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지금 저는 당연한 게 하나도 없고, 너무나 신기해요” #오로라 어워즈
<보그 코리아>와 불가리가 ‘오로라 어워즈’를 통해 새로운 세대의 여성 인재에게 지지와 응원을 담아 여명처럼 빛나는 트로피를 건넨다.
2016년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으로 이어지며 지난 2월 이탈리아에서도 열린 ‘오로라 어워즈’는 자신의 비전을 실현한 여성의 업적을 기리고 삶의 방식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문화, 예술, 스포츠, 비즈니스, 사회 공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발된 여성은 꿈을 좇은 스토리만으로도 다른 여성에게 빛나는 영감을 불어넣는다. 어워즈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다음 세대로 이어간다.
한국에서 처음 개최하는 ‘오로라 어워즈’는 7개 분야에서 빛을 발하는 새로운 세대의 여성 인재에게 황금빛 트로피를 수여한다. 배우 이유미, 뮤지션 비비(BIBI), 미술가 이은새, 공예가 김옥, 스키 선수 최사라, 뷰티 브랜드 ‘멜릭서(Melixir)’ 대표 이하나,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지구샵’ 대표 김아리다. 오로라 어워즈 수상자 7인에게서는 더 나은 내일, 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나갈 힘이 느껴진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최근 인지도가 급상승한 배우 이유미는 슈퍼루키처럼 보이지만 13년 동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에 골몰해왔다. 캐릭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기존에 볼 수 없던 방식으로 연기하는 그녀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배우상이라고 할 만하다.
<오징어 게임>은 의도치 않게 배우를 또렷하게 드러낸 작품이었다. 주제를 부각시키는 흑백사진처럼 청록색 추리닝을 맞춰 입자 배우의 본질이 뚜렷하게 보였다. 청록색 무리 사이 채우고 싶었으나 텅 비어 있던 눈, 생기를 잃고 싶지 않았지만 푸석하던 목소리는 모두 이유미의 것이었다. 웃음과 눈물로 범벅이 된 마지막 얼굴은 ‘지영’이 살고 싶었을 삶과 그렇지 못했던 삶을 보여줬다. 단 하나의 에피소드일 뿐이었다. 극 중 분량과 관계없이 인물의 서사를 설득시킨 건 이유미의 힘이었다. 당시 이 생생한 배우를 두고 하늘로부터 뚝 떨어진 행운의 주인공으로 여겼으나 이유미는 열여섯 살이던 2009년부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출연 작품이 열 손가락을 넘어서면서부터 세지 않았다는 필모그래피는 이유미가 품은 세상과 인물 탐구의 모험기 그 자체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사이코패스이자 스토커, <어른들은 몰라요> 가출 청소년이자 미혼모, <인질> 인질로 잡힌 카페 알바생 등 맡은 인물이 평탄한 적이 별로 없어 ‘고생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로 모아지기도 했지만,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주저함 없이 극 속으로 걸어 들어간 이유미 궤적의 결과론일 뿐이다. 직선과 곡선이 공존하는 얼굴, 한 가지로 굳어지지 않는 이미지, 발랄함, 광기, 허무함, 사랑스러움 등 상반되는 감정을 수시로 오가는 연기력을 가진 이유미는 다원화되는 세상을 표현해낼 가능성을 가진, 우리의 미래 같은 배우다.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무언가 진실한 것을 발견하려는 사람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극작가 윌리엄 인지(William Inge)의 말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배우의 탄생. 오로라처럼 빛나는 존재는 어디에 있는가 물었을 때 이유미는 “사람의 빛은 눈에 있어요. 눈에서 빛이 난다는 느낌을 저는 알고 있어요”라는 대답을 들려줬다. 이유미는 정말이지 흥미진진한 빛이 반짝이는 배우다.
<멘탈코치 제갈길> 극 중 이름이 ‘차가을’인데, 계절 가을과 맞는 지점이 있나요.
가을은 너무 덥지도 않고 너무 춥지도 않은 계절이에요. 근데 요즘에 되게 극단적으로 덥거나 추웠잖아요. 가을이의 감정 변화도 좋았다가 나빴다가 해요. 가을이 좋은 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딱 그 느낌이잖아요. 가을이도 이제 최적의 날씨에 접어드는 중이에요.
어떤 면에 매력을 느껴서 선택한 작품인가요.
