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돌아온 하의 실종 트렌드
“내가 좀 더 어렸다면, 팬티만 입고 외출했을 겁니다!”
미우치아 프라다가 미우미우 2023 F/W 컬렉션이 끝난 후 폭소를 터뜨리며 한 말입니다. 페라가모의 우아한 하의 실종 패션에 마음이 흔들린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미우미우가 남아 있던 일말의 망설임마저 깔끔하게 깨부숴주더군요. 웨어러블한 오피스 룩 사이에서 천연덕스럽게 등장한 팬츠리스 패션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사랑스러웠거든요. 특히 부스스한 머리에 독서실 안경, 블레이저 코트와 매치한 룩은 너드미의 정석! ‘진짜로’ 바지를 까먹었다 해도 고개를 끄덕이고픈 러블리함이었습니다. 미우미우여서 가능한 발칙함이었죠.
두 브랜드뿐만 아니라 참 많은 브랜드가 2023 F/W 컬렉션에 노 팬츠 스타일을 올렸습니다. 이번 시즌 필수 조건인 듯 말이죠. 덕분에 바지와 치마 없이도 이렇게나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손사래부터 치기 전에 눈 딱 감고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10분 뒤 속옷과 스타킹을 쇼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입문하기 가장 쉬운 스타일은 팬티와 톱을 세트처럼 맞춰 입는 것입니다. 미우미우가 그랬듯이요. 두꺼운 타이츠에 니트 웨어로 토털 룩을 선보인 페라가모, 카디건과 톤을 맞춰 조화로운 패션을 완성한 미쏘니도 마찬가지입니다. 단독으로 착용하기에도 손색없는 디자인의 팬티와 타이츠 스타일링으로 접근성을 높인 대부분의 브랜드와 달리 대범함을 발휘한 브랜드도 있습니다. 스타킹 없이 새하얀 팬티에 오버사이즈 코트를 걸친 더블렛이죠.
꼭 정직하게 ‘팬티’를 고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디수트나 브리프 스타일의 숏 팬츠로 비슷한 효과를 내보는 거죠. 대표적인 예로는 블랙 새틴 팬츠에 그레이 카디건으로 미니멀한 매치를 선보인 N°21가 있겠군요. 와이/프로젝트는 탱크 톱과 결합해 관능적인 데님 룩을 완성했습니다. 바지춤을 내린 새깅 팬츠 등 반항적인 면모가 가득했던 모왈롤라 컬렉션에는 팬츠를 가위로 자른 듯한 디자인의 숏 팬츠가 올랐고요. 얼룩무늬에 헤어 텍스처도 룩에 재미를 더하는 데 한몫했죠. 보디수트 스타일의 턱시도 재킷으로 팬츠리스 패션의 품격을 높인 돌체앤가바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미 셀럽들의 데일리 패션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런웨이에만 그칠 패션은 아닌 듯합니다. 바이커 쇼츠, 마이크로 미니스커트, 핫팬츠까지! 몇 시즌에 걸쳐 하의가 서서히 짧아졌던 것을 생각해보면 팬츠리스 패션은 예정된 트렌드였죠.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건 타이츠와 잘 어울리는 팬티를 고르는 일! 언더웨어로만 입기엔 아까운 디자인으로 말이에요. 레터링 로고 장식을 더한 미우미우의 새틴 팬티나 자카드 밴드가 인상적인 로에베의 니트 브리프는 얼른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귀엽습니다. 돌체앤가바나의 하이웨이스트 팬티는 쇼츠 버금가는 모던한 관능미를 자아내고요. 여기에 시스루 스커트나 팬츠를 매치해 연습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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