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아 쉬퍼의 옷장에서 탄생한 프레임 캡슐 컬렉션
1980~1990년대 슈퍼모델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린다 에반젤리스타는 2023 S/S 펜디 쇼 피날레를 장식했고, 케이트 모스 역시 보테가 베네타 런웨이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죠. 또 다른 슈퍼모델도 돌아왔습니다. 본업인 모델이 아닌 디자이너로요. 바로 데님과 니트웨어로 대표되는 브랜드 ‘프레임(Frame)’과 캡슐 컬렉션 발매를 앞둔 클라우디아 쉬퍼가 주인공. 그녀는 본인의 ‘1990년대식’ 옷장에서 영감을 받아 포근하고 변치 않는 느낌의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보그 코리아>가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녀와 만나 협업이 성사된 과정, 디자이너로서 새 출발, 이번 컬렉션의 의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989년에 모델로 데뷔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타일 아이콘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스타일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굳이 설명하자면, 마음 가는 대로 입는다고 할 수 있어요. 요즘 같은 날씨에는 클래식한 데님을 재킷, 블라우스와 함께 매치하고, 여름에는 데님과 티셔츠, 액세서리를 활용합니다.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때나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할 때 모두 적합한 그런 스타일이죠.
프레임과의 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생각해보니 운명 같아요. 몇 년 전 남편과 푸켓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우연히 프레임의 공동 설립자 에릭 토르스텐손(Erik Torstensson)을 만났습니다. 에릭의 파트너 나탈리와 이미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었죠. 그가 대단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패션 사진에 대해서도 방대한 지식이 있어 이야깃거리가 끊이지 않았죠. 그때부터 언젠가는 그와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요.
몇 년 후 에릭과 저는 컬렉션 발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제 50번째 생일에 맞춰 유니세프의 후원을 받아 프레임 데님 컬렉션을 발매하기도 했고요. 특히 지난해 가을 내내 프레임의 오버사이즈 페어 아일 재킷을 입으면서 자연스레 그 제작 과정이 궁금해졌습니다. 에릭과 대화를 나누며 재활용 캐시미어를 활용해 저만의 니트웨어 컬렉션을 발매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함께 입을 수 있는 데님을 더해 컬렉션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캠페인 포토 역시 에릭이 담당했더군요.
포토그래퍼로서 에릭은 내추럴하면서도 감정을 자극하는 사진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번 캠페인과도 아주 잘 어울렸죠.
지난해에는 브랜드 레알리자시옹 파(Réalisation Par)와 함께 컬렉션을 발매했고, 올해는 프레임과 함께했습니다. 디자인 팀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제가 존경할 수 있는 브랜드와만 협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처음 디자인을 구상하는 것부터, 결과물이 완성될 때까지 모든 과정에 깊이 관여해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죠. 이번 컬렉션은 1990년대에 즐겨 입던 옷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제 옷장의 연장선이라 생각합니다. 제 옷장은 빈티지 데님, 오래된 티셔츠나 스트라이프 스웨터, 청키한 니트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언제든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의상이죠.
컬렉션 중 ‘청키 케이블 터틀넥’ 역시 수십년간 간직해온 빈티지 스웨터에서 직접 영감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이번 컬렉션 역시 그런 클래식한 피스로만 이뤄졌죠.
평소 ‘데님 사랑’으로 유명합니다. 데님으로 유명한 프레임과의 컬렉션 발매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죠. 평소 데님을 자주 입는 이유, 이번 컬렉션의 ‘Le Hardy’와 ‘Le Super’만의 특징이 궁금합니다.
데님을 입고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이 된 듯한 편안함을 느낍니다. 어릴 때도 하이 웨이스트 워싱 진과 스웨트셔츠를 즐겨 입었으니, ‘데님 사랑’은 정말 오래전부터 시작됐군요.
이번 컬렉션은 페어 아일 니트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클래식한 피셔맨 니트는 데님, 코듀로이 팬츠, 실크 미디스커트, 부츠와 모두 어울리죠. 스트라이프 니트는 제인 버킨과 실비 바르탕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습니다. 플레어 진과 가장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해 와이드 레그 데님인 ‘Le Hardy’를 컬렉션에 포함시켰죠. ‘Le Hardy’와 ‘Le Super’ 모두 클래식하게, 어떤 룩에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컬렉션의 니트 제품이 특히 눈에 띄더군요. 시크하면서도 스타일링하기 수월하다고 할까요. 곧 다가올 ‘니트의 계절’을 위한 스타일링 팁이 있을까요?
추운 겨울날 아직 날이 채 밝기 전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때 항상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포근한 스웨터를 입습니다. 이번 컬렉션의 니트 제품 역시 그런 상황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클래식하고 포근한 니트와 함께라면 강아지를 산책시킬 수도 있고, 미팅이나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도 어울리는 룩을 만들어낼 수 있죠. 액세서리 등을 통해 변주하며 다양한 룩을 연출하기 바랍니다. 물론 페미닌 감성은 유지하면서 말이죠!
총 여덟 피스로 구성된 프레임×클라우디아 쉬퍼 컬렉션은 11월 3일부터 프레임의 공식 온라인 스토어(frame-store.com)와 매치스패션에서 공개합니다.
- 에디터
- 안건호
- 포토그래퍼
- Erik Torstensson(Frame Co-Founder & Chief Creative Officer)
- 스타일리스트
- Lucie McCullin
- 헤어
- Anna Cofone
- 메이크업
- Lisa Eldridge
- 네일
- Adam 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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