쇼트트랙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처음 봐서 크게 매력을 느꼈어요. 모든 걸 참고 억누르는 가을이가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도 컸고요. 그리고 제갈길의 대사가 명언처럼 계속 눈에 보이더라고요. 가을이한테 하는 말인데 읽고 있는 사람한테도 영향을 주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면서 저 또한 마음이 차분해져서 ‘너무 좋다’ ‘하고 싶다’ 생각했어요.
스포츠계 이야기지만 우리 현실과 겹쳐 보이는 지점이 많아요. 재능이 있고 노력해도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자주 목격하니까요. 배우로서 공감한 지점도 있었나요.
어릴 때부터 천천히, 차근차근 연기를 해오다 보니 주변에 다른 친구들이 갑자기 좋은 역할을 맡을 때 나는 언제쯤 그렇게 될까 고민하기도 했어요. 결국 버티니까 되긴 했지만 그때 그 순간만큼은 그 속도가 너무 느리게 느껴졌어요. 엄마를 뿌듯하게 해주고 싶었으니까요.
쇼트트랙 연기를 보며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롱보드 타던 모습이 떠올랐어요. 뭔가에 올라타서, 이동하는 데 능한 편인가요.
둘 다 그렇군요.(웃음) 지금은 다치면 안 되니 롱보드는 못 타고 있는데 작품 끝나면 한강 가서 다시 배운다는 느낌으로 타려고요. 운동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새로운 걸 배우는 데 흥미를 좀 많이 느끼는 편이에요. 롱보드도 정말 재밌었고 스케이트도 춥긴 했지만 재밌었어요. 속도감이 느껴질수록 아무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나로서만 존재하는 순간에 되게 좋은 희열이 있어요. 좀 더 빨리 달리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능력의 한계로 도달하진 못했습니다.(웃음)
스포츠는 혼자만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지점이 있기도 해요. 나아간다는 면에서 오는 정직한 감동도 있고요.
문득 롱보드를 배울 때가 기억나요. 롱보드 타는 사람들끼리 연습하는 스폿이 있는데 갈 때마다 모르는 사람도 계속 인사를 하는 거예요. ‘왜 나한테 인사를 하지?’ 싶었는데 선생님이 ‘스케이트보더의 문화’라고 알려주셨어요. 그럴 때면 여기 속한 게 살짝 멋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쇼트트랙도 같이 모여 앉아서 신발 끈을 묶는 순간이 있어요. 그럴 때 뭔가 끈끈하고 함께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주 좋아요.
배우는 특정 기간에 다른 인물로 사는 특별한 경험을 하는 직업이에요. 가을이가 끼친 영향이 있을까요.
가을이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서 저 역시 열리는 것 같았어요. 초반에 가을이를 연기할 때와 마지막에 가을이를 연기할 때 저라는 사람에게 변화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길이 가을이에게 자격 타령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되게 크게 다가왔어요. ‘이럴 자격이 없어’ 하고 스스로 제약이 많은 사람이었거든요. ‘왜 그런 자격을 박탈했지? 꼭 그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하나씩 놓았어요.
스스로에게 부여한 자격은 무엇인가요.
하루 전날 계획을 세워요. 그러면 다음 날 세운 계획을 다 실천해야 해요. 대단한 건 아니에요. 몇 시에 일어나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피부과에 가고 그런 스케줄을 만들어요. 피곤하면 안 해도 되는데 꾸역꾸역 해요.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거예요. 예전에는 더 심했는데 <어른들은 몰라요> 세진이라는 친구가 너무 자유롭다 보니 영향을 받았어요. 원래는 책을 한번 펴면 그날 다 읽어야 했어요. 뭔가를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해요. 그런데 이제 책도 어느 정도 읽다가 내가 힘들면 다시 덮을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와중에 가을이를 만나니 그나마 남아 있던 제약에서도 나를 놓아주게 되더라고요. 나에게 관대해지는 신기한 경험이에요.
그 마음 이면에는 더 나아져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을까요. 하다못해 청소라도.
맞아요.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가을이를 연기할 때 변화가 잘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 가을이에게 빠져서 나 스스로 성장한 것처럼 보는 분들도 그런 위안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촬영 전에 늘 이전 신(Scene)의 분량을 다 다시 읽었어요. 연기하면서 감정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자 했어요.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인지도가 급상승했어요. 과거작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인간과 사회의 이면을 파고든 작품이 많아요. 물론 물리적으로 고생스러워 보이는 지점도 있고요. 이런 선택은 어려운 도전이었나요, 당연한 결정이었나요.
