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뜨거운’ 슈즈, 미스치프의 빅 레드 부츠
정식으로 발매되지도 않았는데, 리셀가가 하늘을 날고 있는 부츠가 있습니다. 신드롬 같던 발렌시아가의 트리플 S 이후로 이렇게 바이럴한 슈즈가 있었나 싶을 정도죠. ‘아톰 부츠’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미스치프(Mschf)의 ‘빅 레드 부츠’가 그 주인공.
아톰 부츠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만화 캐릭터, 아톰이 신던 신발을 닮았기 때문이죠. 부츠에 숨어 있는 디테일, 스타일링법에 대한 설명도 무의미합니다. 그저 커다랗고 빨간 고무 부츠니까요.
걸음을 떼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크기 때문에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지만, 빅 레드 부츠는 말 그대로 인스타그램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이 부츠를 신고 모습을 드러낸 인플루언서가 벌써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릴 웨인, 디플로, 아이스 스파이스(Ice Spice) 같은 아티스트 역시 앞다투어 ‘인증 샷’을 남겼죠.
부츠를 보고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사람들 역시 존재합니다. 비판의 요지는 신발로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고무로 제작되었기에 신고 벗기가 매우 불편하죠. 아무리 잡아당겨도 부츠를 벗을 수 없는 모습이 담긴 ‘이 부츠를 신을 땐 마음을 단단히 먹으세요’라는 틱톡 영상만 봐도 알 수 있어요. CNN은 빅 레드 부츠와 JW 앤더슨의 ‘프로그 클로그’를 예로 들으며 ‘패션계가 유치해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40만원(350달러)을 훌쩍 넘는 리테일 가격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목소리 역시 존재하죠.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미스치프 역시 빅 레드 부츠를 ‘신발’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겁니다. 미스치프의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제품 설명 역시 ‘쿨한 3D 세상을 위한 카툰 부츠’라는 문장으로 시작하죠. 만화에서나 보던 신발을 실제로 탄생시킴으로써 일종의 환상을 제공하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몇 주전 카일리 제너가 선보인 스키아파렐리의 ‘사자 드레스’가 떠오릅니다. 물론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몇 날 며칠에 걸쳐 실제 사자 머리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낸 아트 피스를 빅 레드 부츠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순 없겠죠. 하지만 미스치프처럼 스키아파렐리의 다니엘 로즈베리 역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지기를 원했습니다. 둘 다 지나치게 강렬하거나 비현실적인 결과물로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았죠.
어린 시절, 우리는 모두 만화영화를 보며 꿈을 키웠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어린 시절에 본 만화는 그때 키운 꿈을 떠올리게 합니다. 최근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이 이를 증명하죠. 미스치프의 빅 레드 부츠도 똑같습니다. 이 부츠의 논란보다 중요한 것은 빅 레드 부츠를 보면 웃음이 터져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어릴 때 아톰을 보며 품은 환상이 떠오르는 것은 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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