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50년 뒤에도 나를 빛나게 할 백
하트 모양을 비롯해 기상천외한 셰이프의 백이 시선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굵직한 브랜드는 클래식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나 봅니다. ‘똑딱’하고 기분 좋은 소리가 나는 마그넷 클로저, 짧은 손잡이, 선 몇 개만 죽 그으면 금세 따라 그릴 수 있을 듯한 간결한 실루엣! 할머니 옷장에서 발견할 법한 고전적인 실루엣의 백을 올리며 2023 F/W 컬렉션의 품격을 높였거든요. 2123 F/W 컬렉션에 등장한다 해도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올 모양이었죠. 한번 장만하면 아주아주 먼 훗날까지 들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요.
맛보기로 로고는커녕 철저하리만치 하우스의 이름을 숨기는 브랜드, 더 로우의 2023 S/S 컬렉션을 보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데일리 백의 조건을 모두 갖춘 마고 백과 데번 백입니다. 소프트 레더 소재, 결코 작지 않은 크기에 셰이프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각각의 벨트와 지퍼 디테일은 튀지 않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발하죠.
페라가모 쇼에서는 클래식 백을 변주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맥시한 사이즈의 닥터 백을 포셰트 스타일로 든다거나 손잡이 대신 클로저 부분을 쥐고 드는 모습이 그 예죠. 고리타분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트렌디’하지도 않은, 그 경계를 잘 지킨 데이비스의 센스가 돋보이는 디자인이었습니다.
클래식 백을 향한 욕망은 1950년대 파리지엔을 마주한 듯한 디올의 컬렉션에서 그 정점을 찍었습니다. 사다리꼴의 셰이프와 반질반질한 스킨, 전형적인 핸드백의 공식을 따른 디자인에 장갑을 겹쳐 든 모델들의 실루엣은 우아함의 극치였거든요. 겪어보지 않은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노스탤지어가 짙게 느껴졌지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까요? 토리 버치의 백은 철저하게 심플했습니다. 그래서 더 대담하게 느껴졌죠. 프라다는 앞선 브랜드보다 역동적인 디자인이지만 스냅 클로저와 짧은 핸들로 복고풍 요소를 충실히 재현해냈고요. 손목에 착 건 채 한껏 새침한 표정으로 거리를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크로커다일 프린트 핸드백은 클래식 백을 올린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일명 ‘할머니 백’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무늬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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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Photos,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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