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신어도 갖고 싶은 슈즈 8
뉴욕 패션 위크가 한창입니다. 아직 하루가 남았으니 트렌드는 추후 찬찬히 톺아보기로 하고 오늘은 슈즈에 집중해봅시다. 요 며칠간 그냥 넘길 수 없는, 독창적인 슈즈가 무대에 올랐거든요.
컬러는 블랙 앤 화이트가 주를 이루었고, 뉴트럴 톤이 그 뒤를 따랐죠. 그렇다고 단조롭다는 뜻은 아닙니다. 일단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저 신발이 나와 잘 어울릴까?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기 전에 그저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드는 아름다운 형태의 신발만 모았으니까요.
Area
아레아의 이번 쇼는 딱 두 글자로 설명됩니다. 과일! 포도, 수박, 바나나 등 과일 가게 버금가는 각각의 과일이 드레스로, 스커트로, 컬러로 표현되었습니다. 휜 바나나 껍질 모양 힐을 보았을 땐 탄성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죠. 뼈대만 남은 아마존 스타일의 샌들에 깃털 장식을 감싼 슈즈도 매력적이군요.
Puppets and Puppets
지난 2020 S/S 컬렉션에서는 달걀을 슈즈 앞코에 살포시 올려두더니 드디어 그 껍질이 깨졌나 봅니다. 이번에는 흰자가 흥건히 내려앉은 슈즈를 내놓았거든요. 신고 있으면 왠지 조심조심 걸음을 내디뎌야 할 것 같습니다. 뾰족한 앞코 덕에 아슬아슬한 맛이 더 살죠.
Proenza Schouler
반짝이고, 따뜻한 것! 로맨틱한 겨울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춘 프로엔자 스쿨러의 니트 레깅스 부츠입니다. 이 부츠만 있으면 겨울에도 하의 실종 트렌드를 거뜬히 소화할 것 같습니다.
Eckhaus Latta
미완의 미학이 돋보인 에카우스 라타의 컬렉션. 울, 모헤어, 시어링, 오간자, 시어 등 다양한 소재가 생생하게 표현된 아이템이 가득했습니다. 동물의 발굽을 본뜬 듯한 클로그를 보세요. 가죽을 덧대 엮은 듯한 디테일까지, 컨셉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Heron Preston
뉴욕의 거리와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답습니다. 폐기물, 워크 웨어, 인더스트리얼, 그래픽, 스트리트 웨어의 총집합체 같던 이번 런웨이에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은 건 철조망의 철사를 칭칭 감은 형태의 부츠! 함부로 신발을 밟을 일은 없겠군요.
The Row
노출은 조금도 허하지 않겠다는 듯 옷으로 몸을 둘둘 감싼 더 로우의 두툼한 컬렉션에서 유일하게 뾰족함을 드러낸 아이템입니다. 납작하고 날카로운 셰이프를 보니 그 옛날 동화책에서 보던 구두 요정이 떠오르는군요.
Marni
신발 한 짝 바꿔 신었을 뿐인데 어떤 디자인보다 신선합니다. 클래식한 컬러에 간결한 디자인이지만요. 멀끔한 옷차림과 함께하니 더 좋은 포인트가 되어줍니다. 양말 색깔을 부러 달리 신던 학창 시절도 떠오르고요.
Alaïa
이번 시즌은 발가락에 하트를 달고 다니는 여자가 되고 싶군요. 알라이아에서 내놓은 하트 뮬은 관능적이고 달큼한 무드 가득하던 컬렉션과도 참 잘 어울렸습니다. 키튼 힐이라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배가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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