일에 연락을 받아 얼떨결에 합류했고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놀라며 꿈처럼 보냈죠. 당시 드라마 <위기의 X> 촬영도 병행하던 때라 새벽에 일정이 끝나면 그날 아침에 안무를 외웠죠. 예능 울렁증이 심한 편인데 울렁거릴 시간이 없었어요. 이렇게 바빠본 적은 처음이었죠. 강한 운동을 하면 그 후 하는 운동이 가볍게 느껴지듯이, 이젠 웬만한 스케줄은 해낼 수 있는 마음가짐을 얻었어요. 깨달은 바도 많아요. 큰일일수록 그냥 해야 한다, 흘러가는 대로 맡겨보자, 걱정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 전까지는 어떤 일을 앞두고 고민도 하고 긴장도 많이 했어요. WSG워너비 합류 전에도 음반 제안을 받았는데, 남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 같고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무서웠어요. 하지만 이제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보람
“WSG워너비에 참여하기 직전에 가수 활동을 정리하려고 했어요. 백화점에 가면 살 수 없는 가격대의 매장은 빨리 지나치듯, 무대에 대한 마음을 부러 잊고 살았거든요. 막상 무대에 오르니 내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깨달았어요. 그만큼 이 프로젝트는 벼랑 끝에서 손을 잡아줬어요. <7번방의 선물>을 보고도 울지 않았는데, 절박한 만큼 방송에서 너무 자주 울어버렸네요. 씨야 이후로 다시는 팀으로 활동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좋은 멤버들을 만나 음악 방송 트로피를 받고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했어요. 제가 우물 안 개구리임을 깨닫는 자리기도 했죠. 좋은 음향 시설을 갖춘 무대에 서니 저의 부족함이 드러나더라고요. 최근에 유튜브 채널, 녹음실 부스에서 주로 노래했거든요. 멤버들처럼 더 열심히 연습해서 자신감 넘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윤은혜
“어릴 때 가수로 데뷔하면서 준비가 덜 된 듯한 제가 부끄러운 적이 많았어요.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가 조금 부끄럽게 다가오기도 했고요. 이번 기회에 열심히 하면 스스로에게도 ‘가수 출신’이라는 말이 덜 부담스럽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성대결절 후로 노래를 끝까지 부른 적이 별로 없어서 두려웠지만 WSG워너비에 참여한 이유죠. 처음 모두의 얼굴을 마주한 날, 한 명 한 명의 솔직한 바람을 듣던 날을 잊지 못해요. 울컥했죠. 저 역시 그것들을 갈망하고 꿈꿨고, 얼마나 절실한지 아니까요. 다만 그 바람 자체가 행복은 아님을 알기에 많은 생각이 들었죠. 그저 지금 제 바람은 모두가 바라는 소망을 이루고 행복한 순간들을 선물 받았으면 하는 거예요.”
쏠
“그동안 제가 만든 곡을 홀로 불러왔어요. WSG워너비를 하면서 작곡가들의 곡을 받아 여럿이 함께 무대에 섰죠. 처음엔 다른 이의 곡을 받아 부르는 것에 적응이 필요했어요. ‘이 곡은 어떤 의미로 쓰였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같은 ‘디테일’을 더 고민했죠. 게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노래를 불러야 했기에 꽤 바빴지만, 이번 기회에 대중에게 다가가는 법을 조금은 알았어요. 그동안 너무 혼자서만 작업하다 그 부분을 놓쳤나 싶을 정도였죠. 물론 언제나 나를 잃지는 않을 거예요. 이번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도 자전적인 이야기인데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요.”
엄지윤
“목소리만 듣는 블라인드 오디션이라는 점이 멋졌죠. 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한 순간도 있는데, 여기에선 선입견 없이 중요한 한 가지만으로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좋은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뿌듯하면서도 더 잘하지 못해 아쉬워요. 완벽하고자 하는 기대는 아예 없었지만 다른 가수들에게 제 목소리를 얹는 것 자체가 누가 될까 봐 걱정이 많았거든요. 인이어도 어색한 제게 멤버들이 사소한 것 하나까지 도움을 줘서 해낼 수 있었죠. 이번 기회에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코미디를 바탕으로 가수, 배우, 공연 기획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게 꿈이거든요. 조만간 선보일 음반 발매가 그중 하나가 될 거예요.”
코타
“저는 남보다 느리고 집중력도 부족하고 많이 어설퍼요. 초면인 사람들은 저를 두고 특이하다고 하죠. 매번 노력하지만 역시 쉽지 않아 자책하고 힘들어했죠. 하지만 오아시소 멤버들과 엘레나 킴 이사님, 유팔봉 대표님, 작가와 스태프들이 다독여주고 응원해줬어요. 진심 어린 전화와 문자도 정말 많이 받았고요. 사람들 덕분에 이 프로젝트만큼은 잘 이겨낼 수 있었고, 생각도 바뀌었어요. 앞으로는 부담을 조금 내려놔도 괜찮겠지 싶어요. 제가 자신감이 없으면 누구도 날 믿지 못하고, 무대 위에 설 수 없잖아요. 자존감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싶어요.”
