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가방이 다 한다, 빅 백 이즈 백!
빅 백이 트렌드라지만 따끈따끈한 최근 컬렉션까지 살펴보고 나면 ‘빅’이라는 단어도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런웨이를 누빈 건 XL, 아니 XXL 사이즈의 가방이었거든요.
마이크로 백에 작별을 고하기로 다짐한 건 지난 2023 S/S 컬렉션에서였습니다. 토트백, 클러치, 호보백 등 모든 종류의 가방이 거인국에 간 걸리버의 느낌처럼 평소보다 두 배는 커진 모습으로 런웨이에 등장했거든요. 내심 반가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빅 백은 제법 많은 장점을 지녔거든요. 며칠은 집에 들어가지 않아도 거뜬한 수납력은 물론이요, 가방 사이즈가 클수록 보디라인은 상대적으로 더 슬림해 보이죠. 간결한 룩에 포인트 주기도 좋고요.
2023 프리폴 컬렉션과 남성복, F/W 컬렉션은 ‘설마’가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올해는 빅 백이 마땅히 트렌드여야 한다는 듯 모두가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도 될 법한 커다란 가방을 연이어 내놓았거든요. 재미있는 점은 그저 가방 사이즈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빅 백이어야만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그 모습이 진화했다는 것이죠.
에트로는 프리폴에 이어 남성복 컬렉션에서까지, 그 옛날 장바구니를 연상케 하는 토트백을 고집했습니다. 물론 속이 훤히 보이는 이 백뿐 아니라 대부분의 백이 넉넉한 사이즈를 자랑했지만요.
지난 연말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떠난 후 3년 만에 남성복으로 돌아온 구찌는 어떨까요? 단독 디렉터 없이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내놓은 이번 컬렉션은 옷보다 가방에 더 시선이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쇼였습니다. 웨어러블하고 튀지 않는 룩과 묘한 불균형을 이룬 건 큼지막한 사이즈와 쨍한 컬러감을 자랑하는 백이었거든요.
마틴 로즈는 빅 백과 스몰 백을 나란히 함께 들었군요. 2022 S/S 컬렉션의 샤넬처럼.
제냐와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보따리를 쥔 듯한 형태의 가방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우아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차림으로 빅 백을 느슨하게 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룩은 여유로운 비즈니스맨의 분위기를 풍겼죠.
F/W 컬렉션은 질감에 더 신경 쓴 모습입니다. 패딩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나일론 소재의 퀼팅 디테일이 가미된 빅 백을 내놓은 플랜씨, 레이어드 룩 보는 재미가 쏠쏠하던 컬렉션의 북슬북슬한 빅 백으로 독특한 밸런스를 보여준 아워레가시가 그 대표적인 예죠.
Y2K 무드 가득한 아이템의 향연 속에서 매끈한 질감을 뽐내던 블루마린의 프리폴 컬렉션도 짚고 넘어가고 싶군요.
올해 실루엣의 반 이상을 차지할 빅 백, ‘내 몸’과 어울리는 가방은 무엇일지 슬슬 고민을 시작할 때입니다. 남은 2023 F/W 컬렉션에선 또 어떤 사이즈의 가방이 우리를 놀라게 할지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해두자고요. 확실한 건 더 큰 게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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