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이즈 영훈과 주연의 새빨간 시너지
함께 타오르며 함께 춤추는 두 개의 불꽃. 그 새빨간 청춘의 온도. 더보이즈 영훈과 주연.
YOUNGHOON
‘전원 센터돌’로 불리는 더보이즈에서도 대표 미남
두 멤버가 모였어요.
주연이는 남성미가 강하고 날카롭게 잘생겼죠. 약간 고양이형 미남? 전 강아지상에 가깝고요.
외모 때문에 실력이 가려진다는 생각은 안 해요?
사실 크게 신경 안 써요. 다만 대중이 제 보컬에 지금보다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은 있죠.
그래서 3년 전 <복면가왕>에도 출연했고요.
더보이즈 영훈이 노래를 이렇게 부를 줄 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스태프 얼굴을 기억하고 먼저 밝게 인사하는 모습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태가 나더군요.
인정해요. 어려서부터 워낙 막내로 자라서요. 형이 저한테 질투를 많이 했죠. 근데 그만큼 제가 어른들한테 예쁜 짓도 많이 했어요.
예쁜 짓?
인사 잘하고, 삼겹살 먹을 때 쌈 싸서 가족들한테 한 입씩 넣어주고. 일부러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사랑받으려고요.
멤버들 사이에서 ‘애빼시(애교 빼면 시체)’라 불리는 이유가 있군요.
애교가 많긴 한데 제가 믿음이 가는 사람들 앞에서만 그래요. 멤버들, 가족들 그리고 더비(팬덤명).
2022년은 더보이즈에게 결실의 해였죠. 마침내 데뷔 첫 월드 투어를 치렀습니다.
그동안 팬들 없이 무관중으로 무대에 설 때마다 너무 심심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이게 맞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는데요. 투어 하면서 ‘아, 이래서 이 직업을 선택했구나’를 확실히 느꼈어요. 살아 있다는 느낌이 확 왔죠.
추진력을 얻었군요.
당연히요. 팬들 함성만 들어도 엔도르핀이 막 솟아요.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대면 콘서트도 열었죠. 현장에서 깜짝 생일 축하를 받았어요.
제가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팬들이 ‘영훈아 생일 축하해’라고 적힌 팻말을 하나씩 꺼내는 거예요. 정말 서프라이즈였던 게 회사 분들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막 났어요. 정말 안 울려고 했는데.
과거 인터뷰를 보니 조용하고 사색적인 면도 엿보이더군요. 청소로 자기 정화를 하고, 혼밥을 즐기고, 자기 전에 드뷔시의 ‘달빛’을 듣고.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에요. 저한테는 그게 곧 힐링이라서요. 근데 사실 큰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이에요. 뭐든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몰두했던 일이 끝나면 바로 빠져나와요.
멤버 큐가 <보그> 인터뷰에서 그랬죠. “영훈은 힘든 일이 있어도 금방 잊어버리고 극복하는 면이 참 부럽다”고.
맞아요, 정말 그래요. 저는 이런 성격이 제 직업과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올해 발표한 신곡 ‘Whisper’ 활동이 영훈에게 무엇을 남겼는지도 궁금합니다.
실은 준비를 충분히 못했어요. 일정이 너무 촉박해서 멤버들이 힘든 상태였는데 더비들이 끌어올려줬죠. 덕분에 음악 방송 1위도 했고요. 그게 진짜 큰 의미였어요. 1위 한 현장에서 더비들과 함께 상을 받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거든요.
더보이즈의 결정적 장면 중 하나였죠. <로드 투 킹덤> 때부터 쉼 없이 달려온 지난 여정이 마침내 오프라인에서 화산처럼 폭발한 느낌이었어요.
당시에는 팬들이 눈앞에 안 보이니까 인기가 많아진 걸 아예 체감 못했어요. 그 후 앨범 성적이 잘 나오긴 했지만 그 또한 실체 없는 숫자로 다가왔고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정말 행복했죠. 그간의 아쉬움을 다 털었어요.
