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하지 않으면 안 돼! 로우 라이즈 팬츠의 시조가 돌아왔다
2022년, Y2K 스타일의 대유행은 필연적으로 로우 라이즈의 전성시대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세 번의 컬렉션에서 연달아 로우 라이즈 팬츠를 선보인 블루마린은 물론, 트렌드세터 역할을 하고 있는 미우치아 프라다 역시 골반에 아슬아슬하게 팬츠와 스커트를 걸친 모델들로 런웨이를 가득 채웠죠. 하지만 최근 로우 라이즈의 시조와도 같은 브랜드가 왕좌를 탈환하고 싶어 하는 듯한 움직임이 보입니다. 바로 알렉산더 맥퀸입니다.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이 아닌, 디자이너 리 알렉산더 맥퀸의 추종자라면, ‘범스터’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엉덩이를 뜻하는 은어인 ‘범(bum)’과 접미사 ‘스터(-ster)’를 합해 만든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엉덩이 골이 반쯤 드러나도록 내려 입는 팬츠를 지칭합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형태의 로우 라이즈 팬츠는 1960~1970년대 활발히 활동하던 밴드 도어스의 짐 모리슨이나 롤링 스톤스의 믹 재거가 즐겨 입던 밑위길이가 짧은 팬츠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죠.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직후인 1993년, 알렉산더 맥퀸이 처음으로 선보인 컬렉션 역시 로우 라이즈 팬츠를 등장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이어진 몇 번의 런웨이에서 꾸준히 범스터 팬츠를 선보여 이를 본인만의 시그니처로 만들기도 했죠. 엉덩이는 물론 때론 음모까지 노출시키는 ‘로우-로우 라이즈’ 팬츠를 본 많은 비평가들은 그의 컬렉션이 외설적이고 불경스럽다는 악평을 쏟아냈습니다. 물론 맥퀸은 패션계의 악동답게 “범스터 팬츠는 단순히 척추 아랫부분을 연장하고 그것을 전시하기 위한 디자인일 뿐이다. 나에게 남녀불문, 가장 섹시한 신체 부위는 엉덩이가 아닌 척추 바로 밑부분이기 때문이다”라는 코멘트를 남기며 쏟아지는 혹평에 반박했지만 말이죠.
코멘트에서 알 수 있듯, ‘맥퀸식’ 로우 라이즈는 최근 Y2K 열풍이 몰고 온 로우 라이즈 트렌드와는 궤를 달리합니다. 맥퀸의 범스터 팬츠는 ‘가장 섹시한 신체 부위’를 드러내 키치하고 섹시한 느낌을 주는 반면 블루마린과 미우미우로 대표되는 최근의 로우 라이즈 트렌드는 ‘힙’ 또는 ‘쿨’과 같은 수식어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죠.
맥퀸의 수제자이자 친구였던 디자이너 사라 버튼의 지휘하에 펼쳐진 알렉산더 맥퀸의 2023 S/S 컬렉션은 로우 라이즈 팬츠의 개념을 재정립하려는 시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알렉산더 맥퀸이라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인 ‘테일러링’과 접목해서 말이죠. 완벽하게 테일러링한 팬츠들은 마치 ‘섹시하지 않으면 로우 라이즈 팬츠가 아니다!’라고 외치는 것만 같았죠. 알렉산더 맥퀸의 주도하에 로우-로우 라이즈 트렌드가 다시 섹시해질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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