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면 입고 싶은 드레스 트렌드
봄밤과 여름밤을 낭만으로 물들일 트렌드, 선셋 드레스입니다.
‘노을’ 하면 어떤 색이 떠오르나요? 모두 각기 다른 답을 내놓을 겁니다. 따뜻한 오렌지 컬러부터 찬란한 노란색, 불타오르는 빨간색과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은 푸른 빛깔, 일렁이는 보라색까지. 노을은 한마디로 단언할 수 없는 무한한 색채로 하늘을 물들이며 매일 다른 그림을 선사하죠.
2023 S/S 런웨이에서 석양을 몇 번 마주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디자이너가 2023 S/S 컬렉션에 이 노을빛을 연상케 하는 피스를 올렸지요. 1970년대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한 히피족의 상징, 타이다이 패턴과 인상주의 회화가 연상되는 옹브레 텍스처 등을 오가면서요. 그렇다고 해서 그 실루엣이 모두 거기서 거기란 뜻은 아닙니다. 소재부터 스타일링, 무드까지, 모두의 취향을 아우를 수 있는 기발하고 아름다운 작품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각 브랜드의 ‘선셋’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개성을 파악하기도 좋고요. 이번 시즌에만 유효한 유행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은 언제 봐도 세련미가 있으니까요.
페라가모는 컬렉션을 관통하는 키워드 자체가 ‘일출과 일몰’이었습니다. 하우스의 새로운 챕터를 연 맥시밀리언 데이비스가 살바토레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택한 소재였죠. 눈이 뻐근할 정도로 새빨간 레드 룩 사이에 등장한 실크 셔츠 드레스는 컬렉션에 운치를 더했습니다.
꾸레주와 알투자라는 보디 콘셔스 스타일의 맥시 드레스를 선보였는데요. 셰이프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색채 하나로 완전히 다른 무드를 연출했습니다. 꾸레주가 팝하고 상큼한 컬러 믹스를 보여줬다면 알투자라는 좀 더 농익은 컬러감을 표현했죠. 알투자라의 드레스는 최근 지지 하디드가 착용하며 한차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참 밝고 화려하죠? 과감한 컬러 선택과 연속으로 등장한 원형 프린트는 사이키델릭한 무드마저 자아냈고요. 실제로 프란체스코 리소 역시 이탈리아에서 태양과 석양을 바라보며 이번 컬렉션의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JW 앤더슨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드레스는 아니었지만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스톡 이미지로 아주 명료하고 위트 있게 노을을 담았군요.
니트 소재를 활용해 햇빛의 화창함을 알록달록하게 채워낸 GCDS와 에트로, 희뿌연 푸른빛과 컷아웃 디테일로 농염함을 드러낸 오토링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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