한 시기가 마무리된 느낌도 드는데, 요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지내요?
생각, 못해요. 생각이라는 걸 할 여유가 없어요. 연말 무대 연습해야 하고, 팬 콘서트 계획해야 하고, 그러면서 컴백 준비도 같이 해야 하니까. 목표는 있지만 생각은 없는 상태?
김연아 선수의 명대사가 떠오릅니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맞아요, 맞아요.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지.
<연애혁명> <원 더 우먼> 등으로 배우 커리어도 이어가고 있죠.
여유가 생기면 언제든 다시 하고 싶은 게 연기예요. 다만 지금 저한테는 팀 활동이 우선이에요. <연애혁명> 찍을 때 앨범 준비를 같이 하느라 정말 힘들었거든요. 앞으로는 한 번에 하나씩만 몰두하고 싶어요.
요즘 영훈은 뭐가 젤 재밌어요?
영상 보는 걸 좋아하는데, 드라마 <작은 아씨들>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3화까지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계속 보려고요.
지난해에 “내년쯤 엄마 차를 바꿔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어요.
그 사이에 저한테 말 안 하고 그냥 알아서 바꾸셨더라고요.
하하. 그럼 이참에 내년 목표 하나 여기 박제할까요?
좋죠. 커버곡 하나 내기 어때요?
어떤 노래로요?
폴킴 선배님 노래면 좋을 것 같군요. ‘모든 날, 모든 순간’ 같은. 최근에 큐가 유튜브로 커버 송 영상을 조금씩 선보이고 있거든요. 저도 그런 식으로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곧 데뷔 5주년이에요. 앞으로 팀에서 어떤 존재가 되고 싶어요?
맑고 착한데 믿음직스러운 형? 아마 지금도 그렇겠지만요.(웃음)
JUYEON
지난해 자문자답 인터뷰에서 스물네 살 이주연에 대해 “목표로 삼을 만한 목적지를 아직 못 찾은 사람”이라고 표현했어요. 목적지는 찾았나요?
목적지, 찾은 것 같아요. 이제 정착하고 여기 오래 머물겠다는 마음은 아니고요. 그보다는 앞으로 걸어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입니다.
그 이야기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은데요.
음, 저한테는 올해가 정말 쉽지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열심히 살았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주변 사람과 가족들, 그리고 건강한 정신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제 말이 좀 피상적이죠.
아니,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무슨 뜻인지 이해할 것 같아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원하는 걸 못 이룬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뭔가를 포기해본 적도 없고요. 어려서 공부도 그럭저럭했고, 데뷔도 바로 했고, 신인상도 받고, 어떤 식으로든 다 이뤄냈단 말이죠.
초등학교 때 전교 회장도 했고요.
맞아요.(웃음) 그렇게 살아왔는데 올해 활동하면서 처음으로 큰 벽을 느꼈어요.
말 못할 직업적 고민이 있었군요. 당시 인터뷰에서 ‘진짜 실력’에 대한 갈증을 피력하기도 했어요. 남이 만들어준 컨셉을 수행하는 걸 내 능력인 듯 착각하는 게 부끄럽다고요.
그때만 해도 정말 그렇게 생각했어요. ‘지금 내 모습은 어차피 회사에서 만들어준 것 아닌가, 음악이든 스타일링이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 것이 아니구나’ 하고요. 올해 이런 생각이 확 바뀐 계기가 있었어요. 힘들 때마다 찾는 은사님 같은 분이 계시거든요. 그분이 저한테 한 소리 하시더라고요. 그게 왜 네 것이 아니냐고, 결국 다 네가 이뤄낸 것이니 자부심을 가지라고요.
그때 생각이 전환됐군요.
네. 그동안 너무 한쪽으로만 생각한 거죠. 그날 이후로 달라졌어요, 많은 부분이요.
월드 투어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는 경험은 어땠어요? 그 나이 때는 배낭여행 한 번만 가도 세상을 뒤집어놓겠다는 야심을 품고 돌아오기 마련인데.
