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학생이었다’ 프라다 로퍼가 패션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유
2020년으로 돌아가보면 벨라 하디드와 헤일리 비버를 포함한 1990년대 스타일 애호가들은 그런지 룩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위노나 라이더, 케이트 모스 등 세기말을 이끌던 패셔니스타들이 그런지의 대모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죠.
이 모든 것은 프레피 스타일의 프라다 로퍼 때문이었습니다. 벨라와 헤일리는 흰색 양말에 프라다 로퍼를 즐겨 신으며 그런지를 재고했죠.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사진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패션 인플루언서와 모델들이 신기 시작했고, 여러 번 품절 사태도 겪게 됩니다. 그러면서 프라다 로퍼는 단숨에 패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죠.
왜 사람들은 이 두툼한 밑창의 프라다 청키 로퍼에 열광했을까요? 일단 귀여운 라운드 토에 두툼한 고무 밑창을 붙인 프라다는 전면과 중앙에 트라이앵글 플라크를 붙였습니다. 프라다 부인만 로퍼를 만든 건 아니니 굳이 따져보자면 브랜드의 상징적인 타이포그래피를 자랑한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지 하디드는 구찌의 로퍼 팬이지만요!
사실 프라다 로퍼는 스톰퍼 부츠를 세련되게 재해석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스쿨 무드로 연결됩니다. 우리나라는 교복에 운동화가 기본 차림이었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대만, 미국과 영국의 교복 입은 학생들을 떠올려보세요. 거의 백이면 백 로퍼를 신고 있습니다. <가십걸>에서 친구들이 하이힐과 부츠, 플랫 슈즈만 신는 걸 보세요. 로퍼는 벗어나고픈 학창 시절 억압의 상징이 되거나 재미없는 모범생 같은 인상을 주죠. 프레피 룩이나 아이비 룩이나 모두 단정함의 상징이자 모범생 같은 로퍼와 함께하니까요.
하지만 패셔니스타의 발끝에서 로퍼는 다른 색깔을 얻었습니다. 빈티지도 스포티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슈즈로요. 헤일리 비버는 리바이스 컷오프 쇼츠에 롱 가죽 재킷을 입고 밝은 흰색 양말에 로퍼를 매치해 힙한 느낌을 주었죠. 벨라와 켄달도 데님이나 카고 가리지 않고 캐주얼 무드에 마구마구 매치했죠. 판가이아의 운동복에 로퍼를 신은 덴마크의 패셔니스타 페르닐 테이스백처럼 고정관념을 깨는 방법도 있습니다.
재미없고 답답하던 범생이 슈즈의 완벽한 변신, 프라다의 로퍼가 컬트적 인기를 끄는 이유 아닐까요? 한동안 로퍼의 인기도 계속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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