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에 빈티지를? 10년 전 컬렉션 룩을 입고 나타난 에밀리
셀럽들은 종종 런웨이 룩을 리얼 웨이에 응용해 자신의 패션 소화력을 마음껏 뽐내곤 합니다. 최근에는 하의 실종 트렌드의 시작을 알린 켄달 제너의 보테가 베네타 룩, 연이어 선보인 미니스커트로 화제가 된 헤일리 비버의 라프 시몬스와 와이/프로젝트 룩 정도가 떠오르는군요.
특히 브랜드 컬렉션 쇼를 찾은 게스트들의 패션은 리얼 웨이에 적용한 런웨이 룩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바로 직전 시즌 아이템을 성실히 활용한 패션이 많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죠. 지난 3일 뉴욕에서 열린 마크 제이콥스 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쇼장에서는 지난 시즌, 비비드한 컬러에 과장된 실루엣이 주를 이루었던 그의 컬렉션 아이템을 야무지게 활용한 셀럽들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요. 팝한 컬러의 아이템으로 화려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게스트들 사이에서 나 홀로 색다른 무드를 뿜어낸 셀럽이 있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였죠.
우선 에밀리의 스타일 자체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긴 머리를 싹둑 잘랐거든요. 앞머리도 눈썹이 훤히 보이도록 짧게 쳤고요. 드라마틱한 헤어 변신에 비해 그녀의 패션은 차분하고 얌전한 브라운 컬러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최근 컬렉션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죠.
이 룩은 마크 제이콥스의 무려 약 10년 전 컬렉션인 2014 F/W 컬렉션 속 20번 룩입니다. V넥 멜런지 니트 톱, 실버 지퍼 디테일이 달린 울 팬츠, 보송한 칼라가 특징인 매칭 재킷으로 꾸밈 없이 간결하게 구성되었죠. 에밀리는 톱 안에 언더웨어를 입지 않는 스타일링까지 야무지게 옮겨왔군요. 여기에 투박한 부츠 대신 뾰족한 포인티드 토 슈즈를 신고, 퀼팅 처리한 스탐 백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 컬렉션은 마크 제이콥스의 상징적인 컬렉션 중 하나인데요. 그가 자신의 레이블에 더 집중하기 위해 10년 넘게 일했던 루이 비통을 떠난 직후 내놓은 컬렉션이기도 하죠. 무채색과 부드러운 파스텔 톤, 로맨틱하고 미니멀한 실루엣으로 가득한 컬렉션이었습니다. 지금 봐도 아름답지만 당시에도 호평과 찬사를 받았고요.
이처럼 하우스의 지난 아카이브를 선보이는 일명 ‘아카이브 패션’은 빈티지 패션의 부상과 함께 꾸준히 셀럽들의 사랑을 받는 패션입니다. 샤넬의 1996 F/W 컬렉션 재킷을 입고 임신을 발표한 리한나, 1987년 생 로랑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리타 오라 등 모두가 과거에서 자신만의 멋을 찾고 있죠. 에밀리 역시 지난 멧 갈라에서 베르사체의 1992 S/S 컬렉션 드레스 룩을 선보인 바 있고요.
재미있는 점은 최근 에밀리의 룩처럼 레드 카펫에서나 입는 화려한 드레스뿐 아니라 리얼 웨이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웨어러블한 아이템이 꾸준히 소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패션만큼은 과거를 좀 돌아봐도 좋겠습니다. 20년 전 트렌드가 칭송받는 지금, 과거의 아카이브에 내 마음에 꼭 드는 보석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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