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타지 않고 ‘영원히’ 신을 수 있는 슈즈
전직 발레리나 브리짓 바르도는 1956년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And God Created Woman)>에서 ‘줄리엣’을 연기하며 레드 플랫 슈즈를 신었습니다. 이 역할로 그녀는 배우로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그 덕분에 댄스 스튜디오에만 있던 발레 펌프스는 패션 부티크 한쪽에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발레리나 펌프스가 있지만, 가장 아이코닉한 건 바로 샤넬의 디자인입니다. 1984년 헬무트 뉴튼이 촬영한 모델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가 신은 발레리나 펌프스! 이렇게 처음 세상에 등장한 샤넬의 우아한 발레리나 펌프스는 그 후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실 겁니다. 블랙 토 캡이 있는 베이지 펌프스. 칼 라거펠트가 샤넬 하우스의 수석 디자이너가 되고 1년 후에 디자인한 이 펌프스는 1957년 출시된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시그니처 투톤 슬링백의 연장선에 있었습니다. 샤넬에서는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플랫 슈즈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그 무엇보다 중시한 가브리엘 코코 샤넬. 그가 사랑하던 춤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이 발레리나 슈즈는 오늘날 샤넬 스타일 문법의 뼈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샤넬의 발레리나 슈즈는 정말이지, 세상에 등장한 이래 쭉 사랑받아왔습니다. 1970년대 제인 버킨이 이 플랫 슈즈를 유행시켰고, 2000년대에는 케이트 모스가 클래식한 발레리나 슈즈에 자신만의 보헤미안 감성을 더했으며, 현대에 와서는 알렉사 청이 발레 펌프스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샤넬의 발레 펌프스는 언제나 트렌디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2021년 3월 ‘보그 브리티시’ 표지 모델이던 안젤리나 졸리. 버버리의 블랙 터틀넥과 막스마라의 시가렛 팬츠와 함께 샤넬의 발레리나 플랫 슈즈를 매치했죠. 흑백사진에서 그녀의 모습은 영화 <화니 페이스(Funny Face)>의 오드리 헵번을 연상시킵니다. 그 스타일링은 편집장 에드워드 에닌풀의 아이디어였는데요, 안젤리나는 에닌풀에게 자신의 패션 철학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물건을 자주 바꾸지 않아요. 질 좋은 옷을 사서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때까지 입죠. 그게 제 스타일이에요.” 타임리스한 샤넬 펌프스가 완벽한 예가 되겠죠.
패션 위크의 스트리트 스타일 포토 역시 새로운 발레리나 슈즈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퀼팅 버전부터 질감이 살아 있는 트위드, 세련된 메탈 코팅 염소 가죽, 오리지널 송아지 가죽까지 아주 다양한 소재의 플랫 슈즈를 트렌디하게 매치한 룩을 찾아볼 수 있죠. 비 오는 파리 패션 위크에서도, 키이라 나이틀리처럼 결혼식에서도, 카를라 브루니가 그러듯 외교적인 방문에서도, 모두 신을 수 있는 신발은 몇 종류 되지 않습니다. 베이지와 블랙 컬러가 은은한 조화를 이루는 이 고급스러운 슈즈는 정말이지, 아름다운 동시에 실용적입니다.
현재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이 플랫 슈즈에 특유의 신선하고 펑키한 느낌을 불어넣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디자인부터 현재의 슈즈까지, 지금이 구입할 때입니다. 그리고 ‘영원히’ 신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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