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과 버지니 비아르, 더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조화롭게 뒤섞인 다양한 문화와 사상. 세네갈 수도 다카르의 구 법원 청사에서 열린 샤넬의 2022/23 공방 컬렉션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이번 컬렉션을 ‘3년의 고민을 거친 결과물’이라 고백하며 모든 것이 “깊이 있고 정중한 대화를 거쳐 이뤄졌다”고 말했죠.
쇼가 열리기 전, 샤넬의 CEO 브루노 파블로브스키(Bruno Pavlovsky)는 샤넬의 공방 Le19M과 다카르의 IFAN 뮤지엄의 교류가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 밝혔습니다. 샤넬 앰배서더 퍼렐 윌리엄스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메종인 샤넬이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세네갈로 돌아와 화합에 관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사실에 주목했죠.
쇼는 아프리카의 전통 춤을 연구하는 국제 교육기관 에콜 데 사블(École des Sables)의 댄스 퍼포먼스와 세네갈 출신 가수 오브리 다만(Obree Daman)의 ‘앗살라무 알라이쿰, 아프리카’라는 외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컬렉션의 키는 샤넬 특유의 장인 정신과 아프리카 전통 공예 기법의 조화였습니다. ‘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이라는 뜻의 이 아랍 인사말처럼, 서로를 침범하지 않는 아주 평화로운 방식으로 말이죠.
이번 공방 컬렉션은 다양한 동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주얼리, 아프리카의 토속적인 패턴과 샤넬 특유의 트위드와 자수 장식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모습이었습니다. 버지니 비아르는 샤넬 하우스의 유산과 세네갈의 문화에 경의를 표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죠. 주얼리 등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코코 샤넬의 상징이자 세네갈을 대표하는 동물, 사자의 형상으로 드러냈습니다.
버지니 비아르는 자유롭고 폭발적이던 1970년대의 팝, 소울, 훵크(Funk), 디스코, 펑크(Punk) 문화에서도 큰 영감을 받았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록 스타를 연상시키는 플레어 데님, 타이트한 레더 재킷과 자유분방하던 히피들이 즐겨 입던 보헤미안풍 스커트와 드레스 모두 더없이 1970년대스러웠죠. 이는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던 1970년대로부터 영감을 받아 모두의 삶을 리드미컬하게 만들려는 버지니의 의도였습니다.
피날레가 다가오자 쇼에 참석한 이들이 나누는 대화 역시 왁자지껄했습니다. 그중에는 세네갈의 퍼스트레이디는 물론, 주요 부서 장관 네 명의 목소리도 섞여 있었죠. 샤넬과 세네갈의 이질적 만남을 조화롭게 성사시킨 버지니 비아르가 그리던 모습이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퍼스트레이디나 장관이라는 직책을 잠시 내려놓고 아름다운 쇼에 대한 감회를 자유롭게 나누는 그런 모습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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