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팰트로가 사는 집, 새로운 천국
기네스 팰트로가 캘리포니아 몬테시토에 가족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부동산 앱에서 발견한 소박한 매물은 그에게 새로운 천국이 되었다.
우선 경고한다. 기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가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남편 브래드 팰척(Brad Falchuk)과 사는 몬테시토의 집을 보면 실망할 것이다. 집 어디에도 화려한 화분이나 장식용 오두막, 크리스털로 꾸민 사우나 따위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음과 육체,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섬세한 요소로 가득하다. 어쩌면 알아차리기 힘들 수도 있다. 이를테면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 비례’와 같은 신비로운 기하학이나 섬세한 건축 요소로 웰니스를 강조하는 디자인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집이라는 공간의 매력은 빛과 공간의 미묘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우리 가족은 삶의 패턴을 오래 생각해요.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 무엇에 편안함을 느끼는지 생각합니다. 경험과 감정에 집중하고 있어요.” 팰트로가 말했다.
팰트로는 배우가 되어 학업을 그만두기 전 UC 샌타바버라에 다닐 때, 몬테시토의 매력에 처음 빠졌다. “늘 샌타바버라로 다시 끌려 들어가는 느낌이에요. 런던에 살고 있을 때도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어요. 미국에서 보내는 보석 같은 일탈이었죠.” 2015년에 레드핀(Redfin, 미국의 부동산 중개 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다. 팰트로는 이곳에서 다 쓰러져가지만 가능성이 가득한 집 매물을 발견했다. “영화 <Grey Gardens>에 나오는 집 같았어요. 야생동물이랑 벌레가 가득했는데, 그 땅과 풍광에 반했죠.” 그렇게 팰트로는 자신의 집을 스스로 짓는 첫 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길고도 고된 여정의 시작이었죠.” 담담한 얼굴로 집을 지으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문제를 이야기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팰트로는 <AD100>에 선정된 로만앤윌리엄스(Roman&Williams) 스튜디오의 로빈 스탠드퍼(Robin Standefer), 스티븐 알레슈(Stephen Alesch)에게 연락했다. 이들은 트라이베카에 있는 팰트로의 로프트, 첫 번째 구프(Goop, 팰트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팝업 스토어와 매장의 디자인을 담당해왔다. “로빈과 스티븐이 뉴욕의 로프트에 우아함을 더했거든요. 그 고요한 느낌을 다시 만들어줬으면 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아직 아이들이 어렸고, 브래드와 결혼하기 전이었어요. 그때는 몰랐던 미래의 나를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었던 거죠.”
팰트로는 집 디자인을 “오래된 유럽식 농장에 세운 파리지앵 스타일의 아파트로, 천장이 높고 환하게 빛이 들어와서 여유로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으로 묘사했다. 유럽의 농가처럼 소박하고 거친 우아함에서 영감을 얻은 로만앤윌리엄스 팀은 클래식과 컨템퍼러리를 능숙하게 접목했다. 전체적으로 길고 날렵한 구조에 하나의 플로어를 중점적으로 이용했고, 널을 활용해 지붕을 덮고 벽은 돌로 세워서 메쌓기(접착제 없이 석재만 쌓아 올리는 방법) 건축이 내는 불규칙한 리듬과 낡은 텍스처를 표현했다. 팰트로의 집은 태양열과 그레이 워터(생활하수를 정화해 재사용하는 시스템)를 사용한다. “집에는 주인의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 집은 팰트로의 키와 미모에서 영감을 얻어 더 농축해 보여주죠. 이 집을 보면 뼈대가 아주 길어서 비율적으로 날씬한 느낌을 주면서도 코너는 둥글고, 몰딩도 가늘게 되어 있죠. 모든 구석, 공간을 고려해 수년간 다듬고 또 다듬은 집입니다.” 스탠드퍼가 설명했다. 스탠드퍼는 집에 영혼을 불어넣고 특별한 느낌을 주기 위한 기술과 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를 들면 백랍으로 마감한 청동 문에서부터, 앤티크 벽난로 선반, 거실에 배치된 받침대 없는 오닉스 색상의 바 장식 같은 것이다. 그리고 호화로운 홈 스파는 마치 로마 카라칼라 황제의 목욕탕이 아만 리조트에 설치된 듯하다. 이 스파는 로만앤윌리엄스의 형태, 흐름, 비율, 소재, 컬러, 텍스처를 다루는 노련한 솜씨를 드러내는 단적인 예다. “고대의 목욕탕이 초록빛의 수공예 타일 벽 속에 숨어 있는 것 같죠. 이런 조합은 흔히 볼 수 없어요.” 스탠드퍼가 덧붙였다.
가구를 마련할 때가 되자, 스스로를 ‘가구 중독자’로 칭하는 팰트로는 원래 스스로 구입할 예정이었다. “몇 가지 정말 좋은 물건을 얻었고, 다 잘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 너무 신경 쓸 게 많아 혼자서는 할 수 없었어요.” 결국 팰트로는 <AD100>에 선정된 디자이너 브리짓 로마넥(Brigette Romanek)에게 연락했다. 20여 년 동안 알아온 친구에게 이 여정에 동참해주길 요청한 것이다. “브리짓은 저보다 훨씬 감각이 현대적이죠. 무엇보다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아는 친구예요. 분위기, 에너지, 내러티브에 대해 잘 알죠. 이 아이디어를 즐겁고 아름다운 형태로 표현하는 게 제 일이고요.” 로마넥이 얘기했다. 건축처럼 인테리어도 클래식과 컨템퍼러리에 대한 고루한 정의를 벗어나 절제된 색상, 유기적 텍스처, 강하지만 단순한 형태에서 조화를 찾았다. 옛것과 새것, 부드러움과 단단함, 섬세함과 강직함 사이의 밀고 당기기가 다이닝 룸 전면에 드러난다. 낭만적인 핸드 페인팅 풍경의 벽지가 현대적인 조명, 가구와 깔끔하게 어울린다. “기네스는 스타일 그 자체보다는 본질에 관심을 가졌어요. 당연히 보기 좋아야겠지만, 무드나 움직임에 더 신경을 쓰더군요.” 많은 가구에서 팰트로의 취향이 묻어난다. 그 예로 거실 천장에는 린지 아델만(Lindsey Adelman)의 조명이 있는데, 인테리어를 위해 맨 처음 산 물건이다. “린지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여기 둘 건데, 하고 싶은 대로 해주세요’라고요. 고요한 장소에 예술적인 개입이 일어났죠. 펑크 록 주얼리를 들인 느낌이랄까요.” 팰트로는 굽이치는 모양의 조명을 설명했다. 방 한쪽에 걸린 짐 지빅(Jim Zivic)의 해먹은 LA 브렌트우드에 있는 자택에서 가져온 것으로, 거칠면서도 독창적인 디테일이 있었다. 지난 6년간의 여정에서 얻은 교훈에 대해 묻자, 팰트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충고를 전했다. “이런 프로젝트에는 늘 고충이 있기 마련이지만, 큰 그림에 집중하세요. 이 집을 통해 인내와 감사를 배웠죠.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개성을 드러내는 데 전념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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