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의 아늑함과 로큰롤의 강렬함 사이, 커스틴 던스트의 집
커스틴 던스트의 집은 샌 페르난도 밸리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다. 20년 지기 디자이너 제인 홀워스와 함께 만든 이곳엔 시골 목장의 아늑함과 로큰롤의 강렬함이 섞였다.
커스틴 던스틴(Kirsten Dunst)의 LA 집에는 놀라운 이야기가 얽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커스틴 던스트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인 홀워스(Jane Hallworth)의 인연이다. 두 사람은 20년 전 처음 만났다. 당시 던스트는 겨우 18세였다. 던스트의 곁에는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캘리포니아로 온 니나와 클레어 홀워스(Nina & Clare Hallworth)가 그녀의 스타일리스트로 있었다. 이들이 제인 홀워스의 언니들이다. 몇 년 후 제인이 인테리어 업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할 때, 던스트는 자신이 LA에 마련한 첫 집이자 할리우드 힐스 안쪽에 자리한 스칸디나비아풍 레이크 하우스의 인테리어를 그녀에게 의뢰했다.
“옷이나 차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어요. 하지만 집만큼은 달랐죠.” 던스트가 회상했다. “제인이 가구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가르쳐주었어요. 그 분야에서 제가 수제자였죠.”
그녀만큼 열정적이고 안목 높은 학생은 없을 것이다. “커스틴은 세계 최고의 의상 및 세트 디자이너들과 일했기에 안목이 뛰어났습니다. 그녀는 아름다운 것에서 영감을 받죠. 그것들을 보며 시구절을 떠올릴 수도 있어요. 스타일이나 혈통 그 자체보다는 그 집이 지닌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영감을 주는 대상입니다.” 홀워스가 말했다. “그녀의 그 첫 집을 위해 평범한 물건을 제안하지 않았죠. 많이 사는 대신 최고의 것만 샀고요.”
청록색 가죽 커버의 지오 폰티(Gio Ponti) 스틸 체어 한 세트와 바게(Baguès)의 배 모양 크리스털 샹들리에 같은, 최고의 작품 대부분은 20년 만에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 던스트가 남편이자 동료 배우 제시 플레먼스(Jesse Plemons)와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사는 샌 페르난도 밸리의 이 집에서 말이다. “저는 밸리에 사는 여자예요. 할리우드 힐스의 다른 지역보다 여기가 좀 더 평온하죠.” 던스트가 LA 부동산 시장의 시대에 뒤떨어진 우월 의식을 우스워하며 솔직히 말했다.
던스트와 홀워스는 구조를 보강하고 새 창을 설치하는 것 같은 문제를 해결한 후, 이 배우의 인생과 커리어 속 이정표와 연관된 가구와 소품으로 집을 꾸몄다. “저것은 영화 <스파이더맨>을 찍을 때 산 거예요.” 던스트가 매혹적인 프리츠 헤닝센(Frits Henningsen)의 윙백 체어를 가리키며 말했다. “엘리자베스 페이튼(Elizabeth Peyton)의 마리 앙투아네트 초상화는 예상하다시피 제가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 촬영하면서 가져온 것이었죠.” 던스트가 2006년 소피아 코폴라 감독과 촬영한 전기 영화로 압도적인 이미지를 자랑했다.
이 집의 진귀한 물건 중 상당수는 던스트의 가족과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거실과 다이닝 룸을 장식한 배 모형은 그녀의 할아버지가 제작했으며, 가족실에 있는 하얀 깃털로 된 추모 화환은 던스트의 증조모가 자신의 미네소타 농장에서 만든 것이다. 이 가족의 보물 컬렉션에 최근 추가된 것은 어린 에니스가 색칠한 나무 조각이다.
홀워스가 그것을 예술 작품으로 거실 소파 옆에 두자고 제안했다. 기성 제품으로 나온 조각품 위에 놓인 작은 나무 새는 <파워 오브 도그>의 영화감독 제인 캠피온이 그녀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 엄청난 영화는 1920년대 몬태나를 배경으로 한 사랑과 잔혹함에 대한 이야기로, 던스트가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시 플레먼스와 함께 출연했다.
던스트가 웃으며 “제시는 전형적인 남자죠. 그래서 그의 삶에 인테리어라는 것을 전도했죠”라고 말하더니, 인테리어의 주도권은 자신이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플레먼스의 존재감은 분명했다. 이 집의 모든 공간에 플레먼스가 태어난 론 스타 스테이트, 즉 텍사스가 떠오르는 소품을 조금씩 놓은 것이다. 기타 여러 대, 스타인웨이와 월리처 피아노,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이 쓰던 것이라 전해지는 실내용 그랜드 오르간이 이 배우의 음악을 향한 열정을 보여준다.
“커스틴의 취향에 제시의 카우보이 미학이 살짝 섞여 있어요. 두 사람이 선호하는 것을 적절히 혼합했죠.” 홀워스가 말했다. 가령 부츠에 달린 박차를 연상시키는 널찍한 구리 샹들리에가 필립 아크탠더(Philip Arctander)와 자크 아드네(Jacques Adnet)의 세련된 가구와 어우러지게 했다. 심지어 가지색과 적갈색으로 덮인 감성적인 부엌에서조차 카우보이가 쓰던 화려한 두건을 연상케 하는 문양의 타일이 자리한다.
“소녀적인 것과 남성적인 것의 조합을 좋아하죠. 오래된 것이 지닌 그윽한 멋이 좋아요. 감정적 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좋고요.” 던스트는 자신이 추구하는 인테리어 성향을 말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 집은 먹고, 마시고, 수영하고, 음악을 만들기 위해 모이는 장소예요. 바는 항상 시끌벅적하죠. 다들 이곳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그녀와 플레먼스에게 향후 이 집의 리노베이션 계획을 묻자 던스트는 이렇게 답했다. “그런 계획은 없어요. 하지만 제인은 분명 그런 계획이 있을 거예요.” (VK)
- 글
- Mayer Rus
- 사진
- Laure Joliet
- 헤어
- Laini Reeves(A. Spiegelman Mgmt)
- 메이크업
- Pati Dubroff(Forward Artists)
- 스타일리스트
- Colin King, Nina & Clare Hallw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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