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슬복슬! 모피 슈즈 전성시대
올해는 길에서 털 뭉치를 마주치는 일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털 달린 슈즈가 2023 F/W 컬렉션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트렌드 아이템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거든요.
보테가 베네타에서 수많은 ‘잇 백’과 ‘잇 슈즈’를 탄생시킨 다니엘 리. 최근 그가 선보인 버버리 데뷔 컬렉션에서도 모든 시선은 자연스럽게 백과 슈즈로 쏠렸죠. 이번에 그가 집중한 것은 모피 디테일. 가장자리와 밑바닥의 인조 모피를 통해 보기만 해도 폭신폭신한 슈즈를 만들어냈습니다. 모피 장식의 백과 매치할 때 특히 잘 어우러졌죠.
<보그>가 올봄 가장 자주 신게 될 신발이라 예견했던 웨지 샌들. MSGM은 웨지 샌들 전부를 핑크색 털로 뒤덮었는데요. 모피 장식 덕분에 간결한 디자인임에도 펑크적인 반항심이 느껴지는 피스를 완성했습니다. 퍼가 발에 직접 닿지 않아 샌들 하면 생각나는 계절인 봄과 여름에 신기도 부담스럽지 않고요.
웨지 샌들뿐만 아니라 부츠, 힐 등 다양한 슈즈에 모피 디테일이 함께했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가 아닌 하우스 디자인 팀이 완성한 구찌의 컬렉션으로 시선을 옮겨볼까요? 30년이 넘게, 그러니까 톰 포드와도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디자이너로 구성된 구찌의 디자인 팀은 하우스의 유산을 재해석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홀스빗 디테일을 더한 모피 부츠, 클래식한 홀스빗 로퍼를 잘라 만든 듯한 모피 샌들처럼 말이죠.
수많은 모피 슈즈가 쏟아져 나온 이번 시즌이지만, 대부분의 브랜드가 따른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실루엣이 대체로 얄팍하다는 점. 전체적인 셰이프가 날렵한 것은 물론, 힐의 경우에는 뒷굽이 얇았습니다. 모피 디테일로 부피가 커질 수밖에 없으니, 신발이 청키해 보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선택이죠.
여러 브랜드가 일제히 캐주얼한 룩에는 모피 슈즈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해보세요. 버버리는 타탄 패턴의 피스와 모피 샌들을 매치해 클래식한 룩을 연출했고, MSGM 쇼에서는 길이가 긴 드레스, 오버사이즈 재킷 등과 함께 등장시켰습니다. 지적인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스포트막스처럼 컬러를 전부 통일하는 것이 정답이죠. 톱이나 팬츠, 스커트에 재미를 더하고 싶다면 모피 디테일이 들어간 피스를 선택해 슈즈와 통일감을 주는 것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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