힘든 결정은 아니었어요. 궁금함이 컸어요. 모든 연기는 궁금함에서 시작해요. <어른들은 몰라요> 세진이도,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세린이도 궁금했어요. 뭔가 처음에 오는 매력이 있잖아요. 오히려 더 의욕적이고 더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 입체적인 느낌이 들어서 더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그런 생각에 그냥 “네! 하겠습니다!” 했어요.
더 눈길이 가고, 더 마음이 쓰이는 인물은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속앓이 많이 하는 애들.(웃음) 모든 사람한테는 다 비밀스러운 부분이 있잖아요. 근데 어떻게 보면 글로써 제게 다 보여주는 거잖아요. 이렇게 솔직한 사람이 없는거예요. 모든 걸 보여주면서 ‘나 해줘’ 이렇게 하니까 마음이 안 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런 캐릭터를 보면 마음이 가요. 나한테 이만큼 속앓이를 보여줬는데 내가 완벽하게 네가 되리! 우리 시작하자! 이러면서요.(웃음)
그런 의미에서 지금 촬영 중인 <힘쎈여자 강남순>의 강남순은 어떤가요?
처음으로 속앓이 없는 친구예요.(웃음) 남순이는 생각한 대로 말해요. 아니, 생각도 안 하고 말해요.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이 있는 친구이다 보니 제가 그렇게 변하고 싶어서 더 마음이 갔어요. ‘어머 어머, 얘 봐라?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 수 있는 거야?’ 이렇게요. 이번에는 오히려 되게 당찬 사람으로 변해가는 느낌이 듭니다.
<힘쎈여자 도봉순> 세계관으로 추측하면 강남순에게도 ‘어마무시한’ 괴력이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오늘의 초능력>에서는 숨을 참으면 투명인간이 되는 능력이 있었는데, 드라마나 영화라는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환상적인 지점이죠. 이런 힘을 실제로 믿나요.
안 그래도 남순이를 연기하면서 힘을 쓰면 뭐가 될 것 같은 착각의 늪에 빠져 살아요.(웃음) 히어로물 좋아하고, 애니메이션 진짜 좋아해요. 어릴 때는 그런 꿈을 꾸길 항상 바랐어요. 평상시에 심심하면 멍 때리면서 누가 나한테 질문하지도 않았는데 ‘만약에 유미야, 초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초능력을 제일 갖고 싶니?’ 스스로 계속 물어봐요. 그리고 되게 오래 고민해요.(웃음) 습관이 되어서 성인인 지금도 그래요.
표정이나 제스처에 만화 같은 구석이 있어요.
하하하하하. 그게 관상으로 보이는군요. 꿈도 많이 꿔요.(웃음) 자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해놓으면 진짜 꿈에 나오거든요. 판타지 세계에 살고 싶나 봐요.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 ‘어떤 초능력을 갖고 싶니’에 대한 대답은 무엇인가요.
매일매일 바뀌긴 하는데 순간 이동을 너무 하고 싶어요. 바쁘기도 하니 자는 시간을 너무 확보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빠르게 순간 이동을 하고 싶어요. 도라에몽이 ‘어디로든 문’을 줬으면 좋겠어요. 도라에몽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나요, 어떻게 하면 나랑 친구해줄 건데?(웃음) 투니버스 틀면 항상 나오는 만화가 <도라에몽> 아니면 <짱구는 못 말려>잖아요. 성인이 되어서도 그 두 편밖에 안 나오던데요? 나는 이렇게 나이를 먹는데 짱구는 왜 계속 유치원생이며, 진구는 왜 계속 5학년인가요.(웃음)
배우로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자 하나요. 스스로 파악한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요.
강점은 외적인 체구와 얼굴 모양이 너무 확고하지 않아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약점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캐릭터로 보여드리기까지 좀 힘들어요. 되게 즐겁지만 불안이 엄청 커요. 그걸 해결해나가면서 점점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떨 때는 덜어내야 하니까요. 지금 연기하는 강남순이 그런 캐릭터예요. 저의 한계를 뚫고 도전하고 있으니 이 또한 어느 순간 강점이 되지 않을까 믿어보고 있습니다.
작품을 둘러싼 무수한 과정 중 가장 신나고 즐거운 때는 언제인가요.