그렇잖아도 사흘 전에 일본 공연 마치고 돌아왔거든요. 진짜 재밌는 게, 첫 해외 공연이랑 비교하면 무대가 정말 천지 차이였어요. 그간 수많은 도시를 돌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은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게 달라졌나요?
처음 공연할 때는 시상식 무대처럼 해야 할 것만 딱 하고 내려왔거든요. 관객들한테 ‘소리 질러!’ 이런 것도 잘 못했어요. 그동안 알게 모르게 경직된 면이 있었던 거죠. 공연을 거듭하면서 멤버들 모두 점점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어차피 다 우리를 좋아해서 온 사람들인데, 무대에서 하고 싶은 건 다 하자 싶었죠.
팀의 메인 댄서이자 퍼포머로서 2022년은 어땠나요?
예전에는 그냥 춤만 잘 추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올해 특히 춤이 대세였잖아요. 유명 댄서나 해외 아티스트 영상 보면서 좋은 퍼포머는 단순히 춤만 잘 추는 사람이 아니라 혼자서도 무대를 부족함 없이 채우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만큼 욕심도 생겼고요. 춤도 그렇고 노래, 무대, 다방면에서 잘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이주연의 동행(주연이 직접 기획한 인터뷰 예능 콘텐츠)’ 보면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재능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아, 그거 보셨어요? 멤버 열 명 인터뷰하는 게 진짜 힘들더라고요. 소속사에서 대충 틀을 잡아주긴 했지만 질문지는 전부 제가 직접 준비했거든요. 근데 제가 처음 기획할 땐 지금 같은 개그 컨셉이 아니었어요. 완전 웃음기 없이 진지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핑클의 <캠핑클럽>처럼요?
그거보다 더 날것으로요. 진짜 날것 그대로, 연습 끝나고 멤버 한 명이랑 한강 가서 캠 하나 켜두고 “요즘 무슨 생각 하고 살아?” 이러면서.
하하. 소속사 입장에서는 재미 요소를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죠. 실제로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부분도 많고요. 그래도 제가 상대하다 보니 멤버들이 다른 때보다는 조금 편하게 자기 얘기를 털어놨어요.
주연 씨가 남의 말을 참 잘 들어주더군요. 그건 인터뷰어로서 정말 귀한 재능인데.
그런가요? 제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걸 더 좋아하긴 해요.(웃음)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즐겨 보고, 자기 전에는 책을 읽는다고요. 아이돌의 일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은 아닌데요.
주변에서 특이하다고들 하는데 솔직히 전 잘 모르겠어요. 남들이 그렇다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평소에 상상을 좀 많이 하긴 해요. 외계인, 미래 사회, 이런 거 좋아하고.
왜 별명이 ‘진지큐티’인지 알겠군요.
아유, 안 그래도 요즘 너무 진지해지지 않으려 노력 중이에요. 너무 딥해진다 싶으면 친구들 만나서 풀고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다섯 명 정도 있거든요.
부럽다. 그거 되게 복이에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제 주변에는 일로 만난 사이가 대부분이잖아요. 사회생활에서 쌓인 긴장감을 친구들 만나서 해소하는 편이에요.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도 의식적으로 줄이려 해요.
원래 혼자 있는 거 좋아하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그랬는데 이젠 진짜, 밥도 혼자 못 먹겠어요.
아까 영훈은 혼밥 좋아한다고 그러던데.
저는 중학교 때부터 하도 혼자 먹어버릇해서요. 이제 졸업입니다. 혼밥 졸업.
요즘 주연은 뭐가 젤 재밌어요?
‘빠더너스’라고 문상훈이라는 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진짜 엄청 웃겨요. 그분이 유병재 님과도 친한데 제가 유병재 님 개그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뼈 있는 블랙코미디?
맞아요. 그런 거 좋아해요. 아, 그리고 요즘 빠져 있는 것 중 하나가 디스토피아 영화인데… 이 얘기는 길게 안 할게요. 또 진지해지면 안 되죠.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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