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보다 섹시하고 킬 힐보다 앙증맞은, 키튼 힐의 화려한 귀환
5cm를 채 넘기지 않는 낮은 굽, 위태로울 정도로 가는 힐, 삐쭉하게 나온 앞코. 올가을은 앙큼한 키튼 힐과 함께 고양이처럼 새침하게 걸어봅시다.
‘하이힐 연습용’ 혹은 ‘직장인이 신는 편한 구두’ 정도의 대우를 받던 키튼 힐이 2022년 보란 듯이 확신의 트렌드로 부활했습니다. 물론 갑자기 ‘뿅’ 하고 튀어나온 건 아닙니다. 트렌드도 신발을 닮았는지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서서히 다가왔죠. 지난 몇 년간 프라다, 마크 제이콥스, 알투자라, 코치, 로에베 등 굵직한 브랜드 컬렉션에서 소심한 존재감을 드러냈거든요. 몇 시즌에 걸친 눈치작전에 텔레파시라도 통한 걸까요? 올가을 모두가 확신에 찼다는 듯 위풍당당하게 이 키튼 힐을 런웨이에 올렸습니다.
샤넬과 디올부터 살펴볼까요? 샤넬은 두꺼운 울 양말에 슬링백 형태의 키튼 힐을 신었는데요. 도톰한 양말의 텍스처와 슈즈 앞코의 뾰족한 셰이프가 묘한 매력을 선사합니다. 어딘가 앙증맞은 소녀 같은 느낌도 주고요. 반면에 디올은 더 민첩한 실루엣을 선보였습니다. 스포티한 요소를 가미하기도 하고 망사 양말로 관능적인 무드를 더하기도 했죠.
클래식한 매력을 담은 더 로우와 시크함을 살린 이자벨 마랑의 컬렉션은 스타일링 자체로도 참고하기 좋습니다.
특히 이자벨 마랑과 질 샌더는 부츠 형태의 키튼 힐도 내놓아 선택지를 더 늘렸습니다. 이자벨 마랑처럼 뒤꿈치가 뭉툭한 부츠는 키튼 힐 본연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좋죠. 질 샌더처럼 미니멀한 앵클 부츠의 실루엣으로 날렵함을 살려도 좋고요.
‘옷 좀 입는다’ 하는 스타들 역시 이 키튼 힐을 즐겨 신었는데요. 이들의 패션을 보니 한층 더 용기가 납니다. 생각보다 정말 다양한 무드를 연출할 수 있거든요.
키튼 힐은 스타일에 러블리함을 더하고 싶을 때 아주 좋은 묘책이 되어주기도 하는데요. 이 분야의 전문가는 바로 알렉사 청! 고풍스러운 블랙 벨벳 드레스에 신은 팝한 하늘색 키튼 힐을 보세요. 오픈토 위에 자리 잡은 리본 디테일 덕에 농도 짙은 사랑스러움을 완성했습니다. 이렇게 양말이나 스타킹 없이 발목을 드러낸다면 실루엣도 한층 늘씬해집니다. 도트 무늬 스타킹에는 페이턴트 소재의 힐로 발랄한 소녀미를 연출했고요.
청바지나 원피스 같은 편안한 캐주얼 룩도 키튼 힐만 있다면 얼마든지 섹시해질 수 있습니다. 벨라 하디드처럼 샌들을 신듯 발을 편하게 밀어 넣으면 끝이죠. 레그 워머나 시스루 삭스를 이용해 빈티지 무드를 자아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계절에 가장 유용한 건 부츠겠죠? 키튼 힐 부츠가 매력적인 이유는 자유롭고 활동적인 느낌을 주는 동시에 도회적인 분위기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케이티 홈즈처럼 보헤미안 패션에 세련미를 얹을 수도, 벨라처럼 캐주얼한 스트리트 패션에 럭셔리한 느낌을 가미할 수도 있습니다. 관능미를 가득 뿜어내고 싶다면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의 룩을 머릿속에 저장해두시고요.
우아하면서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묘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키튼 힐. 앞선 룩이 증명하듯 모든 무드와 아이템에 묘하게 잘 어울려 더 알쏭달쏭한 매력을 주죠? 속을 알 수 없는 고양이처럼 말이죠. 의심은 접어두고 우선 신어보세요. 어느새 새침한 애티튜드와 함께 사뿐한 걸음을 내딛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아! 참고로 모든 오피스 룩에도 찰떡같이 잘 어울립니다, 늘 그래왔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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