권진아
“마지막 녹화할 때 보람 언니의 말이 가슴에 깊이 남았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도 날 모르는 것 같아 지치고 외로웠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였어요. 잊었던 것들이 상기됐어요.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의 마음, 지금 주어진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말이죠. 이번에 얻은 가장 큰 의미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 원래 예능 프로그램을 잘 하지 않았는데, 다들 도와줘서 본의 아니게 웃음을 드릴 수 있는 멘트를 종종 하게 됐어요. 편집의 힘이긴 하지만, 앞으로 방송을 좀 더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겼어요.”
소연
“데뷔 9년 만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음악 차트를 확인하죠. 우리 곡이 상위권에 있는 화면이 꿈이 아니란 걸 확인하듯 계속 새로 고침을 해요. 그러곤 한 명 한 명을 떠올리며 감사하죠. 이 프로젝트는 저라는 사람을 알리는 기회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을 얻어서 기뻐요. 12명이 다 함께 ‘어마어마해’를 무대에서 부를 땐 정말이지 하나가 된 것 같았어요. 녹화가 끝나도 ‘더 하면 안 돼요?’라고 말할 정도였죠. 무엇을 하든 결국엔 사람이 남잖아요. 다시 한번 좋은 인연이라는 큰 복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흰
“고등학생 때 나간 <슈퍼스타K>가 은인 같은 프로그램이라면, WSG워너비 활동은 가수로서 저를 확장시켜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우리가 부른 노래가 음악 차트에 있는 것을 보면서 감격해서 자주 울었어요. 가수로서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경험했거든요. 사실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한다는 것에 고민이 많았어요. 도전은 언제나 두렵고 무섭잖아요. 팀으로 활동해보지 않았고 나이도 어려서 언니들에게 짐이 될까 봐 걱정했고요. 매 순간 열정과 진심으로 임하는 멤버들을 보면서 영감을 받고 그 덕분에 저도 해낼 수 있었죠. 이젠 도전을 미루지 않을 만큼 자신감을 얻었어요. 저의 음악 방향에도 영향을 끼쳤죠. 발라드 가수 흰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 장르를 선보이고 무대가 기대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1년 만에 컴백을 앞두고 있는데, ‘흰이 이런 모습도 있구나’ 발견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드릴게요.”
조현아
“WSG워너비 참여를 앞두고 걱정이나 기대는 크지 않았어요. 쉬던 중이라 ‘리프레시’ 하면서 즐기고 싶은 마음이 컸죠. 여러 일이 기억나네요. 쇼케이스를 갔을 때 연세 있는 관객들을 보면서 엄마 생각이 나기도 했고, 같은 파트의 춤을 계속 틀려서 힘들기도 했죠. 물론 연습으로 극복했지만요. 멤버들과 깊은 연대를 느끼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 같이 콘서트를 할 때는 정말이지 모두 멋져 보였어요. WSG워너비도, 어반자카파도 응원해주세요.”
나비
“4개월간 매주 얼굴을 봤는데 이제 그러지 못할 거라니 정말 아쉬워요. 고등학생 때부터 노래해 15년간 솔로로 활동해왔지만, 때론 나도 팀원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거든요. 이번 기회를 통해 착하고 사랑스러운 동생들을 만나서 무대에서 어느 때보다 든든했고 덜 긴장했어요. 동생들과 음악부터 사적인 얘기까지 나누면서 위로도, 자극도 많이 받았고요. 귀농하신 아버지가 수확한 옥수수를 얼마 전에 동생들에게 한 박스씩 보냈어요. 맛있는 걸 나눠 먹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정말 친한 사이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것을 하려는 편이에요. <미스트롯>도 제가 해왔던 장르가 아닌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 참여한 이유고요. 출산, 육아를 하면서 터닝 포인트를 고민하던 시기에 WSG워너비를 만나 기뻐요. 이제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어요. 전국을 돌며 엄마들을 위한 뮤직 토크쇼를 열 거예요. 이름하여 ‘나비 쇼’! 관객에게 공감과 힐링을 줄 수 있는 공연으로 키워나가고 싶어요.”
- 피처 에디터
- 김나랑
- 컨트리뷰팅 패션 에디터
- 김베베
- 포토그래퍼
- 이예지
- 스타일리스트
- 이경진, 김지영, 김유정, 김지원
- 헤어
- 건웅, 조은혜, 윤혜정, 표지혜, 강지은, 김선희, 고영
- 메이크업
- 최다솜, 이봄, 유혜수, 김민지, 윤혜정, 박윤지, 최수일, 김은지, 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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