연기할 때죠. 카메라 앞에서 그 캐릭터로 서 있는 순간이 가장 즐거워요. 캐릭터를 연구하고 고민하는 순간도 너무너무 즐거운데, 아직 하지 않았으니 살짝 불안하죠. 그런데 카메라 앞에 서면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 진짜가 되니까 그 순간이 가장 좋아요.
지금 연기의 화두는 무엇인가요.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해왔어요. 어떻게 하면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떤 분석을 해야 스스로 이입이 잘될까? 이런 고민을 끊임없이 해요. 평소에도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개성을 잘 기억하고 담아둬요. 집에 와서 몰래 따라 해보고요.(웃음)
그동안 배우로 일하면서 연대감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어려움이 있잖아요. 촬영장을 다 같이 겪으며 오는 연대감이 엄청 크더라고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공통점이 생기면 연대감도 따라와요. 대단한 사람, 유명한 사람에게는 존경한다는 느낌이라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그냥 딱 느껴져요.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선배 배우도 있었을 듯합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어른들은 몰라요> 때 남문철 선배님이 나오셨어요. 처음 뵈었고 정말 작은 인연이었어요. 산부인과 의사로 나오셨는데 그 짧은 장면에서 모든 연기를 다 받아주시는 거예요. 연기를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당시에 전혀 몰랐는데 나중에 몸이 안 좋으셨다고 들어서 너무 놀랐어요. 짧게 뵈었지만 계속 기억에 남는 선배님이에요. 최고의 배우는 같이 연기하는 상대 배우를 재밌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멘탈코치 제갈길>도, <힘쎈여자 강남순>도 같이 찍는 선배님들이 너무 잘 받아주세요. 저도 나중에 그런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이런 선배님들을 만난 건 행운이니 이 운을 활용해 나 또한 남의 운이 되어보자 해요.
영화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 <뉴 노멀> 등 공개되지 않은 작품이 많아요. 꾸준히 다작을 해왔어요.
지금 소속사에 들어가고 5~6개월 정도 쉬었어요. 너무 쉬었다고 생각했는데 틈틈이 뭔가를 했더라고요.
쿠팡이츠 배달 아르바이트 에피소드가 유명한데 그 시절인가요.
맞아요.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식당 아르바이트도 했고, 좌담회도 가고 뭔가 많이 했어요. 쉴 때 배달 앱 켜서 문자가 오면 수락해서 옷 입고 나가서 배달하고 그랬어요. 몸을 계속 바쁘게 움직였어요. 금전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어요.
세상만사에 호기심이 많은 편인가요.
하고 싶은 것도 궁금한 것도 엄청 많아요. 그래서 포털 사이트가 없으면 큰일 나요.(웃음) 매번 검색을 해요. 다만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생각을 좀 많이 해요. 그런데 또 가끔 그 생각이 사라지고 바로 할 때가 있어요. 갑자기 도전 정신이 뿜어져 나올 때가 있어요.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어요. 이건 검색해도 안 나오던데요?(웃음)
무수한 경험은 배우 일을 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정말 다 도움이 돼요.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누구보다 서빙 잘할 수 있고, 길을 찾아야 한다면 경로를 잘 알고 있죠. 식당에서 언제 가장 많이 혼나는지 알고 있고, 중간중간 쉴 때 아르바이트생들이 모여서 무슨 얘기하는지도 알아요. 그들이 꾸는 꿈에 대해서도요. 관찰이 직업병이라 열심히 관찰하고 열심히 들어요.
프라임타임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부문에서 아시아 최초로 여우 게스트상을 받았어요. 열여섯 살에 배우가 된 이유미가 꿈꾸던 모습인가요.
‘나는 배우가 돼서 화보도 찍고 광고도 찍을 거야!’ 같은 생각은 안 했어요. ‘연기를 진짜 기깔나게 잘하고 싶다’ 딱 그 하나의 꿈이었어요. 한 번쯤은 내 연기를 모든 사람이 인정해줘서 여우주연상 받고 싶다는 꿈 말고는 없어요. 근데 많은 관심을 받으니 어릴 때 너무 겁 없이 목표를 정했다 싶어요.(웃음) 새로운 경험을 하며 연기 면에서 더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있어요. 지금 저는 당연한 게 하나도 없고, 너무나 신기해요. 꼬리 달린 강아지처럼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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